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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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Nyawoo (바람~냐우)
날 짜 (Date): 2000년 12월  1일 금요일 오후 01시 37분 01초
제 목(Title): Re: 타협과 토론의 문화 부재




  별개의 문제로 치부하는게 좋겠습니다.

  1. 난방, 온수 공급 차단 <---- 노조의 잘못.
  
  2. 천막 철거 행위 <---- 학생들의 잘못.


  상대가 이러이러했기때문에 나도 이렇게 했다는 것은 이미 설득력을 잃고

아전인수격인 말로 변질되가는 것 같네요.

  일단 서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학교-노조-학생들이 같은 위상으로 서서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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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개인적으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일순간의 난방중단, 온수 끊기는 것
때문에 발생하는 학생들의 불이익과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노조원들과의
유혈사태] 이것이 아니라, 현재 곪을데로 곪아버린 학교-노조-학생 간의 [불신 
의 벽]이 다시는 돌이킬 수 없게 되는 일입니다.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만 해서 학교가 잘되는 것도 아니고, 
교수가 연구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학교가 발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KAIST가 꿈꾸는 세계 top 10 이라는 말은 죽어라고 연구만 열심히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선진국에 있는 대학을 여러군데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 거기서 느낀 것은 수백년간 쌓아온 대학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굉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기타 잡일이나 외부의 일
에 신경을 쓰지 않고 공부와 연구만 해도 되는 주변 환경과 여건이 너무
부러웠었죠. 이런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주는 훌륭한 제도와 나름데로의
노하우가 그들 문화에 맞추어 대학문화에 녹아 흐르고 있다(?) 이렇게 표
현하겠습니다. 절대 서두르는 경우를 본적이 없고, 느릿느릿 꼼꼼하게 처
리하지만 그렇다고 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며, 학생이나 교수(?)가 연
구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예산이, 학교 행사기획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모르고 있어도 그 복잡한 절차들이 정당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게 되는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 그들의 학교 행정 시스템. 이것이 바로 선진국의
대학들이 좋은 연구결과를 내고 있는 보이지 않는 원동력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아무리 우수한 제도가 있고 아무리 좋은 여건(돈?, 연구비?, 기자재?)
등등이 있더라 하더라도 그것들을 운용해 나가는 구성원들간의 화합이 없다면
이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이죠. 사회 구성원들끼리 서로 맡은 바 책무를 다
하면서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구성원들간의 강한 유대감과 신뢰감이 있어
야 한다고 봅니다.

세계 Top 10 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가는  KAIST인들 사이에 더이상의 신뢰가
없다면, 이미 그 한계는 분명합니다. 

이번 사건들이 제발 정반합으로 가는 길목중에 하나이기를 바랄뿐입니다.
반의 위치에 있어서 지금은 서로가 대화와 타협을 모르고 대치중에 있지만,
좀 있으면 합으로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기위해서 당장 학생들은 노조에게 무엇을 바라기 이전에, 당장 물 끊긴다
면 처들어간다고 흥분하기 이전에, 우리가 서로서로에게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가슴에 남겨두고 행동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원론적인 말만 한거 같아서 씁쓸하군요.
하지만, 역시 근본적인 문제는 신뢰관계 회복에 있는 것이지, 난방 안끊고 
따뜻한 물로 잘 넣어준다에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알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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