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lsd (이상진 ) 날 짜 (Date): 1994년03월30일(수) 13시22분31초 KST 제 목(Title): 인부매점에 대하여.... 나느 88년 봄에 과기대 교정에 당당한 걸음으로 들어 섰다. 그때까지만해도 대학생활에 막연한 기대와 호기심으로 가득차 있을 시절.. 큰 기대를 하지도 않았지만, 나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학교 주위를 둘러 보면 보이는 것이라곤 황토 빛 벌판과 군데군데 소나무숲(?).. 그래도 마을버스(어은 궁동 마을버스라 해서 지금의 기초과학 연구센터가 하는 자리에 정류장이 있었다.)있던 그 시골마을과 우물 등은 그다지 전원이랄 것 까진 없지만 그래도 주위 풍경을 부드럽게 해주었다.... 거대한 낭만이나 혹은 색다른 풍경을 바랬던것은 아니다..하지만 너무나 황량했었ㅄ�. 석양이 지는 하늘을 기숙사 안에서 바라 볼때면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그런 생활의 구세주 같은 것이 바로 인부매점이었다. 당시는 주위에 공사가 끝나지 않아 공사장 인부를 상대로 식사를 파는 식당 비슷한 것이있었다, 그 공간이 유일한 과기대인의 문화공간이었다. 해가 지면 당시 그렇게 구하기 힘들던 진로소주를 끝도 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주는 인부매점에서 우리는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서로의 정을 돈독히 했다. 그런 인부매점이 학교에는 좋게 비쳤을리 없다. 한번은 인부매점에 전기를 끊은 일이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이 그에 굴복할리 없었다. 전기가 없는 대신에 그야말로 촛불잔치를 벌일 수 있었다. 아직도 "소주 한잔에 새우깡은 하나'라고 외치던 선배들의 소리가 아련하다. 내가 입학한 다음해 그 인부매점은 없어졌다. 지금은 학교 주위에 많은 건물이 들어서고 인부매점을 대신하는 많은 기관(?)들이 있다. 하지만 인간이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 그럴까.. 초라하기 짝이 없던 인부매점이 더 정겹게 느껴지는 것은.. 그냥 옛날(?) 생각이 나 끌쩍거려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