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hseung (승 현석) 날 짜 (Date): 1994년02월02일(수) 04시43분52초 KST 제 목(Title): \\ 마을사람들과 양치기 소년 // (토론용) 옛날 스위스에 맛있는 우유와 치이즈를 빚어내기로 전국에 소문난 어느 작은 마을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마을 주민들은 누구나 다 양들을 한두마리씩 길렀습니다. 양들로 부터 얻어진 우유와 치이즈를 시장에 나가 팔어 일상생활에 쓰는 생활용품을 구입했던 것이죠. 그러므로 양들은 마을 주민들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죠. 자부심이 왕성한 그들은 한사람 한사람이 하나가 되어 매일 놀지도 않으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데 그 마을엔 다른 치이즈 마을과 다르게 아주 철학적인 양치기 소년이 한명 있었습니다. 어느날 그 양치기 소년은 양들을 돌보며 생각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저토록 휴식도 취하지 않고 매일 집에 틀어박혀 앉아 담배나 빡빡 펴대며 치이즈를 만들어 내면 나중에 폐암에 걸려 고생스럽게 인생을 보내게 되지 않을까?" 하고. 주민들의 건강을 염려하게 된 그 소년은 한참동안 머리를 굴리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습니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쳐 주민 모두를 언덕윗까지 뛰어 올라 오게 만들어 심신을 단련시켜야지," 하며 그 소년은 마을쪽을 향하여 소리쳤습니다, "늑대다, 늑대다아!! 늑대가 나타났다아!!" 이말을 들은 마을 주민들은 모두 하던 일을 중단하고 삽과 괭이를 들고 그들의 재산인 양들이 있는 언덕윗쪽으로 헉헉 대며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늑대는 물론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그 거짓말이 양치기 소년의 좋은 마음에서 우러난 언행인지도 모르고 큰소리로 그 소년을 무자비하게 꾸짖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피로한 몸을 이끌며 마을로 되돌아 갔습니다. 옆집 경숙이가 싸다 준 참치 샌드위치를 혼자서 외로히 먹으며 양치기 소년은 다시 깊은 생각에 몰두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피곤해서 그랬던 거야. 마음 깊숙히는 다들 좋은 분들이셔. 전적으로 악의를 갖은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아." 남은 빵부스레기를 양들에게 던져주며 일어선 그 소년은 용기를 내었습니다. "이대로 마을 사람들의 빈약해지는 모습을 보고 가만히 있을순 없어," 하며 그는 또다시 마을쪽을 향해 외쳤습니다, "늑대다, 늑대다아! 정말로 늑대가 나타났다아!!" "설마 또다시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겠지," 하고 마을 주민들은 다시 언덕으로 달려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늑대는 아무데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어? 이상하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늑대가 양들을 노려보며 침을 질질 흘렸는데," 라고 소년이 변명하자, 주민 중 열받힐때로 열받힌 두꺼운 안경을 낀 한분이 다그쳤습니다, "야, 양치기!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말을 하려거든 한두번만 하시오. 도대체 몇번을 얘기하는 겁니까?!" 양치기 소년은 당황해 했습니다, "어? 전 한번밖에 안했는데..." 라고. 그러나 그분은 소년의 말을 듣지도 않으며 계속 이어 나갔습니다, "뻔히 말도 안되는 거짓말인지 아는데, 그걸 사실이라고 박박 우기는 건 또 뭡니까?! 괜히 일하는 사람 방해하지 말고 양이나 치십시오!!" 다른 주민들도 그분과 동의 한다고 뒤에서 몇마디 덧불였습니다. 그리곤, "에이씨, 재수 없게!" 라고 투덜거리며 주민들은 또다시 마을로 내려갔습니다. "경숙아, 오늘은 내가 운이 없나봐. 왜 사람들은 나를 이토록 꾸짖는 거지? 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자신들의 생활습관이 건강에 나쁘고, 또 나아가선 마을 전체의 손해가 될꺼란 걸 알텐데 말이야. 일하는 건 좋지만 가끔식은 쉬어가며 일해야 일의 능률도 높아지고 치이즈 맛도 나고 하는게 아닐까? 마을 사람들이 너처럼 마음을 여유있게 가졌으면 좋을텐데... 우리 마을이 건강식품을 만들면 뭐해, 생활습관이 건강치 못하면.. 안 그래?" 이런 저런 잡생각을 하며 양치기 소년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아주 무섭고 사납게 생긴 오렌지색 늑대 한마리가 바위뒤에 숨어 순진한 양들을 눈여겨 보고 있었습니다. "아앗 늑대다!" 하곤 양치기 소년은 마을쪽을 향하여 두손 모아 외쳤습니다. "엄마야, 늑대다아!!! 진짜 진짜 늑대가 나타났다아!! 이번엔 사기가 아니다! 진짜 늑대다아!!" 하고.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서로 "저 양치기 심리학적 병원치료가 필요하지 않냐?" 하며 고개를 갸우뚱 거리곤 계속 치이즈를 포장했지요. 양들은 두말할것 없이 늑대에게 모조리 잡혀 먹혔고, 그 작은 마을은 그이후로 더이상 우유와 치이즈를 생산해 내지 못했다고 후세에 까지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랍니다. 교훈: 1. 양치기 소년도 정직할 때가 있다. 2. 우리도 양치기 소년처럼 미래지향적인 사고 방식을 갖자. 3.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자. 4. 경숙이 처럼 넓은 마음을 갖자. Disclaimer: 이 글에서 나타나는 마을 사람들은 카이스트 학생들을 상징하는 것이 *절대로 아님*. 승 현석 -- hse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