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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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pan ] in KIDS
글 쓴 이(By): Angels (쿵후소년)
날 짜 (Date): 1999년 7월 21일 수요일 오후 04시 52분 24초
제 목(Title): 예고 없이 찾아온 하나비



낮에 누군가 한국에서 찾아온 사람이 있어서 잠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우르릉 소리가 들리기 시작

하더군요. 얘기를 모두 마치고 실험실에 돌아와서 앉아서 논문을

읽고 있는데 밖이 깜깜해지더니 우르릉 소리가 점점 잦아지고 커

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에 와서 천둥소리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이것도 좋은 구경거리겠구나 싶어서 옥상에 올라갔죠. 

(10층 건물) 옥상에 올라갔더니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그새 하늘

은 더 깜깜해지고 번개 소리는 거의 옆에 떨어지는 것처럼 커지

더군요. 동경이 평야인지라 저 멀리 후지산까지 보이는데 덕분에

멀리 떨어지는 번개며 하늘의 구름사이에서 치는 번개며 불과 

500여미터 정도 거리에 떨어지는 번개며, 칼날같이 떨어지는 번개

며, 나무 뿌리처럼 떨어지는 번개며, 모두 한눈에 들어오더군요. 

처음에는 옥상 한 중간에 서서 구경을 했는데 점점 번개가 잦아

지니 혹시 내가 요즘 죄지은 것이 없나 걱정이 되더군요. 그래서 

옥상에 있는 튀어나온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창문 너머로 구경을

했습니다. 이쪽에는 비는 안오는데 저 멀리는 건물이 잘 안보이는

것을 보니 비가 오는것 같더군요. 한참 번개의 장관을 구경하고 

있으려니 사람들이 하나 둘씩 올라오더군요. 옆 한쪽 구석에서는

아랍 사람들이 매일 하는 바닥에 코대기 기도를 하고 있고 나는

그 앞에서 갑작스레 찾아온 '하나비'를 얼결에 구경한 셈이 되었

답니다. 한참을 구경하다보니 비가 많이 오고 번개도 조금 뜸해

졌길래 5층의 연구실로 다시 돌아왔는데, 돌아오는 길에 사람들이

모두들 창문가에 매달려서 하나비 구경을 하고 있더군요. 


어제 요코하마 하나비를 구경 못한 대신 이걸로 만족을 해야하려니

하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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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urkish prov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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