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llymUnv ] in KIDS 글 쓴 이(By): mandala (CASE) 날 짜 (Date): 1997년08월25일(월) 18시43분14초 ROK 제 목(Title): 바운드 - 퍼온글 이 글은 EBS시네마천국에서 "5월 17일 나도평론가 시간에 뽑힌것"임을 밝힙니다. ---- [14] 제목 : [5/23나도평론가당선작] 바 운 드 올린이 : 시네나라(ebstv02 )님 날짜 : 05/22 5월 23일 '아시아영화를 지배하는 장르-멜로영화'편의 나도평론가로 당선되신 분 은 '바운드'의 평을 써주신 유니텔 ID가 씨네키드인 김수지씨입니다. 축하드리구요, 김수지씨의 영화평은 특히 제목의 상징성 및 의미에 대한 분석에 서부터 시작하여 고정된 틀이 아닌 자신의 눈과 마음으로 영화를 해석한 측면이 돋보여 선정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하구요. 선물을 받으실 수 있는 주소와 연락처를 시천의 s2cinema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시천지기 Bound : 헤쳐 모여! Bound- -에 묶인, -에 갇힌, -의 의무가 있는, 책표지를 다는. 튀어오르다, 되튀다, 덤벼들다. 경계, 범위. -행의, -에 가는 길인. 키드가 ABC song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하고도 꽤 오랜세월후에 아직도 키드를 괴롭히는 영어단어 4총사가 있다.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뒤돌아서면 또 다른 뜻으로 다가오는 그 4총사는 흔히 철자가 길고 어려운 단어라고 하는 놈들 보다 꽤 오래 키드에게 낭패감을 심어주는 난적들이었으니. 이름하야 get, take, drift, bound가 그들. 길의 감식가 아이다호가 아니라하더라도 Bound의 제목 bound는 한번쯤 눈여겨 보고, 그 뜻도 새기면서 시작할만 하다. 영화 첫부분에서도 흑과 백의 slit이 나타 나는데 이것이 바로 거대한 bound 철자의 골짜기에 있는 틈새가 아니더냐. 장미의 전쟁처럼 휴지에서 시작해서 타이틀 롤이 나가는 것에 비하면, 이건 제목자 체에 대한 꽤 큰 대접임이 틀림없다. 길타면 대체 bound가 무슨 뜻이길래. 아 사전을 다시 찾다봐도 역시 bound는 새롭고 신선하다. 도대체 한 글자안에 '묶이 다'와 '튀다'라는 반대 뜻을 가지고 있는 글자가 bound말고 또 있을까? 영화는 극단적인 클로즈 업과 부감쇼트를 통하여 어느 벽장의 물건들을 타고 내려 가다 발이 묶여있는 한여자는 ㅎ고 지나간다. 거기에 지나 거손이 묶여있다. 입을 재갈로 묶인채 손과 발도 꽁꽁 묶여서. 그리고 echoing되는 음향들 '너와 나는 닮았 어, 5년은 너무 길어, 이건 단지 business야' 등등등. 도대체 뚱딴지 같은 파편화된 언어들 일색이다. 이제 키드는 바짝 궁금하기 시작해진다. '대체 저 여자 왜 묶여있는 거야 ?' 게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리곤 두여자의 만남. 첨부터 두 여자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이건 단순히 호감을 넘어선 끈적끈적한 질척 질척한 유혹이다. 근데 여자들이잖아. 사실 지나거손이 분한 코키가 여자인가? 그녀의 불룩한 가슴빼고는 그녀가 여자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녀가 벽장안에 묶여있는 scene에서 그녀의 얼굴이 보여지 기 이전에 이미 그녀의 문신이 먼저 보여진다. 근데 그게 중세의 멋들어진 칼과 도 끼문신이거들랑. 이건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penis의 상징이다. 그녀의 반대편 문신 은 가시가 있는 철조망 문신. 그러니까 그녀는 묶여지기 전에 이미 뭔가에 묶여있었 고 여자이기 전에 이미 남자의 거시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게다가 그 녀는 잘때도 남자팬티를 입고 자며 시종일관 러닝바람으로 나오는가 하면, 욕조도 뚫고 열쇠구멍을 여는 것도 그녀이다. (뚫고와 열고에 주목해 주시길) 이쯤 되면 남 자보다 났으면 났지 못할 것도 없다. 또 다른 여자 제니퍼 틸리가 분한 violet은 미니스커트에 손톱끝까지 검은 메니큐어 를 칠하고 나타나 코키에게 커피한잔하자고 꼬신다. 차나 한잔 합시다. 고전적인 유 혹이다. 그녀는 영락없는 femme fatal이다. 남자를 꼬셔서 사건을 맡게하고 함정도 파고 끝내 파멸케하며 스스로 시들어가는 검은 장미 같은 여자. 그리고 보면 bound 는 여자가 주인공인 film noir인셈. 묶인건 여자들이고 헤체된건 남자들. 1990년 대의 험프리 보가트는 이미 남자도 아니고 탐정도 아니다. 항간에 떠도는 레즈비언 무비 운운보다 키드는 이점이 맘에 든다. 글치만 이 여자 배관공도 실은 남자인셈. 결국 겉치장만 바꾼 꼴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둘의 love scene도 과히 거부감 일으키지 않고 분위기 난다. 좀 팬 서비스차원에 양념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이 둘이 한참 잘나가려고 하는데 한 남자가 끼어든다. 이름도 근사한 시저(조 판토 리아노). 시저, 황제, 지배하는 자로써 그는 이 여자들과 삼각구도의 한축을 이룬다 . 가장 힘있어 보이는 자로써. 바이올렛은 시저의 정부다. 코키가 바이올렛에게 시저가 뭐하는 사람이냐고 묻자 그 녀는 돈세탁하는 사람이라고 간단히 대답한다. 이 말이 끝나고 얼마 안되어 그는 흰 샤츠에 피범벅을 한채 돈한다발을 한아름 들고 나타난다. 문자 그대로 피묻은 돈이 요. 말그대로 그는 이 돈들을 세탁해서 다림질까지 끝내논다. 만국기처럼 줄줄이 내 걸린 세탁된 종이속에 앉아 있는 바이올렛. 돈은 조직원중의 한사람 셀리의 배신에 대한 피의 대가이다. 코키의 전직이 재화의 재분배라니 일이 그냥 돌아갈리 없다. 코키는 자신의 본업으로 5년을 복역했고 시저는 그 5년동안 갱노릇으로 돈을 벌었다 . 둘은 똑같이 도둑질을 했는데 한사람은 감옥에 가있고 한사람은 여자끼고 잘산다? 돈을 훔치는데 단 한가지 중요한게 있다면 코키와 바이올렛의 믿음뿐. 이 장면은 코 키의 계획과 실제 바이올렛의 행동이 교차편집되어 가며 빠르게 보는이를 긴장속으 로 몰아 놓는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은 있는셈. 키드는 이미 시작부터 저여자 왜 묶였나 궁금해 하던차. 따라서 이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것도 자명한 사실. 실 은 키드를 긴장속에 몰아넣는 것도 계획이 성공했을까가 아닌 계획이 들켜버린다는 것에 대한 호기심에 다름없다. 코키는 바이올렛과 함께 마피아의 대부 지노 마조니의 아들이며 시저와 앙숙인 쟈니 가 돈을 훔친 것으로 하고 시저가 이틈에 도망칠 것을 기대한다. 바이올렛이 술을 사러가는 척하는 사이에 코키가 돈을 훔치는 것이다. 근데 이게 왠일. 시저는 쟈니 가 돈을 훔친 것 같다는 바이올렛의 말에 오히려 찾아온 쟈니와 지노 마조니를 죽이 고 쟈니의 아파트로 가 돈을 찾기로 한다. 영화는 시종일관 폐소공포증적인 미장센으로써 코키와 바이올랫의 아파트를 배경으 로 돌아간다. 갇힌 것은 코키뿐 아니라 영화를 보는 키드도 마찬가지. 와쇼스키 형제는 이 단순함 을 다양한 카메라 워킹과 수시로 찾아오는 방문객을 바탕으로 요리조리 잘도 요리한 다. 빈번한 극단적인 클로즈 업과 하이앵글과 로우 앵글로의 자유자재의 변화로 인 해 가끔은 여기가 아파트라는 것 조차 잊게 되고. 게다가 바이올렛의 아파트는 이미 black 과 white로 통일되어져 있다. 예외라면 바이올렛의 입술, 그리고 산지사방에 가득한 붉은 피색깔정도. 벽에 있는 그림들조차도 색감이 들어가 있지 않은 동판화 나 연필그림같은 것들이다. 이 역시 자연광 없이 시종일관 어두 컴컴한 뒷거리를 보 여주는 film noir의 전통을 따르고 있는 셈. 또한 bound는 소리와 벽의 영화이기도 하다. bound에서 소리는 주인공의 마음에 가 해진 심리적 일격으로써 그 역할을 충실히 한다. 소리도 벽에 bound되는 것이니깐. 따라서 시종일관 bound 의 음향은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echoing되면서 주인공들을 압도한다. 또한 이 벽은 너무 얇다. 코키와 바이올렛의 열정을 막기에도 바이올렛 의 아파트에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감추기에도. 그 백미는 코키와 바이올렛의 전화 scene. 둘은 고비때마다 동일한 벽을 사이로 하 나로 연결된 전화선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이때 바이올렛의 벽은 코키가 입은 흰색러닝과 매우 흡사한 벽지로 발라져 있고 코키의 벽은 보라색에 탐스런 꽃 무늬 벽지이다. 보라-바이올렛, 흰색-코키로 이어지는 이 벽은 이 둘이 똑같은 벽에 가로막혀 있어도 서로가 서로를 쳐다보며 애무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의미를 지 니게 된다. 이때 카메라는 벽을 타고 올라가서 한벽면에 서로의 손을 댄 두 여자를 부감 쇼트로 한 장면에 잡아낸다. 워쇼스키의 회심의 미장셴. 그러나 바로 이 벽이 둘을 위기로 몰아 넣을 줄이야. 코키와의 전화통화를 시저에게 들키는 바이올렛. 시저는 리다이얼을 통해 상대방을 추적하는데 이 벨소리가 코키쪽의 벽을 통해 산 지사방으로 퍼진다. 마치 한방울의 향수가 온방에 퍼지는 것처럼. 의당 시저는 바이 올렛에게 이렇게 묻는다. '저 옆에 뭐가 있는 거야, 뭐가 있는 거야.' 이제 영화는 또 다른 물음을 던진다. '저 두 여자는 어떻게 저 남자에게서 튀어나갈 까?' 이double bound의 물음에 대한 답이 bound의 요약이다. 또한 bound는 경계를 test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film noir의 경계, 선한자와 악한 자의 경계, 남자와 여 자의 경계. 그녀들은 서로를 묶어서 한 남자에게서 벗어나버린다. 또다른 공모자가 코키라는 것을 알게된 시저는 화가나서 바이올렛에게 이렇게 외친 다. "도대체 넌 예전의 내 violet이 아니야. 저게 너한테 뭘해준거지?" 그러자 바이 올렛은 이렇게 답한다. " 네가 할수 없는 것." 재미있게도 흰색러닝은 bound에서 행운의 징표이다. 전반부 코키가 남성용 흰색러닝 을 입고 작업을 할때 그녀는 바이올렛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고 신통방통한 계 획도 짤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검은색 러닝을 입고 시저가 흰색러닝을 입은 지금 , 그녀는 시저에게 처절하게 매맞고 묶인다. 그런데 찾아온 또다른 조직원 미키에 게 자신의 방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감추느라 러닝을 벗고 샤워를 한 것으로 위장 한 시저는 알몸을 드러낸 그 순간부터 힘을 잃고 서서히 파멸으로 추락해 간다. 바 이올렛이 판 함정에 넘어가 시저는 사방으로 엎질러진 흰페인트 속에서 죽어가고 코 키는 자신을 고문하려 했던 가위를 통해 스스로 묶인 줄을 풀어낸다. 이렇게 해서 이 이합집산의 드라마는 막을 내린다. 코키와 바이올렛의 믿음은 코키 에게 붉은 색의 멋들어진 신형 트럭을 선사할뿐 아니라 바이올렛에게 한 남자에게서 영원히 도망칠수 있는 자유를 선사한다. 아항 90년대에는 femme fatal도 행복해 질 수 있구나. 이제 더 이상 그녀가 남자들을 파멸로 이끄는데에 대한 대가는 받지 않 아도 된다. 그녀들도 맞고 머리를 쓰고 서로를 믿고 의리를 지킨다. 에덴 동산에서 시작하여 지난 수십년동안 그녀들은 너무 오랫동안 남성동지들을 꼬신 죄의 대가를 받아왔다. 이제 그녀들도 아무나 꼬시고 아무나 죽이며 누구하고도 도망칠수 있게 된다. '니가 알기는 쥐뿔이나 알어, 제기랄' 이것이 '넌 나를 못쏴, 난 너를 알어'라고 속 삭이는 시저에 대한 violet의 마지막 말이기도 하다. **** 하늘이 무너져 버리고 땅이 꺼져 버린다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