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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darkman (아직은20대,P)
날 짜 (Date): 1994년03월24일(목) 06시31분54초 KST
제 목(Title): 수업시간


그 강의 얘기 계속..(내일 세미나발표인데 준비하기도 싫고 잠도 안 오고
Simcity는 왜이리 안자라는 거야? 투덜투덜...)

하여간 세월이 흘러 중간고사를 보게됐다.난 상당히 파격적으로
교육을 하기로 작정했기에 잠바입고 수업했고 교재는 빅뱅이라는 만화책,
학생을 부를 때도  아무개씨라고 존칭을 붙였다. 중간고사 답안지에도 수업중 
불만사항이나  개선점을 적으라고 했다.
가장 많이 나온것이 목소리가 작다,칠판을 보지말고 학생을 보고 얘기해라,
출석을 불러라(잉?),강의가 어렵다. 등등 은 그런대로 이해가 된다.
그런데 수업시작시간을 지켜달라는 주문은 나를 의아하게했다.
사실 나는 학생들이 수업시작한지 한참후에 들어오곤해서 약이 올라 있는 상태였다.
강사를 하면서 제일 처음느끼는 것이 학생이 자기를 무시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다. 한번도 지시하는 입장에 서보지 않는 나는 '통치권의 누수'가
생길까 제일 염려한다. 실제로 수업에 들어가서 뒤에 떠드는 학생 조용하라고해도,
자리에 앉으라고해도,뒷문 닫으라해도 마을 안듣는다. 이럴 경우 선생으로서의 
위엄은 사라지는데, 신기한 것은 칠판에 판서만 시작하면 조건반사처럼 조용히들
앉아 쥐죽은 듯이 필기만 하는 것이다. 군중심리랄까? 여럿이 소란스러울 때는 말 
안들어도 표가 안난다 이거지 머....
어쨋거나 얘기가 옆으로 샜지만
2시가 다돼도 내 강의실에는 먼저 수업이 끝나지 않는 경우가 왕왕잇어서 
그 수업의 교수님에게 일찍 끝내달라고 말하려다 시간강사가 건방지다는 
소리들을까봐 참은 적도 있었다.

학생들이 제시간에 안들어오는게 불만인 나였으므로 이렇게 말했다.
" 아니 난 분명히 2시에 수업을 시작하는데 학생들이 제 때 안들어
오고선 무슨소리냐?"

학생들이 까르르 웃는다.
" 교수님 6교시 수업은 2시 20분인데요?"

잉? 아니 그럼 반학기 동안 20분 일찍 시작했단말야? 
5교시 수업 끝나자마자 달려왔어야 했을 학생들에게 미안해진다.
과학원도 30분에 시작하는 수업이 있지만 무슨 학교가 20분에 수업시작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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