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llymUnv ] in KIDS 글 쓴 이(By): Gunee (해오라비) 날 짜 (Date): 1997년11월21일(금) 20시09분10초 ROK 제 목(Title): 스물 여섯 세헌이의 작은 용기 스물 여섯 세헌이의 작은 용기. 하나둘 모아왔던 작은 종이뭉치를 엮어서 그는 우리에게 살짝 디밀었습니다. 내어 놓기를 결정하기까지 꽤 많은 갈등과 고민이 있었다는 것을 작은용기라는 조심스럽게 붙인 제목에서 어설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빠른 사람이면 벌써 애 한둘 있을 나이이면서도 아직도 순박한 어린 소년처럼 멀뚱하고 어벙한 표정 짓기를 애써 꺼리지 않는 천진한 모습을 오늘에야 다시한번 떠올려 봅니다. 학부를 한창 다닐 적에나 느끼던 그런 자잘한 감정들, 진솔한 느낌들 을 그는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것이 마치 덩치 큰 아이를 보는 것 같습니다. 애써 신경쓰지 않은 맞춤법, 행여 그것이 모르고 틀린 것이라 할 지라도 그저 친근함에 입가에 지어지는 미소는 어느새 가슴 한쪽을 지긋이 파고 듭니다. 겉치례에 개의치 않고 마구 내뱉은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표현이 전혀 낯설지 않고 가깝게만 느껴집 니다. 돈주고 사라면 팔리지 않을 것 같은 아직은 어설픔이 곳곳에 남아있고 미숙한 곳이 너무 많이 보이는 글이지만 그를 아는 사람에게 공짜로 돌려진 이 책을 보고 나면 왠지 소주한잔 대접하며 밤을 지새고 싶어집니다. 잠오지 않는 까만 밤, 심심풀이 정도로 들고 있으면, 시나브로 생각은 불과 몇년 지나지도 않았지만 이미 어느새 너무도 먼 옛날처럼 느껴지는 그때 그 세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는 아무래도 영원히 소년처럼 살아가려나 봅니다. 세월에 때묻지 않고 세상과 자아의 갈등속에서 아직도 서성이는 그의 모습이 눈앞에 떠오르는 듯 합니다. 오늘 밤은 왠지 그가 타주던 씻기는 커녕 상표조차 떼지 않고 자른 레몬을 섞은 소주가 생각 나는 밤입니다. @@ '93학번 두세헌님의 자작시집이 나왔습니다. 소장본으로 희귀한 물품이니 연락연락들 하셔서 많이들 찾아주시고,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씩 건네줍시다. @@ Fear can hold you prisoner, Hope will set you fre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