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YU ] in KIDS 글 쓴 이(By): dkkang (전영소년) 날 짜 (Date): 2000년 12월 7일 목요일 오후 07시 13분 06초 제 목(Title): 순결에 대한 고등어들의 대담 http://www.hani.co.kr/section-021005000/2000/021005000200012060337047.html 음 나름대로 재미있군요. [ 특집 ] 2000년12월06일 제337호 [특집] 10대도 섹스할 권리가 있다 솔직하고 발칙한 10대들의 쾌도난담- 우리의 성, 우리가 말해주마 (사진/11월21일 한겨레21 편집국 회의실은 뜨거웠다.장장 3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10대들의 쾌도난담.왼쪽부터 김관우,백시원,황영광,장여진) 그들을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었다. 모범생? 아니다. 문제아?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정체는? 그저 ‘이빨 좀 센’ 10대들이다. 꼴보수를 몹시 싫어하지만 별다른 문제는 일으키지 않고 사는 백시원(16·고1), 나름의 신념으로 순결을 지키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의 태도도 존중한다는 황영광(17·고2), 친구들은 날라리이고 본인은 조금 놀 줄 아는 장여진(16·고1 자퇴), 성에 대해 생각은 많은데 정리가 잘 안 된다는 김관 우(17·고2) 등 네명의 10대들이 모여 ‘침묵하는 다수’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발칙하게 털어놓았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이것이다. 당신들이 다 아는 거 같아도 잘 모르는 10대의 성, 우리가 말해주마! 10대도 성에 관해선 복잡하다 여진: 정말로 키스도 안 해 봤어? 시원: …내가 알기론 성경험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어. 신촌쪽 애들은 많은데, 종로쪽 애들은 좀 낮다더라. 난 종로쪽에 살잖아. 영광: 프렌치키스하는 애들은 많지. 여진: 아이 답답해. 그럼 섹스는 해봤어? 여진은 난담을 시작하자마자 진실게임부터 하자고 덤볐다. ‘19살 미만’이 볼 수도 있는 기사이니만큼 또 저마다 사생활이 있는 만큼 성경험 유무는 오프더레코드로 하기로 합의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시원: 근데 난 얼마 전에 나온 성경험 통계조사 보고 놀랐어. 고등학생 중에 한 20%가 경험이 있다는 거 아냐. 그 정도인지는 솔직히 몰랐어. 영광: 중학교 때 내 친구가 해봤다고 하기에 굉장히 놀랐는데. 지금은 시큰둥해. 여진: 나도 지금은 응 그래? 그런 느낌이야. 내가 조금 놀다보니 만나는 애들이 평범하지는 않아. 그래서인지 비율이 훨씬 많아. 시원: 하면 어떻대? 여진: 어떤 애들은 막 아프다고 그러고, 또 아무 느낌없다, 기분 더럽다는 얘들도 있고. 반응은 다양한 거 같아. 오르가슴을 느낀다는 애들도 있어. 왠지 청소년들이 성관계를 하면 어설프고, 다 성폭행 아니면 원조교제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 사실은 그렇지 않잖아. 내가 한때 이른바 명문 고등학교를 다녀서 그런지 도리어 고등학교 때는 애들이 쉬쉬하더라고 이미지 관리하느라고. 시원: 난 여고 다니는데 그런 이야기 잘 안 해. 심지어 담배 피우는 애들도 한반에 한두명 정도야. 여진: 진짜야? 정말 웃긴다. 니가 잘 몰라서 그런 거 아냐? 영광: 봐. 우리가 지금 성 이야기하다가 담배 이야기로 바로 갔잖아. 우리 스스로도 담배 피우는 애들을 한마디로 노는 애들로 정의하는 거 같아. 성?戀窩犬?담배나 한마디로 일탈행위로 보는 거지. 여진: 그런 식이라면 노는 애들만 원조교제하는 것도 아냐. 우리 옆 학교에서 전교 1, 2등 다투는 애가 원조교제한다는 소문이 파다했어. 걘 담배도 안 피우거든. 10대도 성에 관해서는 복잡하다고. 딱 한마디로 정의??수 없는 거야. 완전 생날라리에 집 나온 애들 중에 남자랑 손도 안 잡은 애들이 있어. 영광: 그렇지. 시원: 자기 의지대로 하는 게 중요하지. 자꾸 순결교육 순결교육 하는데 사실 아이들은 순결보다는 원치 않은 임신을 더 걱정하잖아. “순결사탕 밟아버렸어” 여진: 사실 그게 제일 큰 문제야. 아는 척하지만 사실 피임방법을 잘 모르?歐? 아무리 그거 해도. 그게 뭐지? 삽입했다가 빼는 거. 영광: 질외사정이야. 정액을 밖에다 쏟는 거. 시원: 남자들은 다 알아? 영광: 사실 어디다 어떻게 하는 건지는 정확히 몰라. 그런 게 있다는 것만 알아. 시원: 그건 제대로 된 피임이 아니잖아. 학교에서는 왜 그런 건 제대로 안 가르쳐 주는지 몰라. 그러면서 순결만 강조하지. 특히 여자한테만. 여진: 난 순결사탕 주면 밟아버렸어. 진짜 싫었어. 오히려 남자들에게 순결서약을 해야 하지 않아? 관우: 우리 학교도 했어. 여진: 아이들이 사탕 먹는다고 안 할 것도 아니고. 오히려 피임법을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니야? 영광: 나는 결혼 전에는 하지 않을 생각이야. 순결은 소중한 거라고 생각해. 시원: 여자한테만 강요하는 게 문제라니까. 영광: 아니 여자친구말고 나 말이야 나(가슴을 쾅쾅 치며). 내가 순결을 지키겠다고. 나도 순결을 지킬 권리가 있잖아. 여진: 왜 순결이 소중하다고 생각해? 영광: 그냥 내 신념이야. 여진: 오빠 뜻은 존중해. 하지만 서로 자는 건 나쁜 게 아니잖아. 범죄도 아니잖아. 죄악처럼 느끼고 죄의식을 느껴야 하는 게 문제 아냐? 그걸 막는 건 도리어 억압하는 거지. 무조건 막을 게 아니라 확실한 피임법을 가르쳐 주고 스스로 선택하게 하면 되잖아. 하고 싶은 애가 있는 반면 영광이 오빠 처럼 하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잖아. 만약 아무것도 모르다가 임신했다고 해봐. 완전히 정신질환에 가정폭탄이지. 학교도 다닐 수 없고 말이야. 영광: 부모를 왜 못 믿어? 여진: 그게 가능하겠어? 아무리 화목한 가정이라도 그 화목을 깨는 게 더 무서운데. 영광: 내 생각에도 성교육의 기본은 당연히 피임방법이라고 봐. 하지만 즐기기 위해서 하는 것은 반대야. 관우: 그렇지. 생명탄생과 관련된 문제니까. 영광: 솔직히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남성우월주의가 상당히 많으니까. 남자의 순결은 별로 신경쓰지 않잖아. 동시에 그만큼 여자들도 순진한 건 좋지 않다고 봐. 시원: 여자가 당하는 이유는 어른들도 마찬가지야. 여자는 대상이고. 성욕도 없는 존재고. 여진: 맞아. 여자들의 성욕도 인정해야 해. 여자들 스스로 위축되잖아. 아 징그러워 더러워 이렇게 교육받고. 옷핀으로 찔러라? 하이힐로 찍어라? 시원: 그런 면에서 난 일단 구성애 아줌마식 성교육은 신뢰하는 편이야. 섹스에는 사랑, 생명, 쾌락이라는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여진: 거기에 피임이 추가돼야 한다니까. 시원: 한쪽은 신비롭고 성스럽고 아름답고, 다른 한쪽은 자면 끝이고 가정 불화에 정신질환에. 나는 그 중간 입장을 취하고 싶은데 정말 애매해. 여진: 나도 급진은 아니거든. 한마디로 책임의식이 있어야 하고 그걸 위해서도 피임은 필수야. 사실 약을 사거나 콘돔을 사기도 현실적으로 어렵잖아, 우리는. 영광: 난 콘돔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 여진: 나도. 시원: 난 본 적 있어. 고등학교 올라와서 성교육 두 시간 받았는데. 진짜 두 경우를 비교하면 우스워. 한번은 콘돔사용법, 피임약사용법 알려줬어. 콘돔 껍질 찢어서 말랑말랑한 거 만져보게 하더라. 피임약은 하루에 한알씩 먹는 거라고 알려주고. 페미돔 사용법도 알려주고. 참 재미있고 도움이 됐어. 그런데 또 한번은 여학생 예절교육을 시켰어. 순결교육이었는데 내용은 이렇다. 택시를 탈 때 여자는 반드시 뒷좌석에 타서 다리를 오므리고 눈을 감고 있어라. 여진: 왜 눈을 감고 있어? 시원: 몰라. 아저씨가 말 안 시키게 하라는 건가봐. 남자들은 어떻게 성교육 받아? 관우: 순결학교지. 순결캔디 주면서 이거 하나씩 먹고 새롭게 태어나라. 거듭나라. 지켜라. 영광: 택시 순결교육 진짜 웃긴다. 말하자면 상대방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舊?말라는 건데 그걸 왜 아이들한테 이야기해? 어른들한테 느끼지 말라고 가르쳐야지. 여진: 내가 배운 성폭행 방지법이 뭔지 알아? 관우: 뭔데? 여진: 명쾌해. 옷핀으로 찔러라(모두 박장대소). 영광: 또 있잖아. 턱을 쳐라. 하이힐로 찍어라. 여진: 내 문제의식은 아까 피임법하고도 마찬가지인데. 당연히 성관계가 있잖아. 그걸 없다고 여기고 기본적인 피임법도 알려주지 않는 거랑, 우리 사회에는 성폭력 위험이 있잖아. 그걸 무시하고 대처방법을 알려주지 않는 거랑, 결국 같은 발상이라고 생각해. 성폭력 방지는 더 단호하게 가르쳐줘야 하는 거 아냐? 순결을 이야기하기 전에. 영광: 그렇지. 그렇기 때문에 남자랑 여자랑 둘 다 받아야 하는 거지. 지극히 소수로 남자도 성폭력을 당한다는데 나로선 그건 좀 이해가 안 가. 여진: 꼬마들 데리고 그러는 경우 있잖아. 권력관계니까. 직장에서도 밑에 있는 사람 만지고. 영광: 중국의 내시 같은 경우구나. 시원: 내시는 거세했잖아. 영광: 아니야 내시도 할 수 있어. 그러니까 그걸 자르는 게 아니라 고환을 자르는 거야. 시원: (아리송한 표정으로) 으응. 관우: 정자를 없애는 거야. 지금의 정관수술처럼. 일종의 피임수술이지. 여진: 일부 나라에서는 아직 여성할례 같은 것도 하잖아. 여성들에게 순결을 강조하는 게 우리나라만은 아닌 거 같아. 참 후진적이지. 만약 부득이하게 임신할 경우… 영광: 유교에서는 남자를 높이 여겼잖아. 여자는 남자를 받쳐주는 사?笞育막?생각하고. 책에서 봤는데 김삿갓이 바람둥이였대. 어떤 지적인 여자를 보고 하고 싶었대. 아 이거 나 유부남인데 해도 되나 그러다가 아 사나이가 여자 하나 못 꼬셔서 이래도 되나 갈등하다가 결국 행동 개시. 방 문 밑으로 편지를 넣고 대답이 없으니까 그냥 들어가서 해버렸대. 내가 어릴 때 그런 책 보고 자랐다는 거 아냐. 시원: 그리고 지금까지 별탈없는 거 보면 다행이다. 여진: 내가 미니스톱에서 아르바이트하다가 해외에서 살다 온 사람들한테 물어보니까 열세살 때 첫경험, 열네살 때 첫경험 이런 식으로 나오더라. 영광: 나도 외국인한테 수업을 받았는데 그 형이 스물한살이었어. 테마 중에 성을 주제로 한 게 있었는데 선생 이야기가 자기는 열여섯살에 첫경험 을 했대. 나는 열여덟살인데도 경험이 없다는 걸 되게 신기하게 생각했어. 순결과 혼전섹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는데 나 빼고 모두가 결혼하기 전에 사랑한다면 상관없다고 이야기하는 거야. 난 놀랐어. 여자애들 관념 속에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이랄까, 나름의 순결의식이 있을 줄 알았거든. 시원: 남자보다는 많이 남아 있지. 영광: 그래서 생각해봤어. 이런 고정관념이란 게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랑 학교에서 시키는 어설픈 성교육 때문에 일부 아이들한테는 강박적으로 박히고 일부 아이들한테는 다 개소리처럼 들리는 게 아닐까. 여진: 지금 어른들은 청소년기에 성경험도 없고 강박만 있었잖아. 그런데 가만히 보면 남자들에게는 지나치게 관대하고 여자들한테는 지나치게 억압적이었잖아. 그러니까 어른들의 부부생활, 성생활도 남자중심적이?瓚附? 시원: 너는 여자니까 담배 피우지 말아라라는 말이나 너는 여자니까 성욕을 가질 수 없다, 선택권이 없다는 말이나 똑같애. 여진: 낙태문제도 그래. 낙태하지 말자는 사람들 많잖아. 그런데 태아 ?㏏?? 의식없는 조그마한 아기 때문에 한 여성이 인생을 포기해야 하나? 그 여자가 중요하지 아직 태어나지 않는 아기가 중요한 건 아니잖아. 영광: 둘 다 살린다면 좋지. 시원: 애초에 갖지 않으면 더 좋지. 여진: 특별한 경우가 있잖아. 만약에 콘돔이 찢어지거나. 영광: 앗, 언어순화해. 이거 기사로 나가는 거잖아. 부득이한 경우라고 하 자. 시원: 그러면 낙태가 정당하다는 거야? 여진: 그렇지. 부득이한 경우에. 아기가 중요하지만 여자의 건강과 인생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시원: 난 청소년도 애를 가졌다면 낳아야 한다고 생각해. 관우: 그 아이를 생명체로 보느냐 단순한 존재로 보느냐가 차이야. 우리 정서에 비춰봐도 그렇고 사회통념에 비춰봐도 그렇고. 손가락만한 것도 생명이야. 여진: 생각해봐. 내가 학교 다녀. 공부도 열심히 하고 그러는데 부득이하게 임신했어. 그러면 부모님에게 말하고 손가락질 받으면서 애를 낳아서 키울거야? 사실 현실적으로는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아. 특히 청소년, 아니 여자애라면 자기가 이루고 싶은 걸 다 포기해야 하는 거야. 솔직히 아기를 낳아서 제대로 기르지도 못하면 어쩔거야. 그 책임은 누가 질거야. 어설픈 성교육은 정말 싫어 관우: 그러면 자기 쾌락 때문에 애를 만들어놓고, 다시 자기 인생을 위해서 애를 죽이는 거밖에 안 돼. 영광: 또 책임회피 아니야? 여진: 난 쾌락이나 책임회피를 말하는 게 아니라 여자의 인권을 말하는 거야. 영광: 그러니까 낙태는 부득이한 선택이라는 거야? 여진: 낙태하기 전에 피임하자는 거지. 한참 공방이 계속됐다. 여진이 시원과 관우에게 집중 공격을 받았다. 시원이 정리했다. 아이를 낳으려면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지지기반’이 갖춰져야 한다고. 관우: 그런데 오늘 주제가 정확히 뭐야? 시원: 성이야기야. 10대의 모든 성에 대해서. (영광을 보며) 아까 순결교육 이야기 나왔을 때 왜 그렇게 열받았어? 영광: 나도 순결을 지키자는 쪽이잖아. 하지만 교육이라는 게 뭐야. 목적한 바를 제대로 전달하는 거잖아.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남자애들한테 무조건 여자 건드리지 말라거나, 순결선서시키면 일은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인 거지. 여진: 어설픈 성교육이지. 어릴 때는 어리다고 안 가르쳐주고, 이제 와서는 컸으니까 사고칠 위험 있으니까 무조건 순결하라는 거지. 처음부터 확실히 하거나 처음부터 개방적이거나 그래야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우리 알거 다 알고 할 거 다하는데. 누가 화장실에서 애 낳았다 그러면 그때마다 치를 떨면서 순결교육 하는 거야. 영광: 우리는 성교육을 받기만 하잖아. 아이들끼리 토론할 시간은 없지. 피임방법도 모르잖아. 기본적인 지식조차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끼리 결국 음담패설로만 흐르지. 성교육도 결국 주입식이네. 열받네 또. 여진: 들어보면 미국이나 유럽쪽 애들이 성에 대해 개방적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보다 낙태율이 낮잖아. 걔네들은 피임방법이 얼마나 잘됐으면. 시원: 걔네는 학교에 피임약, 콘돔 자판기가 있고. 또 나눠주고. 영광: 우리도 한마디로 다 터놓고 이야기하자는 거지. 동생이 어느 날 애를 어떻게 낳아요 하니까. 아빠가 화이트보드 가져다 놓고 외음순, 내음순 다 설명해 주시더라고. 그것도 모르고 나는 중2 때까지 같이 자면 애를 그냥 낳는 줄 알았어. 섹스가 뭔지 몰랐어. 포르노 보면서 처음 알았어. 역겨워서 토할 거 같은 추잡한 생각이 들었어. 시원: 왜 그랬을까. “내가 내 몸을 모르니 화가 나” 영광: 그게 바로 사람 미치게 만드는 거야. 어른들이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포르노를 본다는 건…. 이야기가 옆으로 빠졌네. 어쨌든 아빠가 남자의 성기를 여자의 성기에 어떻게 삽입해서 수정하는지 이야기 해주셨어. 시원: 오빠네 아빠 선교사라면서. 여진: 성교사? 영광: 성교사가 아니라 선교사. 우리 아빠 이야기는 순결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는 거야. 여진: 나는 꼭 지킬 필요를 못 느끼는 거야. 짜증나기도 하고. 영광: 어떤 과정인지 모르는 경우에는 더 하지. 나도 그랬고 솔직히 대부분의 남자애들이 야설이나 포르노를 통해서 성을 접촉하잖아. 그게 문제라는 거야. 포르노를 접하기 전에 성교육을 받아야 하는 거야. 여진: 어느 나라에서는 동네에서 임신부가 애 낳을 때 다 보여준대. 그래서 생명의 귀중함을 먼저 알려주는 거지. 영광: 정말 숨기는 거 안 좋다고 봐. 이게 그거랑 관련있는 거 같아. 남녀공학을 반대하는 거. 웃기잖아. 여자끼리 있고 남자끼리 있으면 더 편?璣? 어차피 사회 나가면 다 섞여 살아야 하잖아. 시원: 난 남자하고 있으면 더 편해. 영광: 중학교 때 중국 상하이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거의 다 남녀공학에 합반이야. 한 여자애가 친구랑 속닥속닥하더니 선생님한테 말하고 나가서 옷을 갈아입고 오더라. 생리했나봐. 그 정도로 가까이에서 접촉하니까 이상하지 않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제대로 몰랐거든. 생리는 한달에 ??하루 동안 하고 끝나는 건 줄 알았어. 관우: 나는 지금까지 잘 몰라. 영광: 아프다기에 아프구나 정도만 생각했어. 엄마한테 불과 얼마 전에 며칠 동안 한다는 이야기 듣고 나서야 진짜 불편하겠다는 생각을 했어. 여진: 게다가 새봐. 얼마나 불편하고 쪽팔린데. 또 허리는 얼마나 아픈데. 시원: 생리주기는 어떤지 알아? 관우: 중학교 때 가정시간에 배웠어. 사람마다 다르지 않아? 시원: 오빠는 보기보다 많이 아네. 그럼 배란주기도 알아? 관우: 정확하게는 모르겠어. 영광: 28일 정도를 주기로 해서. 생리 시작한 지 14일째부터 3, 4일 동안은 수정 가능한 걸로 알고 있어. 여진: 그럼 생리 중간에는 임신이 안 되는 거지? 시원: 당연히 안 되지. 난자가 죽은 거니까. … 나 갑자기 화가 나. 내가 내 몸에 대해서 별로 아는 게 많지 않은 거 같아. 동성애는 어떻게 생각해? 영광: 우리 아빠는 다 가르쳐 주면서도 배란주기는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셨어. 시원: 오빠가 성관계를 맺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셨나봐. 사실 우린 너무 몰?? 성교육 교사들 봐도 잘 모르는 거 같아. 아니면 겁이 나서 안 가르쳐주거나. 시간도 너무 적고. 여진: 난 제일 짜증나는 게 여자로서 이렇게 해야 한다는 말이야. 아니면 이상하게 과격하고. 중학교 때 한 선생님이 이러시는 거야. 여자는 당당해야 한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당당하게 사는 사람에게는 성관계도 불 필요하다고 그러시는 거야. 불평등한 관계니까. 그건 말도 안 되잖아. 자기들은 다 하면서. 하여간 그런 식으로 설명해서 아이들이 되게 헷갈려했지. 그 선생님 동성애자였나? 시원: 한번은 학교에 소문이 쫙 퍼진 적이 있어. 어떤 여자애 둘이 화장실에서 키스하다가 들켰대. 그런데 그때부터 걔들이 왕따당했어. 여진: 아는 애가 어떤 애를 되게 좋아했어. 그러다가 나중에 분위기가 이상해졌지. 다른 여자애들하고 말하는 것도 싫어하고. 그러다가 나 너 너무 사랑해 하면서 기습공격을 한 거야. 쪼가리 알지? 키스 마크. 쪼가리를 목에 남긴 거야. 시원: 남학교는 어때? 영광: 요즘에 커밍아웃 유행됐어. 홍석천 덕분에 완전히 떴어. 친밀함 표시할 때 농담으로 하지. 관우: 남자애들은 주로 때리면서 놀지. 영광: 내가 한번은 청소년 사이트 게시판을 험악하게 만든 적 있어. 누군가가 동성애한다는 글을 올린 거 보고 에이즈를 비롯해서 성병 조심하?箚?했다가 엄청 깨졌어. 여진: 병이 있을 때 하면 걸리는 거지 무조건 동성끼리 한다고 걸리는 건 아니잖아. 영광: 아니야 동성끼리는 그래. 시원: 체육책에도 한줄 나오잖아. 동성끼리 성행위를 하면 에이즈에 걸린다. 그런데 그건 병에 걸린 사람이 콘돔 안 쓰고 관계하면 걸리는 거지. 우리가 대부분 잘못 알고 있어. 여진: 동성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시원: 인정해. 영광: 나도 물론 인정해. 내가 말한 건 동성애를 무시하는 게 아니었어. 시원: 동성애는 욕구야. 그게 단지 주류가 아니라고 해서 비난할 수는 없어. 영광: 나도 비주류였기 때문에 비판한 건 아니야. 의견을 묻는다면 반대를 하는 거지 인정을 안 하는 건 아니야. 예를 들어 내가 담배 피우는 거 싫어하지만 친구들이 담배 피우는 거 상관않는 것처럼. 시원: 그럼 동성애자들이 누려야 할 인권은? 국가적 혜택은? 영광: 당연히 누려야지. 첫 포르노의 충격 관우: 우리 이야기가 사실은 대부분 언론 같은 데서 접했던 거지. 말하자면 사실 정답이 주어져 있는 거지. 나도 읽었고 그게 옳다는 건 알아.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는 거 같아. 영광: 어느 누구라도 인권유린을 당해서는 안 돼. 여진: 나도 인정하지만 현실적으로 주위에서 그런다면 반대하게 돼. 아까 낙태 이야기랑 비슷한 거 같아. 생명은 소중한데 키우는 건 사실상 무리잖아. 인정은 하지만 현실적으로 반대하는 거지.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잠깐 쉬었다. 여진이 테이블에 있던 스포츠 신문을 들 여다보며 “OOO도 애 가졌다가 자연유산 됐다며?”라고 말했다. 다른 친구들 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진: 포르노 언제부터 봤어? 관우: 중1. 시원: 아직 안 봤어. 하지만 빨간딱지 비디오들은 봤지. 영광: 나도 중1 때 처음. 여진: 난 초등학교 6년 때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요> 비디오 재킷을 봤어. 꽤 충격이었지. 중1 때까지는 그걸 포르노라고 믿었어. 진정한 포르노는 고1 때 봤지. 영광: 초등학교 5년 때 처음으로 여자 전라 사진을 봤어. 어떤 잡지에 실린 샤론 스톤 사진이었어. 그때 여자의 벗은 몸을 처음 봤지. 애들이 몰 려왔는데 의식적으로 저런 거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쨌든 봤지. 여진: 영화에서는 남자 성기는 안 나오잖아? 난 포르노에서 보고 막 충격 먹었어. 시원: 사디즘적인 게 나와서 그런 거 아냐? 영광: 그런 게 아니라도 도저히 이해 안 가는 게 많아. 여진: 남자 두명에 여자 한명인 것도 있었고. 그게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모르겠어. 내가 무슨 수로 알아? 보니까 별별개 다 있어. 다리 한짝 올리고 하는 것도 있고. 이상한 게 너무 많아. 시원: 궁금한데 그런 게 스토리가 있는 거야? 영광: 절대 없어. 여진: 게다가 외국말로 하니까 못 알아듣지. 하지만 매매춘업소 같은 데는 가끔 그런 손님도 있데. 하지만 불가능하데. 영광: 그런 거 원하는 사람이 있긴 있나봐. 항문섹스 같은 것도 그렇고. 여진: <파란대문>에 그랬잖아. 거기서도 어떤 남자가 여자애 교복 입혀 놓고 하잖아. 원조교제처럼. 시원: 변태야. 여진: 변태는 우리 주변에도 많잖아. 특히 지하철. 한번은 지하철에서 어떤 아저씨가 신문 보는 척하면서 계속 다리를 만지는 거야. 그래서 내가 “아저씨 뭐하는 거예요!”하고 소리 질렀더니 되레 나보고 “이 미친년이 뭐가 어떻고” 하는 거야. 눈물이 다 나더라. 평소에는 그럴 때 경찰서에 끌고 가고 어쩌고 생각했는데 한마디도 생각이 안 나는 거야. 변태들의 특징은 ‘당당함’ 시원: 소리를 지르면 어떨까? 여진: 그런데 이거 알아야 해. 변태들의 특징은 대부분 담담하다는 거. 당당하고. 관우: 진짜 여자애들은 그런 어려움이 있겠구나. 난 사실 그런 생각 별로 안 해 봤어. 시원: 왜 여자는 반항하지 못할까. 여진: 순간 당황스러운 거야. 평소에 생각했던 건 하나도 생각 안 나. 몸만 덜덜 떨리고. 정말 원통해. 시원: 그게 성폭행 당하면 무력해지는 거랑 마찬가지겠다. 관우: 난 그런 내용의 포르노 한번 봤어. 그때 벙 떴어. 친구 집이 이층 인데 걔방에 앉아서 봤는데 그런데 보는 순간 이거는 너무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좀 다르게 만들 수도 있지 않나? 예술성도 있고 스토리도 있는 걸 찾아봐야지 그런 생각만 했어. 여진: 맞아. 아름다운 영상도 있지. 관우: 그런 생각하면서 계단 내려가다가 넘어졌어. 나도 모르게 몸에 기운이 빠진 거야. 영광: 진짜 충격받았나봐. 충격받은 거야 아니면 열받은 거야? 관우: 충격이지. 한 3, 4분 정도. 여진: 에로비디오 정말 유치하지 않아? 그런데 얼마나 유치하냐 하면서 보게 되지. 관우: 중학교 때에는 학교에 가져와서 돌려보고 그랬지. 고등학교에서는 별로야. 영광: 지금은 오히려 직접 하고 싶은 욕망이 생기지. 기회가 사실 많으니 까. 여자친구들도 많이 생기고. 또 인터넷으로 보면 되는데 굳이 비디오 돌려 볼 필요도 없지. 관우: 그 대신 포르노사이트 가본 적은 많아. 영광: 어디 사이트 졸라 야하다, 그런 이야기들 많이 하지. 아 이거 소라스 가이드네 이거 몇 번째 야설이 정말 좋아, 아니야 어디가 더 좋아 그러기도 하지. 여진: 남자애들은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사이트 주소 알려주기도 하잖아. 보려고 하면 막 감추고. 시원: 자기들도 잘못됐다는 거 아나 보지. 영광: 드러내고 싶지 않은 거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거 같아. 심지어 더 잘난 척하기도 해. 시원: 여자애들의 반응은 더럽지 않느냐는 반응, 아니면 왜 여자들이 즐길 수 있는 포르노사이트는 없냐는 반응이야. 극단적이지. 관우: 하지만 포르노를 아무리 봐도 그건 제대로 된 남자여자 관계는 아닌 거 같아. 나는 남자와 여자의 관계, 특히 성관계라는 건 그냥 저절로 알게 됐던 거 같아. 초등학교 때. 시원: 나도 초등학교 6학년 정도쯤? 난자, 정자 이야기는 들었지만 어떻게 가서 어떻게 만나는지 몰랐어. 삽입된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이해가 잘 안 됐어. 영광: 내가 받은 교육은 여자는 월경, 남자는 몽정한다는 거. 여진: 나 궁금한 게 있는데 몽정도 주기가 있는 거야? 영광: 없어. 자위는 스스로 하는 거고, 몽정은 자다가 하는 거니까. 남녀공학은 꼭 해야 한다 여진: 야한 꿈꾸면서? 스트레스 해소도 된다면서. 영광: 난 아직 자위는 못해봤어. 그래서 어떻게 하는지 몰라. 관우: 난 알아. 한번은 학원에서 어떤 남자애 사이코가 쉬는 시간에 앞에 나와서 애들한테 막 설명하더라. 이상한 그림 잘 그리는 그런 애 있잖아. 영광: 맞아, 꼭 그런 애들 한명씩 있어. 영웅주의에 빠진 애들. 남자애들은 거의 90% 이상이 포르노를 통해 성에 관한 지식을 접해. 그 이전이나 이후나 제대로 된 성지식을 배우지 못해. 포르노 몇번 보고는 빠삭하다고 착각하는 거지. 심지어 여자애들에 대해서도 빠삭하다고 믿고 있어. 그리고는 순전히 어떻게 해주면 즐겁게 해주느냐, 그런 게 성지식인 줄 알고 있어. 시원: 즐겁게 해준다는 건… 영광: 말하자면 테크닉. 성행위의 테크닉 말이야. 어떻게 해주면 어떤 반응이 나오더라는 식이지. 한마디로 나쁘게 말하면 여자를 자기 노리갯감으로 여기는 거야. 여진: 관우 오빠는 여자친구 있어? 관우: 있었지. 여진: 만지고 싶었던 적 없어? 난 키스하고 싶고 만지고 싶고 그런데. 관우: 난 만지고 싶지는 않았어. 아무도 이해를 못하는데 진짜 그랬어. 그런데 더이상 뭘 어떻게 해? 영광: 마이 베스트 프렌드도 그래. 걔는 그래서 자신이 동성애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여진: 그럼 남자들은 하루에 얼마나 섹스에 대해 생각해? 영광: 미국 남자들은 1분에 한번씩 생각한대. 내 경우에도 가끔 가다 그런 생각이 들어.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들어 올 때가 있어. 여진: 그건 당연하지. 자꾸 부정하는 게 나쁘지. 인정할 거 인정하자고. 혹시 관우 오빠도 자기 과거를 아름답게 꾸미려는 거 아니야? 아니면 부정 하고 싶거나. 관우: 정말 아니었어. 이 마당에 내가 왜 미화시키겠어. 정말 아니야. 여진: 근데 내 남자친구는 공부도 잘하고 여러모로 범생이인 편인데 되게 밝혀. 시원: 여자도 자위행위 할 수 있는 거 같아. 여진: 딱 까놓고 이야기해보면 다 성욕은 있어. 영광: 너는 꼭 행동으로 옮기는 것만 성욕을 인정하는 거라고 이야기하 는데. 꼭 옮길 필요는 없잖아. 여진: 내 경우는 옮기고 싶으니까. 시원: 그럼 너는 남자애들한테 의사를 물어봐? 여진: 물어봐야지. 그나저나 콘돔은 어떻게 생겼어? 관우: 콘돔 자판기에 그려져 있는 그 꽁다리 같은 거? 여진: 콘돔이 비싸다며? 시원: 베네통 콘돔은 세개에 삼천원이래. 여진: 정말? 시원: (모양을 설명하면서) 표면이 오돌오돌한 것도 있어. 여진: 얇으면 스타킹 같은 거야? 남자애들은 그걸 끼면 성욕이 감퇴한다고 믿고 있어. 시원: 그렇지 않아. 페미돔은 동그랗고 크고 풍선 같아. 영광: 니네 학교 좋다. 그런 것도 가르쳐 주고. 우리 학교는 남학교인데 왜 가르쳐주지 않는 거야. 시원: 콘돔 설명 들을 때 애들 반응이 비교적 심각했어. 긴장해서 그랬겠지. 여진: 난 너무 모르는 게 많은 거 같아. 영광: 으하하. 알면 됐군. 근데 지금 시간이 상당히 됐지? 시원: 오늘의 결론 내려야지. 영광: 오늘의 결론? 시원: 응. 미리 보고 왔는데 여기서는 꼭 그래. 영광: 내가 해볼게. 남녀공학을 꼭 하자. 양적으로 질적으로 성교육을 많이 시키자. 시원: 어릴 때부터 시키자. 여진: 그럼 10대도 섹스는 할 수 있는 거지? 그건 합의된 거지? 그지? 관우, 영광, 시원 그렇지. 영광: 그건 진작에 다 이야기했잖아. 토론 전에 햄버거 먹으면서. 여진: 그러면 임신이나 낙태는 피하자. 영광: 관우가 결론내봐. 니가 이야기 제일 많이 들었잖아. 관우: 난 잘 정리가 안 되는데. 사실 10대는 성에 관해 잘 모르고, 개방 적이길 요구한다. 어른들은 알면서, 지키려고 한다. 거기서 충돌이 있다는 걸로 이야기가 끝날 거라고 예상했어. 예상과는 달라서 좋았어. 시원: 성적 다양성을 인정하자. 그리고 관우 오빠는 연애를 해야 한다. 여진: 난 양다리 가능해. 관우 오빠 나 양다리 가능해. 그거야 오늘의 결론. 관우: 아까 여자친구 이야기했잖아. 진짜 친구로 지내고 싶었어. 내가 너무 고리타분했나 아니면 다른 억압 때문일까. 한번 생각을 해봐야겠어. 영광: 어차피 사람이 다 같을 수 없잖아. 나도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 이성으로서가 아니라 정말 여자친구. 그러면 문제도 더 적어질 거야. 그러니까 남자애랑 여자애를 갈라놓으면 안 돼. 붙여놓으면 안 된다고 아직도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어. 남녀공학은 필수야 필수. 시원: 남녀공학 해서 성교육 세게 하자. 피임교육 세게 하자. 정리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