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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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pan ] in KIDS
글 쓴 이(By): Angels (쿵후소년)
날 짜 (Date): 2000년 7월  7일 금요일 오후 03시 47분 14초
제 목(Title): Re: 후지산 등반 질문


차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럿이 간다면 렌트하는 것이  가장 싼 방법이고, 

주위의 호수 구경도 맘놓고 할 수 있으니 좋겠죠. 


고고메에서 정상까지는 저의 경우 천천히 올라가서 밤 8시반 출발, 오전 1시 좀

넘어서 도착했던것 같습니다. 정확히는 9.5고메인가 9고메인가 정상을 200미터 

남겨둔 곳까지입니다. 그곳에서 정상까지는 30분 걸린다고 했습니다. 

오밤중에 열악한 기상환경 (비보라)에서 그정도 걸렸으니 낮에 맑은날의 등반이라면

훨씬 덜 걸릴거네요. 

산은 별로 힘든것이 없습니다. 지루한 모래산 기어오르기가 끝가지 계속되지요. 

간혹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산소부족으로 호흡에 곤란을 겪는 사람도 있다고는

하는데 저는 그런 문제는 없었습니다. 고고메에서 휴대용 산소를 하나 사가는

것으로 간단하게 해결가능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1. 날씨 변화가 무척 심하다는 점, 2. 정상에 가까울수록 

기온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는 점입니다.저의 경우 8월 초순에 갔었고 추울것을

대비해서 겨울옷을 준비해갔고 완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후지산 부근의

호수에 다다르니 맑던 날씨에 후지산 근방에만 구름이 모여들더군요. 그렇게

맑던 날씨에 말입니다. 고고메에 올라가니 날씨는 가을정도의 날씨. 약 2500미터

정도일겁니다. 8시반에 산을 오르려고 하니 갑자기 비구름이 모여들면서 비가

오기 시작하더군요. 그곳에서 비옷을 하나 사서 입고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무척 세서 비가 거꾸로 오고 결국 비옷은 소용이 없고 옷이

다 젖은채로 등반, 3000미터를 넘어서니 기온이 뚝 떨어지고, 랜턴의 전지를

갈아끼워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도 손이 얼어서 결국 전지 갈아끼우는 것을

포기할 정도로 추워졌습니다. 3,500미터에 다다르니 너무 추워지고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결국 정상을 200미터 남겨둔 지점에서 포기하고 살기위해 노력해야

했었습니다. 최악이었죠. 제가 오르다가 포기한 첫번째 산입니다. 4명이

갔었는데 2명이 포기하고 2명이 정상까지 갔다왔습니다. 


기상변화에 주목하세요. 조금이라도 구름이 끼어 있는 날에는 가지 않은 것이

좋습니다. 방한복은 꼭 준비하시고, 바람을 막아줄 옷과, 젖어도 체온을 유지

시켜줄 옷이 필요합니다. 정상에서 뭔가 볼 수 있을거라고는 기대하지 마세요. 

후지산은 근처의 호수에서 바라보는 광경이 가장 멋있습니다. 정상에 있는 것은

바람과 추위와 진자뿐입니다. 정복했다는 쾌감도 있을것 같네요. 저처럼 9.5고메

화장실에서 오들오들 떨며 제발 살아서 내려갈 수 있게 되기를 비는 최악의

경우만 아니라면요. 


^^ 겁주는 글이 되었나. 꼭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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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is harder than iron, stronger than stone and more fragile than a r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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