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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llymUnv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시애랑) <r49h171.res.gat> 
날 짜 (Date): 1998년 10월 17일 토요일 오전 05시 10분 05초
제 목(Title): [애랑]유학일기-98.10.15목



98.10.15. 목

미국에 돌아온 지 한달이 넘었다. 지난 번 미국에 와서 

지낼 때는 저녁에 누나와 매형이 퇴근하기 전까지는 단 

한 명과도 이야기를 안하고 스누피(강아지)하고만 지내

서 그런지 무척 외로운 날들을 보냈었다. 종종, 나는 

외로울 때 글발이 더 서곤(?) 했다. '입으로 말하는' 

시간보다 '손가락으로 말하는' 시간이 더 많아서였으리라. 



여기 와서 특별히 친한 친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때에 비해서는 인사라도 하고 지내는 사람들이 있고 해서 

그런지 글쓰는 시간도 줄고, 또 글발도 덜 서는 것 같다.



월요일 Anne 교수의 수업에서 흥미 있는 작업을 했었는데, 

두세 명을 한 조로 묶은 후 Anne 교수로부터 잡지를 한 권

씩 받아 그 잡지에 대해 각 조에서 분석을 하여 발표하는 

것이었다. 미디어학 기초 이론을 공부했으므로 실제로 대표

적인 미디어의 하나인 잡지를 가지고 이론에 맞추어 분석해 

보는 실습이었다. 



일단 미국 잡지의 종류가 정말 다양한 것에 놀랐다. 저런 

잡지도 나오는구나 싶었다.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대

상으로 별별 잡지가 다 나오고 있었다. 이를테면 우리 조가 

분석했던 잡지는 40대의 어느정도 직위에 오른 비즈니스

맨이 볼만한 교양지로 아직도 30대 같은 젊음(광고의 남자 

모델들이 은퇴한 스타 야구 선수 같은 대부분 멋진 30대였

다. 이는 40대들에게 20대 같은 젊음을 강조하기에는 너무 

현실성이 없어서가 아니겠냐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나의 

주장이었고 당근 채택되었다. 크~)을 누리며 살 수 있음을 

강조하는 잡지였다. 굉장히 남성우월주의였고 또 내부적

으로 미국의 사회 계급에서 중간 이상을 차지하는 백인층

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광고 분석 결과 흑인 모델은 단 

1명밖에 없었다. 그것도 10명 정도가 같이 나오는 어느 광

고 중의 1명). 



은퇴한 사람들을 위한 잡지, 영국 빅토리와 왕조 시절의 

빅토리아풍을 주제로 잡은 잡지(소개되는 가구나 패션이 

모두 빅토리아풍이다), 문신에 대한 잡지('혼자 하는 

문신'이 특집으로 실렸다) 등등 희한한 주제의 잡지들이 

많았다. 1953년에 출간되었던 당시의 10-20대 젊은 남자

들을 위한 잡지(주로 바디빌딩이나 여자를 잘 다루는 법

에 대한 기사가 실린)도 있었는데 그 시대 남성우월주의의 

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잡지였다. 이 잡지에는 '호모들에게 

유혹 당하지 않으려면'이란 특집 기사가 실려 있어 당시 

동성연애에 대한 사회적 반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가지 

아이러니컬한 것은 호모들은 바디빌딩을 한 근육성의 

남자를 특히 좋아하는데, 바디빌딩에 대한 기사가 

대부분이면서도 이런 특집 기사를 같이 실었다는 점이

었다.



많은 잡지 중에 가장 많은 주목과 인기(?)를 끈 것은 

'Prison Life'란 잡지였다. 우리말로 하자면 '감방 생활'

인데, 한국에 있을 때 '주부 생활'이라는 잡지를 본 적

은 있지만 '감방 생활'란 이름으로까지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젖소 부인 바람 났네'가 한 번 뜨자 '만두 부인 

속 터졌네', '연필 부인 흑심 품었네'에 이어 '등산 도령 

텐트 쳤네'까지 나오다가 에로 비디오 이름으로 '부인'자를 

못쓰게 법으로 금지시킨 율법주의자이자 "나는 대통령으로는 

불합격이었다네(I'm F)"의 주인공인 김영삼이 미국의 대통령

이었으면 '깜방'이란 단어를 제목으로 쓰는 잡지가 과연 

나올 수 있었을까 하는 망상이 들기도 했다. 



흥미로웠던 것은 이 'Prison Life'을 분석한 조에 의하면 

이 잡지의 기사가 무척 시사성이 있는 내용을 많이 다룬

다는 점이었다. 이를테면 '사형 제도를 반대한다'란 기사가 

특집으로 실려 있었고, 또 '감옥에서 폭력을 피하는 법'등 

그 기사의 깊이가 뉴스위크나 타임지 같은 시사 잡지를 

뺨칠 정도라는 것이다. 대저 모든 잡지가 광고로 먹고

산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바꿔 말해 그 잡지를 읽을 

만한 사람들의 경제적 상황에 제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잡지사의 생리임을 생각해 볼 때, 과연 사회와 

격리되어 기본적인 경제 생활조차 제한 받는 수감자들, 

거의 시장성이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어떤 광고 효과를 

누리는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였다. 더군다나 그 조가 

분석한 잡지는 1983년인가에 출간된 것으로 거의 창간

호에 가까웠는데 Anne 교수의 말에 의하면 지금도 그 

잡지는 건재하여 잘 출간되고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기아한 일이었다.



우리 조의 한 사람이 이런 기현상에 대해 훌륭한 설명을 

하였다. 미국은 1980년대 이후로 범죄가 급증하였다고 

한다. 이에 비례하여 수감자들도 급증하였고 따라서 수감

자를 가족으로 가지는 가정의 수도 급증하였다는 것이다. 

잡지는 아마도 급증한 수감자들의 가족들을 타겟으로 삼

았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실제 이 잡지에 실린 광고들은 

거의 대부분 수감자들이 자체적으로는 구입할 수 없는 

물품들로, 아마도 가족들이 면회를 이용해 사가는 것을 

가정했을 것이란 분석이었다. 한국에서 아들이 군대를 갈 

때에 부모님들이 입영소 바로 앞에서 돈 아끼지 않고 필

요한 물품을 사 넣어주는 점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장사

꾼들과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어느 조가 마지막으로 발표한 잡지는 동물 보호에 관련된 

잡지였다. 이 '동물 보호'에 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은

데, 나의 경우 미국에 와서 살펴 본 미국인들의 동물 사랑

의 정도가 비위에 거슬릴 만큼 심하기 때문이다. 집에서 

기르는 개나 고양이를 사람과 동일시하여 옷을 입히고 

이를 닦아주고 매일 세수를 시키는 것도 황당했으나, 그래도 

이 정도는 그냥 자신의 애완 동물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보고 넘길 수 있지만, 미국 안팎에서 외국인들이 벌이는 

동물 살육 행위에 대해 데모를 하고 법정 소송까지 가는 

데에는 정말 기가 찰 수밖에 없었다. 



일례로 몇 달 전에 캘리포니아의 미국 동물 보호 협회 회원

들이 중국 거리(China Street)에 위치한 중국인 시장에서 

개나 고양이를 죽여 식용으로 파는 것에 대해 법정 소송을 

걸기도 했었다. 판사는 '개나 고양이를 죽여 파는 것은 전혀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로 결론 지어 결국 미국인들이 패소

하였다(물론 판사는 고소 당한 중국인들에게 '여기는 미국

이지 중국이 아니다. 미국에 왔으면 미국 문화에 맞게 적응

하는 것이 외국인들이 취할 예의이다'라는 엄한 꾸중을 내렸

고 이는 100% 옳은 말이기도 하다).


어째든 이 잡지는 동물 살육에 대한 비난성 기사를 대대적으로 

다루고, 동물 보호에 대한 국제 컨퍼런스를 여는 등 상당히 

엑티브한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물론 자연 보호라는 의미에

서의 살육(불법 사냥)은 동의해줄 만한 주장이다. 그렇지만 이 

잡지는 야생 동물보다는 애완 동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결국 

미국인들의 지나친 애완 동물 보호 사상을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표지 사진은 어느 흑인 아이가 고양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이었는데, 특별한 사진 효과를 주어 고양이 마스크와 흑인 

아이의 얼굴이 잘 구분이 가지 않게(그러니까 그 마스크가 

꼭 아이의 얼굴의 일부인 것처럼) 꾸며 두었다. 그 사진 밑으

로 큰 글자체로 'child abuse, animal abuse'란 특집 기사의 

제목이 쓰여져 있었다. '아동 학대, 동물 학대'라는 이 기사는 

그 잡지를 분석한 조에 의하면 '동물 학대는 아동 학대와 같은 

선상에서 다루어져야 한다'라는 주장을 펴고 있었고 한다. 

몇 페이지에 걸쳐 실린 기사는 종종 조그만 고양이들의 

'순결하고 불쌍한' 눈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촬영된 사진들을 

동반하고 있었다.



우리 학과의 사람들이 우연히도 지성을 갖춘 미국인들만 

모여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런 지나친 애완 동물 보호 

사상이 원래부터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있어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째든 대부분 그 잡지를 비판하는 의견들을 

폈다. 



마이클이라는 친구는 "미국에서는 일반인들이 직접 동물을 

죽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본다. 경제적인 수준이 높아 

쇼핑을 통해 이미 죽은 고기를 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에서 기르는 가축은 애완동물밖에 없다. 그러나 

남미나 중국처럼 가축을 '애완동물'이라는 측면보다 

'식량'이라는 측면에서 보는 나라에서는 집에서 동물을 

직접 죽여 요리해 먹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이를 동물 

학대니 동물 살육이니 하며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

이다"라고 주장했다.



패트릭이라는 캐나다 친구는 "그 잡지의 편집자가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지는 모르겠지만, 표지부터 시작해서 그 

특집기사의 많은 사진까지 거의 대부분 고양이를 모델로 

쓰며 은근히 동물 전체를 '애완 동물'의 범주에 제한시키

는 태도가 보인다"고 말하며 "이를테면 쥐도 동물이지만 

그 누구도 쥐를 죽이는 것에 대해서 동물 살육이니 동물 

학대이니 말하지 않는다. 또 우리가 매일 먹는 소나 돼지

는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유머가 풍부한 이 친구는 종종 자신이 캐나다인임을 

강조하면서 은근히 미국인들의 생활과 그 거만함을  

비꼬곤 하는데 그 말에서도 여실히 미국인들을 비난

하는 냄새가 풍겨 나왔다. 이 친구는 한번은 학과에서 

열리는 Happy Hour라는 파티에 가려고 운전을 부탁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학과 사람들에게 돌린 적이 있는데 

'자리가 넘쳐 나는 미국차(oversized USA car)에 나를 

좀 넣어 줄 미국인 없수?'라는 재미있는 표현으로 쓸데

없이 크기만 하고 기름만 많이 먹는 미국차를 은근히 

놀리기도 하였었다. 이 친구는 그 이메일에서 USA란 

단어를 썼는데, 나 역시 영어로 대화할 때 '미국'이라는 

표현을 써야 하는 경우 반드시 'in the Sates'나 

'USA'라고 표현하지 'America'라고 결코 말하지 않는다. 

남미의 여러 국가나 북미의 캐나다처럼 미국과 상관없는 

나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마치 

자신들의 것인 마냥 표현하는 미국인들의 태도가 비위에 

거슬리기 때문이다. 



한편 Anne 교수는 그 잡지에 대해서 두 가지 의견을 폈다. 

Anne 교수 스스로가 엄청나게 동물을 좋아함에도 불구하

고(일전에 그녀의 집에 열렸던 학과 개강 파티에 갔었을 

때 개, 고양이, 물고기 등등 다양한 애완 동물을 키우고 

있었고 - 물고기들도 제각기 이름을 하나씩 갖고 있었

다 - 그녀 스스로도 동물을 엄청 좋아한다고 말했었다) 

지나친 동물 보호에 대한 비판을 하여 과연 훌륭한 

지성인의 태도를 보였다. 



Anne 교수의 두 가지 의견은 모두 표지 사진과 특집 

기사에 관련한 것이었다. 그녀는 표지 사진에서 

고양이 마스크와 사람 얼굴을 일치시키는 점이나 특집 

기사에서 '아동 학대 = 동물 학대'를 주장하는 것은 

애완 동물을 인간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과연 

그것이 정당한지 따져 봐야 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앞서 말한 패트릭의 주장대로 애완 동물과 기타 다른 

동물을 인간과 동물로 구분하여 차별화 하는 것이 

옳으냐는 비판이었다. 이는 미국에서 매년 애완 동물

에게 '바쳐지는' 돈(기억은 안나지만 몇억불을 훨씬 

넘어가는 엄청난 액수이다)의 1000분의 1이면 아프리

카에서 굶어죽어 가는 아이들을 거의 구할 수 있을 것

이라는 내 평시의 생각과도 일치하여 더욱 옳게 들렸다.



또 한가지 의견은 그때까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

으로, 과연 미디어학의 박사 학위 소유자답게 대단히 수준 

높은 안목에서 나온 날카로운 분석이었다. 표지 사진에서 

고양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아이가 바로 흑인임을 지적

하면서 이는 백인들의 인종차별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예라는 것이다. 



처음 들었을 때는 너무 지나친 주장인 듯 싶었다. 어느 

백인 학생 한 명이 '고양이의 얼굴이 검으니까 흑인 

아이를 쓴 정도로 볼 수 있지 않겠냐, 과연 그것이 

인종차별을 내포하고 있는 편집자의 의도겠느냐'며 

반대 의견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Anne 교수의 다음 설명을 듣고는 모두 그녀의 

의견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고양이를 흑인 아이와 

동일시 한 점, 바로 그 사진 밑에 실린 '아동 학대, 

동물 학대'란 큰 표제를 넣은 점, 또 '아동 학대=동물 

학대'라는 주장을 피는 그 기사에서 강아지가 아닌 불

쌍한 눈의 (흑인 아이를 상징하는) 고양이 사진들을 많이 

실었다는 점에서 백인 우월주의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

다. 다시 말해, 미국 사회에서 아동 학대가 행해지는 

가정은 주로 사회적 계급이 대체로 낮은 흑인 가정임을 

은근히 의미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인종차별 - 특히 흑백 차별 - 은 워낙 민감한 

문제로 KKK같이 정신이 완전히 나간 집단이 아닌 이상 

그 누구도 함부로 드러내지 않으며 '분명 틀린 것'이라고 

말들을 한다. 그렇지만 사회적으로는 아직도 은근히 백인 

우월주의가 깔려 있어서 이것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가끔 노출될 때가 있다. 그 한 예가 바로 이 잡지로서, 

이 잡지의 편집자는 흑인이든 백인이든 상관없이 자신도 

모르게 그런 백인 우월주의를 드러낸 것이다. 마치 한국의 

국민들이 '군부 독재'라는 말만 들으면 몸서리를 치면서도 

막상 몇 명이 같이 식당에 가면 메뉴를 하나로 통일해서 

시킨다던가 대학 내지 직장에서의 선후배 관계를 '짠밥'

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군부 독재가 은근히 국민들의 몸에 

배여 생활에서 종종 드러나는 것과 같은 현상인 것이다.



Anne 교수의 이런 분석은 미디어학이 사회학, 심리학등 

기타 인문사회계열의 학문들과 언제나 연계되어 연구되어

야 한다는 주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녀 정도의 깊은 

안목은 못 갖추겠지만 적어도 뉴미디어를 사회적인 관점

에서 보는 안목은 가질 수 있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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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우 Sung Woo Kim 
시애랑 詩愛郞 C.愛.랑 CAE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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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너머의 철학
PHILOSOPHY  BEYOND 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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