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ngulKorean ] in KIDS 글 쓴 이(By): Convex ( Hull) 날 짜 (Date): 1993년11월04일(목) 07시36분11초 KST 제 목(Title): [바른말글살이] <5> 붙이다/부치다 한겨레신문(HAN) 한겨레신문사 기사분류: 16. 문화/환경/과학 기사일자: 93/11/03 바른 말글살이 100가지 다섯째마당 붙이다/부치다 참고 : 한글맞춤법 제22 57항 우표를 붙일까, 부칠까. 또 편지를 붙일까, 부칠까. 이 문제는 회의에 부쳐 표결할 사안도 아니요, 싸움을 붙여 풀릴 성질 은 더욱이나 아니다. 왜냐 하면 `붙이다'와 `부치다'가 달리 쓰이는 데 는 뚜렷한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붙다'에 사역의 의미를 더하는 파생접사 `-이-'가 붙어 된 `붙이다'와 `부치다'는 역사적으로 그 기원이 같다. 그러나 본래의 뜻과 멀어졌을 때 는 구태여 `붙+(이)+다'처럼 어원을 밝히어 적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소 리나는 대로 `부치다'로 표기한다.(맞춤법 제22항) 이 두 낱말의 쓰임새를 살피자. <부치다> - 1) 힘이 부치는 일이다. 2) 부채를 부치다. 3) 소포를 부 치다. 4) 회의에 부치다. 5) 인쇄에 부치다. 6) 불문에 부치다. 7) 밝은 달에 부쳐 읊은 시조 8) 밭을 부치다. 9) 일가붙이에게 몸을 부치다. <붙이다> - 1) 우표를 붙이다. 2) 책상을 벽에 붙이다. 3) 흥정을 붙이 다. 4) 접을 붙이다. 5) 불을 붙이다. 6) 감시원을 붙이다. 7) 싸움을 붙 이다. 8) 내기에 1백원을 붙이다. 9) 말을 밭에 붙이다. 10) 조건을 붙이 다. 11) 취미를 붙이다. 12) 별명을 붙이다. ** 부치다 9)의 경우 `몸이나 식사 따위를 의탁하다'는 뜻일 때 이전에 는 `붙이다'로 했으나 새 맞춤법에서는 `부치다'로 바꿨다. 참고: `겨레붙이, 쇠붙이, 일가붙이, 피붙이'의 `붙-'에는 `붙다, 딸리다 '란 뜻이 유지되고 있다고 해석해 `부치'가 아닌 `붙이'로 적는다. 자! 그러면 두 낱말을 구분짓는 규칙은 무엇인가. `경매'라는 말로 알아 보자. 사전들을 찾아보면 이 경매를 붙이는 것과 부치는 것이 반반이다. <경매에 붙이다> - 우리말 큰사전, 새 우리말 큰사전, 새 한글 사전 <경매에 부치다> - 민중 엣센스국어사전, 동아국어사전, 국어대사전 이 경매와 비슷한 성질의 낱말은 회의, 흥정, 싸움 들이다. 이 말들은 원형 `붙다'로 풀어 말이 되는 경우에는 `붙이다'를, 말이 되지 않을 때 는 `부치다'를 쓴다. 다시 말하면 1) 우표를 붙이다 -> 우표가 붙다로 되 지만, 1) 힘이 부치다 -> 힘이 붙다, 또는 4) 회의에 부치다 -> 회의가 붙다가 성립하지 않거나 뜻이 다르기 때문에 원형 붙다의 뜻이 남았느냐 아니냐로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매가 붙(었)다'는 말이 쓰이므로, `경매를(에) 붙이다'가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밀다'와 `붙이다'의 합성어인 `밀어-붙이다'는 ` 밀어서 한쪽에 붙어 있게 하다' `한쪽으로만 세게 밀다'는 뜻으로 `붙다' 라는 원형의 의미가 거의 살아 있으므로 `밀어부치다'로 표기하지 않는다 . 이렇게 `붙이다'라는 말에서 갈라진 말에 몰아붙이다, 걷어붙이다, 덧붙 이다, 쏘아 붙이다 들이 있는데, 모두 `붙이다'임을 주의해야 한다. 다만 (옷을) 벗어부치다이다. 그래서 "내가 소매를 걷어붙이니, 그는 옷을 벗 어부쳤다"이다. ***************** <덧글> 이 `붙이다'는 자주 `붙히다' `붙치다' 등으로 잘못 쓰이는데, `붙+이'는 구개음화 현상에 따라 자동으로 [부치]로 되므로 발음을 생각 해 `붙히다'나 `붙치다'로 적을 필요가 없다. 비슷한 예로 `높이다(<>)- 높히다(x)'가 있다. (1) 붙이다 = 능동으로 바꾸어 말이 될 때 : 경매에 붙이다 <-경매가 붙( 었)다(<>) (2) 부치다 = 능동으로 바꾸면 말이 안될 때 : 회의에 부치다 <-회의가 붙(었)다(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