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allymUnv ] in KIDS 글 쓴 이(By): mandala (THUG LIFE) 날 짜 (Date): 1998년 9월 14일 월요일 오후 10시 52분 50초 제 목(Title): 어제 본 박노해시인 그를 이제 시인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제 본 박노해씨의 모습은 시인이라기 보다 선생님 같았습니다. 88년 고등어 시절 박노해시인의 노동의 새벽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던 시절이 벌써 10년 전 일이라니 믿기지도 않구요. 그 10년 이 지난 지금, 노동자의 삶은 별반 달라진게 없다는게 또한 놀 랍습니다. 저는 지금 프로그래머라는 어줍잖은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이건 프로그래머가 아니죠. 80년대 공장 생산직 노동자들의 생활과 다를게 없으니까요. 단순작업, 많은 시간을 투입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업들, 밥먹듯 하는 잔업과 잔업 수당도 없이 밥한끼에 11시 12시까지 노동을 해야하는 저는 단순히 양복만 입고 다닐뿐, 80년대의 공장노동자와 다를게 없습니다. 회사에서는 똑똑한 사람들을 뽑지 않습니다. 왜냐면, 똑똑한 사람들은 회사를 떠나기 때문이죠. 그래서 지방대 출신의 저같이 가난한 사람 (떠날래야 떠날 수도 없는..) 이나, 서울의 2,3류대 출신의 어디라도 취직해서 다행인 사람, 그나마 서울에서 일하는게 다행인 사람, 그나마 [프로그래머]라는 [전산직]이라는 명칭을 듣고 싶은 사람들 을 뽑죠. 그래서, 매일 하는 것이 숫자놀음, 문자열 놀음 입니다. 저는 굉장한 프로그램을 짜서 세계에 기여하거나, 많은 돈을 벌고 싶지도 않고, 그럴 능력을 갖추지도 못했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삶은 사람의 삶이 아닙니다. 어제 박노해씨도 말씀했듯이, 생활을 계획 할 수 없는 것이 노동자의 삶이라고 했습니다.(80년대). 저역시 마찬 가지입니다. 생활을 계획할 수 없죠. 오늘 밥맛없는 대리가 제가 7시쯤 퇴근하려니까 왜 벌써 가느냐고 갈구더군요. 참 어이가 없어서. 그냥 웃고 나왔습니다. 다음에 한번 더 그러면 회사를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참 노동자의 삶은 왜 이리 더디게 변하는 걸까요? 세상이 좋아지기는 하는 건가요? %% Le ciel bleu sur nous peut s'effrondrer Et la terre peut bien s'ecroul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