| [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Leo (March) 날 짜 (Date): 1995년03월21일(화) 17시58분09초 KST 제 목(Title): 소박한 아름다움 그냥 가끔가다, 요즘은 아주 작은 일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그게 굳이 내 눈에 아름답게 보여서가 아니라, 어쩌면 내가 오랫동안 그리며 살아왔던 것들이 조금씩 일치했기 때문인것 같다. 일부러 아름다움을 찾 지도 않았고, 별나게 치장한 아름다움도 아니었고, 그냥 정말정말 소박한 아름다움.. 도서관에서 가끔 리포트를 빌려달라는 친구들, 그 친구들과 밤 12시쯤 분식점에서 달걀을 풀어넣은 600원짜리 라면을 먹고, 도서관으로 들어오 는 문 옆에 있는 휴게실에 들러 잠을 쫓기 위해 설탕과 프림을 듬뿍 넣은 자판기 커피를 한개씩 뽑아들었을 때. 그리고 오늘 있었던 수업시간의 일 들과 내일 해야할 것들에 대한 소규모 discussion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도서관을 나서면 오후의 나른한 햇살 속에 조금씩 봄빛이 피어 오르고, 그런 햇빛 가운데 도서관 앞에 앉아 있는 몇몇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모 습들도 아름답고, 먹고 살겠다고 식당에 가면 저마다 숟가락과 식판을 하나씩 들고 마치 '삼양 큰냄비'선전의 병사들 마냥 줄을 선 사람들. 그리고 카드키를 열고 기숙사로 들어가면, 문옆에 있는 우편함을 뒤적거 리다 기다리는 편지는 없고 웬 동아리 홍보지만 잔뜩 있을 때 쓴 웃음뒤 에 느껴지는 아름다움, 5층까지 허위허위 올라가 방문을 여는 순간 룸메 이트 녀석이 불러대는 서투른 플룻의 연주가 들릴때 느껴지는 아름다움.. 점심을 먹고 오후 강의를 듣기 위해 나서면 학과동과 기숙사를 잇는 그 길지 않은 도로에 늘어선 사람들의 행렬, 자전거의 행렬.. 그리고, 오후 의 햇살을 받으며 시원하게 뚫린 캠퍼스 외곽도로를 자전거로 질주할때, 문득 옆으로 스쳐 지나가는 가로수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내 머리카락을 흩뜨리고 지나갈때.. 밤 늦게 기숙사로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돌아오 는 길에 기숙사 앞 기계공학동의 한 층 전체가 불꺼진 랩 하나 없이 다 불을 밝히고 있다는 걸 알았을때.. 친구와 같이 오다 '저 달좀 봐라'하 고 말하니까 곧 '달이 몰락하고 있네에에~~~' 하는 콧노래의 흥얼거림이 튀어나오고, 거기에 '쿵작작작'하고 박자를 맞추어 줄때.. 그런게 다 이젠 삶의 아름다움이다. 내겐.. 이젠 기분나쁜일도, 그냥 그 렇게 살다보면 삶속에 존재하는 또다른 형태의 아름다움으로 느낄 수 있 을 것 같다. 20일간 써오던 편지를 오늘 부치고 나서, 잠깐 도서관 1층의 스팍스룸에 들렀다 잠시 끄적거리고 간다. 저녁이나 먹을까나... * 도전하는 삶은 아름답다 * What though life conspire to cheat you, Hearts live in the coming day. Do not sorrow or complain. There's an end to passing sorrow. Lie still on the day of pain, Suddenly all flies away, And the day of joy will greet you. And delight returns to-morr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