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benedikt (알렉스) 날 짜 (Date): 2000년 11월 29일 수요일 오전 11시 58분 01초 제 목(Title): Re: 타협과 토론의 문화 부재 제 글의 어느 부분이 마음에 드시지 않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질문 하셨으니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선, 노조가 난방을 못하게 하는 것(솔직히 전 이보다는 온수 쪽이 더 괴로웠지만)이 정말로 생명에 대한 위협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도 - 아마도 - 난방이 끊어진 덕분에 감기에 걸려서 무척 고생하기도 했지만, 그런 상황을 두고 생명까지 이야기하는 건 좀 지나친 것 같습니다. 만약에 정말로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한다면 그런 식으로 대응을 할 수도 있으리라는 데에는 동의를 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우리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었나요? 좀 정도가 심한 불편함이 아니고요? 만약에 님이 정말로 난방 중단이 "살해 위협"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저로서 더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사실 어떤 집단이 우리가 처한 것과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아마 상당수가 우리와 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우리는 대학에서 살고 있고, 또 배우는 학생들입니다. 대화를 시도하다 대화 - 사실, 대화가 아니라 설득이겠죠 - 가 안 통한다고 남이 살고있는 천막을 때려부수는 행태는 글쎄요.. 이런 토양에서 제대로 된 토론이 가능할까요? 자신의 입장에 서서만 사태를 바라보는 한 양자간의 타협을 도출할 수 있는 토론은 불가능 할 것입니다. 전 이런 맥락에서 학생들에게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도 노조가 이번에 취한 방법은 상당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런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서 저 역시 상당한 피해를 봤기 때문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학생들도 지나쳤습니다. 그냥 신사적으로 천막을 철거한 것이 아닙니다. 연장자인 노조원들을 욕하고, 현수막 찢고, 천막 밟고, 단열재 내팽겨치면서 "너희만 따뜻하게 지내려고 이런 거 깔았냐"라고 말했습니다(이건 전해들은 이야기입니다). 전 이것이 정당한 행동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지성인다운 행동은 더더욱 아닐테고요. 백주 대낮에 대학 내에서 대학생이 아직까지는 사회적 약자인 노조를 상대로 이런 행동을 한다는 건.. 그리고 앞서 말씀하신 이야기는, 불친절에 대한 응징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정당하다는 뜻인가요? 과연 모든 직원이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할 정도로 학생들에게 불친절했는지는 차치하더라도, 불친절한 직원의 행태가 연장자에 대한 - 연장자가 아니더라도 성립 가능한 주장이겠지만 - 폭력을 정당화하지는 못 할 것 같습니다. @ 저는 전산학과(이제는 전자전산학과이지만) 학부 96학번이고 지금 학부기숙사에 살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여기서까지 이런 질문을 받게 되다니 좀 재미있군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