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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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pan ] in KIDS
글 쓴 이(By): chang (장상현)
날 짜 (Date): 1998년 11월 14일 토요일 오후 03시 54분 55초
제 목(Title): 동경 다녀왔습니다.


일본 학진 포닥들 오리엔테이션이 있어서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동경갔다왔습니다. 뭐 내용은 학술진흥재단의 활동소개같은 것은
재미없어서 그냥 졸고 있었고.. (사실은 출발 전날밤 센다이의 기온이
급강하 하는 바람에 감기로 고생중이었죠.) 일본서 언어학 교수하는
영국사람의 일본어 강좌(정확히는 일본어에 관한 강좌)와 독일, 스페인에서
온 두 포스트닥터의 자신의 일본 인상 이런것은 재미있더군요.

기본적으로 차비주고 호텔서 재워주고 세끼 먹여주고 가부키와 카마쿠라
관광을 공짜로 시켜줬으니 불만은 없지만 아파서 앓느라고 혼났죠.
그래도 회랑 초밥을 그렇게 많이 먹어 본 기억이 없군요.
엉뚱하게 쯔꾸바에 있는 86학번 후배를 만나기도 하고..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의 일본에 대한 감상은 참 재미 있었습니다.
그 영국인 교수는 너무 오래 일본서 살아서 인지 자꾸 영어 단어가
생각이 안나서 일본어로 말하면 일본어 좀 아는 다른 포닥이 영어로 알려주곤
했죠. (뒤에서 포닥들이 저 사람은 모국어를 다 잊어 버렸어)하면서
킥킥댔고.
그 사람이 일본어를 native language로 쓰는 사람들이 외국에도 꽤 있다는
얘기를 하면서 나에게 한국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는데 그 이유를 아느냐고
묻길래. 한국이 일본 식민지였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자. 그가
맞다고 하면서 이 이야기는 원래 이런대서 크게 얘기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60넘은 사람들은 어려서 다 일본어를 국어로 배웠다고.
그래서 내가 80이 넘은 사람중에는 오히려 그 수가 적다고 일제말    
학교서 한국어를 금지하기 전에는 일본어가 native language라기 보다는
외국어였다는 것을 지적해주자. 그가 몰랐다면서 알려줘서 고맙다고 하더군요.

그 교수는 강의 마지막에 일본어를 배우는 좋은 방법들 얘기하면서 일본 시를
읽어보라고 하기도 하고. 아주 좋은 비디오가 있다면서 보여주는게
이웃집 토토로 더군요.

독일 포스트닥은 자신의 경험에 대해 얘기하면서, 일본서는 그룹이 개인보다
중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학생의 석사 논문이 당신의 연구보다 중요할 수
있으니 열심히 그룹을 도우라고 하더군요. 
또 일본 사람들은 늦게 와서 밤늦게까지 연구실에 있는다. 하지만 항상
일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하자 모두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자기가 어떤 대학원생이 컴퓨터에 앉아 뭘 열심히 하고 있길래 봤더니
게임을 하더래요. 그래서 농담삼아 '너 도대체 몇시간이나 이걸 했냐'했더니
4시간 하고 대답해서 놀랐다고.
그리고 당신이 독신 남자라면 일본서 결혼하게 될 확률이 아주 높다고
얘기해서 다 웃었죠.

스페인서 온 조그마한 여자 포스트닥터는 처음에 일본이 조용한 곳이고
치안이 잘 되어있다고 들었는데. 유럽서도 시끄럽기로 유명한 스페인서 온
자기가 잠도 못자고 공부도 못할 정도로 시끄럽더라고. 툭하면 소리지르고
뭔 사이렌과 방송이 그렇게 많은지.. 그리고 여자들 고음은 정말 소름이
끼치더라고.. 그래서 에라 쟤들이 그러면 나도 하고 일본 여자들
높은 소리를 흉내내고 다녔더니, 연구실 사람들이 제발 그만하라고
싹싹 빌더라나요.. (그 여자 정말 일본 여자들 목소리 흉내를 잘내더군요)

아 그리고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것, 일본 연구실에서 여행을 다녀왔을때는
무조건 여행지의 과자나 먹을 것을 사들고 가서 연구실에 풀어 놓으라고..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라고 얘기하니까 또 다들 웃었죠.

가부키는 조금만 봤는데 좌석이 엄청 작더군요.. 불편해서 혼났고.
좌석이 빈틈없이 차있는것을 보고 부러웠고요. 사실 내용은 무슨
살인극인데 (우리가 말하는 신파가 여기서 나왔구나.. 하는것을 알겠더군요)
왜들 저 난린가 (극중에서) 하는 그런 생각밖에 다른 친구들도 비슷한 생각..
다음의 무용은 괜찮았는데, 정말 일본은 세부에 너무 신경을 쓰는것
같더군요. 고개짓 하나 손가락 하나도 다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한국무용의 흐름을 중요시 하고 부분은 무용자의 자유에 맡기는 특성과
크게 대조가 되더군요.

카마쿠라 유적지는 솔직히 실망스러웠죠. 같이 갔던 한국사람들은 이거 뭐
한국 큰절의 별채보다 못하다고 실망한 빛이 역력하고. 중국사람들이야
이런건 우리 동네가도 수십개 있어하는 표정이고.. 근데 중국사람들 단체사진을
무척 좋아하더군요. 어디 가든 모여서 단체사진 찍어요.

웬만하면 하루쯤 더 남아서 구경할까 했는데 감기몸살이 빨리 안떨어져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근데.. 몇가지 궁금한 점..
왜 일본은 약국 바깥에 약국이라고 써놓지를 않을까요.. 누구말이
샴푸랑 비누파는 가계가면 거기가 약국이라고 그러던데.. 아직도 약을
못사먹고 있는....
일본승려는 고기를 먹나요? 동경서 돌아올때 승려하나가 내 옆에 앉아 있었는데
도시락을 사서 먹었거든요. 분명 고기가 들어간것 같이 보이는 도시락이었는데..




장상현
e-mail : schang@tuhep.phys.tohoku.ac.jp
http://www.phys.ufl.edu/~schang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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