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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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 fortune (최창락)
Date   : Sat Nov 28 06:46:32 1992
Subject: KAIST 비방?


쩝.. 과학원(과기원이 더 맞는 표현인가요?)에 대한 문제에 대해
한 말씀 올리까 합니다.

과학원은 아직 역사가 짧은 곳입니다.  그런 곳일수록 많은 문제에
부닥치게 되고, 그러면서 클 수도 있는 것이고, 또는 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어려울때 얼마나 현명하게 대처하느냐, 그리고
얼마나 성실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그리고 사심없이 ...

20년이라는 과학원의 역사도 짧은 것인데, 하물며 현 학부과정의
역사(6년)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과학원은 정치권자가 바뀜에 따라서 연구소하고도 통합되었다가,
결국은 대학하고 통합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이미 알고 계시다
시피 원래 과학원의 명칭은 KAIS입니다.  여기에 KIST가 합쳐져서
KAIST라는 이름이 되었고, 한글 이름으로는 한국과학기술원이 되었
죠.. 이것에 대한 줄임말이야.. 과학원이 될 수도 있고, 과기원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로는 논외라고 봅니다.

과학원과 연구소의 통합은 원래부터 무리가 많았던 일입니다.  그에
비해서 대학과의 통합은 훨씬 낫고, 오히려 바람직한 것이라고 봅니다.
과하기술대는 석박사과정이 없었고, 과학기술원은 학사과정이 없었으므로,
통합이 되었던 것이라 생각이됩니다.  표면적으로야, 과학기술대학이나,
과학기술원이나 통합을 원하지 않았다고 보지만, 실제 장래를
보면 좋은 동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여기서 따지고 넘어갈 것이 있는데, 과연 통합을 추진한 정부에서,
통합만 시키고, 딴짓을 하는 것입니다.  물런 저의 잘못된 생각일지
모릅니다.  이것은 부모가 자식들을 결혼시켜놓고, 나몰라라하고 있는
꼴이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학부과정과의 화합을 잘 추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부과정 학생들은 보다 많은 교수님들에게서 수업을 들을 수가 있고,
가시적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선배들이 생겼습니다.

석박사과정 학생들도 학부과정 학생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저의 실험실같은 경우는 실험실에서 학부과정 학생들이 밤을 새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같이 일하는 분위기에, 공간 부족으로 비록 자리는
마련하지 못하더래도, 같은 실험실 사람으로 생각을 합니다.  같이
나가서 회식을 하고..(저희들은 회식때 학부생들과 같이 합니다.)

보다 물어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고, 석사과정학생들은
보다 자신의 지식을 나누어줄 수 있는 학부생들이 생긴 것입니다.

이런 것에 대해서 왈가왈부한다면.. 무슨 이야기냐 하면, 자신의
시간을 학부생들에게 빼앗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소수의 분들이 계신데,
이것은 독선입니다.  왜 공부를 하는지.. 오직 출세를 위해서만은
아니잖습니까..  자신이 앎으로써 기쁘고, 자신으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들이 깨우치는 것이 기쁜것이 아닌지요..

어려울때일수록 보다 함께 일을 해 나가는 슬기가 필요합니다.
결코 많이 아는 사람이 슬기롭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슬기로운 사람은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제가 몇가지 제안을 합니다..

1. 차후 과학기술원 학부과정을 과기대라 부르지 않는다.  물런
이것에는 과학기술대학이나.. 그외에 KIT등이 포함됩니다.

2. 가끔 정신없이 쓰다가 과기대또는 KIT생이라고 쓴 것을
보아도 문제삼지 않는다.  이것은 미덕입니다..

3. 따뜻하게 반겨주는 석박사과정 학생이 없어도.. 실험실에
자주 들린다.  그래야 친해지죠.

4. 학교후배도 아닌데, 하는 생각으로 학부과정 학생을
괄시하지 말자..

이것은.. 우리가 당연히 지켰어야 할 미덕이 아니었나요?

                      대전에서 양락이 아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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