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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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pan ] in KIDS
글 쓴 이(By): hammer (쥘렛)
날 짜 (Date): 2000년 6월 15일 목요일 오후 12시 08분 19초
제 목(Title): 숭늉...



연초에 생각지도 않게 떡국믈 먹게 되었다.
행운이라고 하면 행운인, 랩에 한국인 선배가 있었기 때문이다.
선배가 가장 친한 우리랩의 기관장님한테 떡국을 대접하고 싶단다.
나더라 한 번 만들어보라고 .. 선배 기숙사 방은 요리하기도 손님대접하기도 좋지 
않다고 기숙사 나의 방에서 설날 점심때 떡국을 먹자고 ..

한 번도 떡국을 만들어 본 적 없고, 오직 울 엄마가 맛있게 끓여주신 떡국을 
맛나게 먹어본 기억밖에 없는데 ...
한국인 상점에 가서 한봉지 사온 떡국떡을 받아선,
이리저리 먹어본대로 흉내만 간신히 해선 대접을 했다.

우리 맘씨 좋은 기관장님이 일본음식을 대접하시고 싶으시다고,
일본 음식 중에서 어떤 음식을 좋아하냐고 물으셔선,
샤부샤부*물론 몽골음식이라고 들었지만*,스끼야끼..쓰시 .. 모밀국수 .. 

모밀국수로 당첨되어,
얼마전 일본초가집 같은 집에 니혼소바를 먹으로 갔었다.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오밀조밀 아기자기하게 나온 고명*일본말로는 아직 모른다*
을 얹어선, 면유에 살짝 담구어 먹는 그 맛! 음.. 한국에서 먹던 모밀국수보다 
맛있었다. 함께 나온 덴뿌라와 함께 .. 흣헷.

그런데 마지막에 나온 자그마한 이쁜 주전자!
다 먹고난 그릇에 따라서 훌훌 마시라고 한다.
니혼소바를 삶아낸 물이라고.
그 맛은 숭늉맛이었다. 일본에와서 숭늉의 맛을 보게 될 줄이야.
어쩌면 이것은 우리나라의 숭늉을 교묘히 일본의 문화로 바꾸어 놓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요즘은 더워때문인지, 입맛이 별로 없다.
물론 이곳에 와서 찐 10키로를 빼야 하는 거국적 의무감도 있기에,
요즘은 저녁으로 니혼소바를 먹는다. 예전 기관장님 소개로 갔던 그 니혼소바는 
아니지만, 조촐하고 간단하게 .. 면유에 오이를 채친것, 무우랑 양파 갈은것, 그 
위에 얼음 두어개 동동 띄워서 소바에 맛있게 적셔가며 먹곤,
소바를 삶아낸 그 국물을 마지막으로 꼬옥 마신다.

집에선 국수 삶아낸 물까지 마신다고 함, 측은해 하실런지는 모르겠지만..
고향의 맛도 느껴가며, 유학생 생활의 빈곤함 속의 행복함도 누려가며 ..




*오까야마전선 이상없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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