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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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ST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guest)
날 짜 (Date): 1994년01월23일(일) 08시47분33초 KST
제 목(Title): 서울과학고 입시를 보면서 !!!


 오늘 서울과학고의 학생들이 이번 서울대 입시에서 100%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120 여명이 지원해서 전원 합격했다는 것 같다. 근래에 포항공대등의 
입시에서 전학과 수석, 수능 시험 수석등을 휩쓸어 세간에 오르내리고 있는 
서울과학과의 이야기는 이제 더더욱 맹위를 떨쳐 거의 모든 일간지, 월간지, 
주간지 또 각 방송사에서 특집을 마련하는 모양이다. 

 서울과학고로선 전국고등학교중 부동의 명문의 위치를 차지하는 순간이다. 과거의 
서울고등학교나 경기고등학교 못지 않는 명성을 얻게 되는 순간이다. 이제 
내년부터 서울과학고의 입시는 수많은 지망생으로 인해 피터지게 되는 것은 
명약관화 하다.  수고를 한 서울과학고생에게는 축하를 보낸다. 모두 대학에 
입학하여 열심히 공부하여 나라를 이끌어 나가는 제목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문득 가슴에 일말의 불안감이 스쳐간다. 우수한 학생의 확보는 그 교육기관의 
장래를 결정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의 교육여건이 너무나 훌륭해 
아무리 형편없는 학생이 입한하다고 해도 4년동안 가르켜 정말 훌륭한 학생을 
만들어 낸다면 정말 좋은 일이겠지만, 실제로 그런 교육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결국, 대학은 학생 스스로가 찾아서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학교의 시설이 환상적으로 좋다고 하더라도 역시 우수한 학생의 확보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번에 포항공대와 서울대의 힘겨루기가 관연 어느쪽의 승리로 결판날지 
몹시 궁금해진다. 감히 서울대와 맞설수는 없다고 생각한 기존의 연세, 고려대는 
서울대와 같은 날자에 시험을 봐 복수지원을 막았지만 포항공대는 용감하게 다른 
날짜를 선택하여 서울대의 아성에 도전했다. 서울과학고에서도 90 여명이 지원 
50 여명의 합격자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번 서울대는 100% 합격했으
니 현실적으로 포항공대를 떨어지고 서울대에 합격한 학생도 배출된 셈이다. 

 이제 문제는 이 50 여명의(양쪽 다 합격한) 학생이 과연 어디를 선택할 것이가
하는 문제이다. 아시다시피 포항공대의 교육여건은 서울대와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좋다는게 사실이다. (서울대 공대 19개 학과 총기기 약 2300만$ , 포항공대 물리과
1개과 기기 약 2500만 $) 이 좋은 여건을 선택할것인가 "서울대"란 이름을 선택할
것인가. 참으로 흥미로운 게임이 아닐 수 없다.               

 이 게임은 바로 우리학교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보기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대학
원 과정의 KAIST 는 또다른 시각으로 보아야 하겠지만, 적어도 지금 학부의 경우 포
항공대와 서울대의 경우를 잘 음미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우리는 과기처
산하라 일반적인 교육부 입시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학생들을 선발했기
때문에 여태까지 눈에 띄에 직접적으로 서울대와 대결하진 않았지만, 학력고사를 
못보게 함으로써 복수지원을 막았던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제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이번에 서울과학고의 성적에 관한 언론의 엄청난 스폿
라이트다. 서울과학고의 서울대입시에 관한 스폿라이트말이다. 알다시피 과기대 시
절부터 KAIST 학부가 되기까지 이곳의 주류는 과학고학생이다. 일반고생들에게 그
다지 알려지지 않고 또 현실적으로 오기가 무척 힘든 미지의 곳같은 이곳은 대부분
의 과학고생과 소수 특별히 관심이 있던 일반고생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사실 일
반고생이 이곳에 오려면 산념고 물넘고 바다 건너서~~~~~ 하는 노래가 절로 생각
난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학교의 홍보부족, 일선고등학교의 서울대선호 등이 큰 
이유라고 한다.)

 과학고생들의 일반대, 특히 서울대 진출은 KAIST 학부가 550 명정도의 한정된 인
원밖에 받지 못하는데 기인한 경우가 크다. 즉, 한해 약 300-400 명 정도의 수용
인원에 비해 과학고는 증설에 증설을 거듭해 이미 한 해 졸업생이 1000 명을 훨씬
넘어선 것으로 알고있다. 결국 일반대 진출은 불가피한 일이긴 하지만 과학고생들
중에서도 더욱 더 우수한 인원을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이곳의
제대로 된 교육여건이 흔히 이름뿐이라고만 하는 "서울대"의 이름을 눌렀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수많은 우수한 과학고생들이 이곳에 와 각종 대학생 경시대회에
서 서울대를 압도하는 결과를 내었다.(물론 학년이 올라 갈수록 일반고, 과학고의
차이는 거의 없어지고, 대학에서의 실력은 결국 대학에서 어떻게 공부하냐가 관건
임을 알지만 여기서는 과학고생이 더 많이 때문에 과학고생 위주로 말하는 것뿐
결코 일반고 출신이 실력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니 일반고 분들은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국에는 10여개의 과학고등학교가 있다. 물론 인구비례로 따질때 500만의 인구를
커버하는 서울과학고, 한성과학고 만은 안되더라도 대부분 만만치 않은 인구를 다
른 과학고들도 점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실력도 서울과학고 못지 않게 우수할
것이다. 그런데, 여태껏 언론에서 그 학교들이 그만큼 대서특필되는 것을 본적이
없다. 이유가 무엇일까 ? 바로 그들은 이곳에 학생들을 보냈기 때문이다. 각 과학
고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을 2학년때 이곳에 대거 합격시키지만 그댓가로 그들이 언
론에서 얻는것은 없다. 학교도, 언론도 관심이 없는 것이다. 이제 올해의 서울과
학교 쇼크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각과학고의 학생이나 선생님들은 필연적으로
이곳 보다는 서울대에 신경을 쓰게 되고 한명이라도 더 우수한 학생을 서울대에 
보내고자 할 것이다. 

 현재까지는 KAIST 학부(과기대) 는 각종 대학생 경진대회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
내고 있다. 컴퓨터부문이나 수학경시대회부문중 단연 서울대를 압도하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내년도 계속 이와같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 
된다. 과기대의 양대 지주는 과학고생과 일반고생이다. 일반고에서 이곳에 지원
하기가 극히 어려운 현실에서 과학고생마저 서울대쪽으로 빼앗긴다면 과연 어떻
게 되겠는가 ? 과연 국내최고의 이공계학교란 명성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 

 대학원 과정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지금은 서울대와 비교할수 없게 우수한 것이
사실이지만 점점 우수한 서울대생 또 다른 학교의 학생들이 점점 자신의 모교를
호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것이다. KAIST 원과정엔 필연코 많은 서울대학부
졸업생들이 일정비율은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대학부출신, KAIST 학부
출신, 기타 다른 일반대학부출신 들이 어우러져야 지금과 같이 절대적인 명성을
유지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의미에서 그 한축을 이루는 KAIST 학부생의 약화
는 KAIST 원을 위해서도 치명적이 된다. 

 KAIST 학교당국은 각성해야 한다. 아직까지 우리의 선배가 이루어 놓은
업적과 교육여건 그리고 과학계에서 KAIST 가 차지하는 위치는 엄청나다. 그러나,
그 위치는 지금 서울대, 포항공대란 두 강력한 경쟁자를 맞이하여 독점이 점점 
흔들리고 과점상태로 가고 있다. 이런한때 과거의 영화만 생각하고 안일하게 대
처하다가는 그 두학교에 추월당하고 말것이다. 특히, 생긴지 얼마 안되 원과 합
쳐지고 만 학부의 경우 그 위기는 더더욱 심각하다. 학교당국은 빨리 더이상 안
일한 자세에서 벗어나 우수한 과학고생 그리고 일반고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과
감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홍보부의 대폭 확대로 홍보를 극대화 하고, 각종 고등학생대상 프로그램을 늘
려서 이곳의 우수함을 그대로 보여주면 많은 우수학생들을 유치 할수 있을 것이
다. 사회의 일반적인 인지도가 서울대에 비해 낮은 상태에서, 사회사람들보고 
무식하다고 하는 것은 아무 도움이 안된다. 그들에게 우리가 더 우수한다는 것
을 객관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안된다.그리고 평범한 일반인과 어린 고등학생
에게는 대폭적인 홍보만이 유일한 길이다. 이곳의 실력과 여건을 보여지지 않
으면 "서울대"란 간판을 선택할 것인가 "실력"을 선택할 것인가 고민하게 만들
어야 한다. 사실 KAIST 하면 대학생들이나 이미 커버린 과학계의 사람들이나 
알지 평범한 어머니 아버지나 어린 고등학생들이 뭐하는 곳인지 어떻게 알것인
가 ? KAIST 학부(과기대)는 독자적으로 명성을 올릴 길을 거의 빼앗겨버리다시피
했으니 KAIST 전체에서 학교를 홍보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학생들은 더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
사실 교수님, 학생들은 원,학부 할껏없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결과 지금까지 선배님들이 이루어 놓은 업적은 가히 눈부시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이 업적을 훼손하지 않고 더욱더 발전하여 장래 MIT,같이 세계적으
로도 강력한 경쟁력이 있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심한 학교 당국의 각성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써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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