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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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pan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요키에로타)
날 짜 (Date): 1998년 11월 22일 일요일 오전 12시 12분 29초
제 목(Title): 뉴스위크/ 거칠어진 일본 10대들 



Society
                                                                  제 355호 
1998.11.24



                           Where Are The Children? 
          거칠어진 日 10代들 범죄행각 날로 늘어 

                일본은 美·西歐보다 범죄율 훨씬 낮은 나라이지만
               최근 청소년 범죄 증가율 도자릿수에 초범 늘어 골치
                각박한 사회에 꿈을 빼앗긴 게 가장 큰 원인인듯 


                                                   Velisarios Kattoulas 
도쿄지국기자 



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사회로 간주되던 일본이 지금 잇따른 청소년
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회적 긴장이 위험수준에 이르렀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약 1년 전 일본 도쿄(東京) 교외에서는 앙숙인 두 오토바이
갱단의 패싸움으로 16세 소년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되는 도중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최근 발간된 일본 정부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10代 범죄는
96년에 비해 10% 증가했으며 일본 전역에서 발생한 범죄 가운데 반 이상을
차지했다. 강력범죄가 기승을 부려 청소년 무장강도는 57% 폭증했으며 폭행은
19%, 청소년에 의해 자행된 강간도 거의 배나 늘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전과기록이 전혀 없는’ 아이들의 범죄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새로운 현상이다. 가족들 간의 유대감이 강하고 유교적 전통을 지닌
일본은 단일민족 국가다. 그들은 구미 산업사회에 팽배해 있던 마약과 폭력에
물들지 않고 2차대전의 잿더미 속에서 일어설 수 있었다. 일본 어린이들은
열심히 공부했으며 아버지들은 쉴 새 없이 일했다. 어머니들은 식구들을 위해
가정의 안락을 책임졌다. 

일본은 아직 매우 안정되고 폭력도 별로 없는 나라다(예를 들어 청소년
범죄율은 독일과 비교할 때 5분의 1에 불과). 그러나 90년대 들어 추세는
달라졌다. 한때 서구의 몰락을 애석해 하던 일본 사법당국은 미국에서조차
낮아지고 있는 청소년 범죄율이 일본에서 급증하는 것을 몹시 우려하고 있다.
그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일본의 학부모와 교사들은 궁극적 위기에 봉착하게
될지 모른다. 조화의 땅 일본의 아이들이 미국 아이들처럼 말썽 많은 존재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 사회변화의 원인 규명은 우선 가족의 분열에서 찾을 수 있다. 50년 전
일본은 농업국가로 숙모·숙부·사촌은 물론 할아버지·할머니까지 한 지붕
밑에 살면서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는 데 한몫했다. 오늘날 일본은 원거리
통근자들의 나라다. 일본 인구의 3분의 1인 4천만 명 정도가 도쿄를 중심으로
한 광역 수도권에서 살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예전에 비해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
일본의 광고 대행업체 하쿠호도(博報堂) 산하 하쿠호도 생활종합연구소가
지난해 1천5백 명의 어린이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10∼14세
어린이 세 명 가운데 한 명꼴로 여가시간 대부분을 자기방에서 혼자 보내며
비디오 게임을 친구로 생각한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방치되다시피한 아이들은 마약에서 섹스, 범죄집단에
이르기까지 온갖 새로운 유혹에 직면하게 된다. 이번에 발표된 범죄백서에
따르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의 청소년 범죄집단 수가 1천 개를 넘어섰다. 일부
영양학자들은 엄마가 손수 차려주는 식단을 대신한 인스턴트 식품이 청소년
비행 조장에 한몫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일부에서는 생활에 쪼들린 부모들이 자식이 밖에 나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도쿄大에서 교육학을 가르치는
사토 마나부(佐藤學) 교수는 “세계가 온통 일본의 경제위기에 관심을 쏟고
있지만 일본으로서는 10代에게 영향을 미치는 위기 해결이 더 중대한
문제”라며 “아이들 세대 전체의 미래가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대다수 아이들은 미래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시험성적을 바탕으로
엄격히 걸러내는 진학제도 때문에 일본의 전체 학생 가운데 약 80%가 15세에
낙오자가 된다. 일류 고등학교 진학에 실패한 그들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
화려한 전문직 경력을 쌓겠다는 꿈마저 버려야 한다. 과거 근로계층의
아이들도 대학만 졸업하면 버젓한 직장을 바라볼 수 있었으나 일본 경기가
침체되고 청년층 실업률이 10%에 육박하고 있는 오늘날 보통 수준의 많은
아이들은 계속 학교에 다닐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시마무라 슈니치(16)는 머리를 염색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야단친 한 교사에게
대든 뒤 지난 6월 학교를 자퇴했다. 공사장에서 벽돌 나르는 일을 하다 너무
힘들어 그만둔 그는 지금 주유소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그가 학업에 대한
미련을 깨끗이 버린지는 이미 오래다. 

인구의 대규모 이동으로 한때 주로 도시 지역에서 횡행하던 청소년 범죄가
이제는 교외 지역에서 빈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청소년 폭행범죄
가운데 약 3분의 2가 교외 지역의 학교·주거지 골목·편의점 앞에서
발생했다. 말썽을 일으킨 아이들 대부분은 집에 돌봐줄 사람이 없는 맞벌이
부부의 자식들이었다. 그들의 무법성은 심각할 정도다. 흔히 볼 수 있는
범죄로 일단의 사내아이들이 장보고 돌아가는 주부들을 가로 막은 뒤
강도짓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물건을 낚아채 달아나던 수법에서 지금은
주먹질까지 한 뒤 물건을 빼앗아 유유히 사라진다. 

도쿄 교외에서 살던 겐지는 15세 때까지만 해도 공부도 열심히 하던 학교
육상팀의 유망주였다. 그의 꿈은 일본 대표선수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었다. 소방관인 아버지와 간호사인 엄마는 아들을 격려하기는 했어도
일상적 감독은 소홀히 했다. 한 급우가 오토바이 갱단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자
호기심이 발동한 겐지는 유혹에 빠지고 말았다. 열심히 일만 하던 부모는
아들이 불량배로 변한 것을 나중에야 눈치챘지만 때는 이미 늦고 말았다. 

지난해 10월 있었던 오토바이 갱단의 패싸움을 주도한 장본인이 바로 당시
16세였던 겐지다. 겐지는 현재 도쿄 북쪽에 위치한 기주레가와(喜連川)
소년원에 수감돼 있다. 우발적 살인을 저지른 대다수 소년범과 마찬가지로
겐지 역시 일본의 현행 청소년법에 따라 내년 1월 1년 형기를 마치면
석방된다. 

기주레가와를 비롯한 일본의 54개 소년원은 현재 만원이다. 최근 발표된
범죄백서에 따르면 97년 수감된 소년범은 약 5천 명으로 96년에 비해 18%
증가했다. 그러나 범죄자는 그들뿐이 아니다. 소년원에 수감된 아이들은
마음의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그런 사태를 피하기 위함도 한 원인이지만
소년원이 만원인 탓도 있어 일본 당국은 체포한 대다수 청소년을 방면하거나
집행유예로 석방하고 있다. 67년 수감 정원 1백40명 규모로 설립된 기주레가와
소년원에는 현재 1백50명이 수감돼 있으며 감시 카메라에 문마다 교도관이
지키는 등 경비도 삼엄하다. 

그래도 그들은 운이 좋은 편이다. 일본에서 가장 난폭한 소년범들(97년에는
2백45명)은 소년원이라기보다 감옥같은 경비가 삼엄한 시설로 보내진다. 한
소년범(14)은 2건의 살인죄를 범해 일본 사회를 경악케 했다. 그는
고베(神戶)의 조용한 중산층 지역에서 하세 준(土師淳)이라는
지체장애아(11)를 목 졸라 살해한 다음 시신을 토막냈을 뿐만 아니라 절단한
머리를 인근의 학교 정문에 버렸다. 그는 한 어린 소녀의 머리를 망치로
내려쳐 두개골을 부숴 살해하기도 했다. 

소년들만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학급 성적이 최상위에 속하는 도쿄의
한 소녀(15)는 치명적인 크레졸이 든 다이어트 음료수 병을 급우들과
선생님에게 우송했다. 그 조제 독약을 마신 한 소년은 입·목·위가
타들어가자 입원을 해야 했다. 그러나 그 소녀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는커녕
체포되자마자 웬 소란들이냐고 경찰에서 말했다. 

대부분의 소녀 범죄는 매춘 등 ‘희생자가 없는 범죄’다. 일본 관리들이 3년
전에 뿌리뽑겠다고 공언한 10대 매춘은 여전히 증가 추세다. 사토 교수는 5만
명의 여학생들이 현재 매춘을 일삼고 있다고 추산했다. 대략 한 학급에 한 명
꼴이다. 

학생 매춘부였던 요코(20)는 14세 때 공부에 싫증을 느껴 학교를 빼먹기
시작했다. 오토바이족을 남자 친구로 사귀면서 그녀는 마약(주로 대마초와
암페타민)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유흥비 마련을 위해 요코는 접대부 노릇도 곧
그만두고 돈많은 사업가들에게 몸을 팔기 시작했다. 

지난해 일본의 소녀 범죄는 청소년 범죄의 4분의 1을 차지해 지난 10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효과가 높은 다이어트 정제로 팔리는 암페타민을 복용한
혐의로 구속된 10대의 거의 반이 소녀들이다. 그러나 일본 청소년들의 마약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지 밝혀주는 통계는 나와 있지 않다. 유행의 거리인
도쿄의 시부야에서 마약을 구하기는 파리나 뉴욕에서와 마찬가지로 쉽다. 한
전문가는 “일본 마약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완전히
통제 불능이라는 것만 말할 수 있을 뿐”이라고 현실을 인정했다. 

그런 솔직함을 찾아보기란 힘들다. 통상성 관리들이 일본의 금융 위기가
어쨌든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며 무시했듯이 문부성도 10대
폭력·매춘·마약복용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보거나 신문에 크게 실린 사건을
접하면 특별위원회를 소집하는 것이 고작이다. 결과는 보나마나다. 가족
가치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발표로 끝이다. 진정한 변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도쿄의 어린이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다카야마 히데오(高山英男)는 “정부는
문제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단지 교육제도만 손질하면 청소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필요한 것은 전면적인 교육 개혁과
일본 부모들의 양육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그것은 정부의 능력 밖”이라고 덧붙였다. 

4년 전 오움진리교 신도들이 도쿄 지하철에 사린 가스를 뿌려 11명이 사망하고
5천 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사건이 터지면서 범죄 없는 일본 사회의
신화는 깨졌다. 일본은 그 계획적인 범죄의 충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모방 살인범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8월
와카야마(和歌山)市의 여름 축제에서 하야시 마스미(林眞須美)와 하야시
겐지(林健治)가 카레에 독극물을 투여해 4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다수 일본인들에게는 오움진리교가 일본의 최고 엘리트 젊은이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수 있었는지 아직도 불가사의다. 오움진리교 독극물 사건의 희생자측
변호사인 오노 다케시(小野毅)는 이유를 두 가지로 분석했다. 일본 사회에
대한 일반적인 불만과 다른 사람에게 길잡이 역할을 맡기려는 열망이
어우러졌다는 것이다. 교주 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는 모든 신도들에게
재산을 헌납하도록 했으며 사실상 노예처럼 일하도록 하면서 심지어 테러까지
저지르도록 했다. 아사하라는 아직도 신도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오움진리교는
새로운 신도를 모집하고 있다. 많은 광신도들은 아사하라가 수감돼 있는
교도소가 위치한 도쿄 북부 지역으로 이주했을 정도다. 

많은 일본인들이 잔인한 범죄자들에 대해 그들이 누구이건 엄격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현행 청소년법에 대한 비판자들은
소년범도 성인 범죄자와 같은 재판을 받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가 그 제안에 찬성했다.


해결책은 엄격한 사랑이나 사법적 제재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시험 위주의 일본 교육제도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일본 산업
육성책으로 마련된 현행 교육제도는 개성을 부인하고 순종을 장려하며 창의성
계발을 막는다.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류(村上龍)는 청소년 범죄는 사회와
부모가 정신적 목표나 가치가 없는 인생에 아이들을 희생시키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믿고 있다. 그는 “과거 아이들은 현대화와 전쟁을 위해
희생됐지만 현재는 비전 없는 어른들 때문에 희생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범죄의 희생자들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오움진리교 독극물 사건의
피해자들은 교단 소유의 땅, 현금, 컴퓨터 회사 등 재산 압류를 위해 소송
중이다. 고베의 소년 살인범 가족은 희생자 유족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제안했다. 나가노(長野)縣에 사는 미야타 유키히사(宮田幸久)는 10대
불량배들에 의해 살해된 16세 난 아들의 죽음에 대해 자세한 사항을 알기 위해
소송 중이다. 현행 청소년법에 의해 그는 아들의 살해범들에게 겨우 1년 형을
선고한 법정에 출석하는 것이 금지됐었다. 그는 범인들이 자신의 아들을
어떻게 죽였는지도 모르고 있는데 범행 당사자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을
볼 때는 “미칠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겐지에게 당한 희생자의 유족도 곧 그런 기분을 알게 될 것이다. 주차장에서
살인 사건을 저지른 겐지는 내년 1월에 풀려나기로 돼 있다. 교도관들은
모범수인 그가 한 스님을 알게 돼 지체부자유자 수용소에서 할머니를
목욕시키는 봉사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17세인
그는 자신의 아버지처럼 소방대원이 돼서 대수롭지 않게 한 젊은이의 생명을
빼앗은 데 대한 속죄로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하려 한다. 

                                       ▲
                                     제355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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