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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hseung (승 현석)
날 짜 (Date): 1994년01월26일(수) 23시41분23초 KST
제 목(Title): 티코, 프라이드, 그리고 과기원


오늘 낮에 있었던 일이다.  연구실에서 공부를 하는데 도서관에서
주문한 AI 져널이 왔다고 연락이 와 부랴부랴 캠퍼스로 나갔는데
번쩍 번쩍 빛나는 티코와 프라이드가 나란히 길가에 세워진 채 
두학생이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뭘 잘못했다고 그러시는 겁니까?"  학부생인 듯 한 청년이
키 큰 대학원생에게 벌벌 떨며 물었다.
    "티코가 감히 프라이드 앞에 끼어 들어?!  싸가지 없게!" 라고
대학원생이 침을 튀겨가며 소리쳤다.
    "형님께서 느릿 느릿 가시길래 전 아무 생각 없이 추월한 것
뿐입니다.  별로 다른 뜻은 품고 있지... 아얏!  왜 때려요?!"
    마치 디스코바지 입은 중국무술사 처럼 귀샤대기를 갈기신 그
대학원생은 얼마전 신사동에서 벌어졌던 수입오렌지족들의 듣기
민망한 사건을 성스러운 우리 과학기술원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일으킨 것이었다.  물론 필자가 곧바로 싸움을 말렸기에 그 티코생은
큰 변을 모면할 수 있었으나 만약 나와 같은 모범생이 그자리에
없었더라면 우리 학교는 한동안 매스콤에서 '오렌지 과기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누명을 뒤집어 쓸번 한 것이었다.  아뭏튼 더이상
오렌지생들이 캠퍼스에서 활개 치지 않기 바라며, 끝으로 그
프라이드에는 날개가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승 현석 -- h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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