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YU ] in KIDS 글 쓴 이(By): greenie (푸르니 ) 날 짜 (Date): 1999년 8월 26일 목요일 오전 04시 37분 49초 제 목(Title): 커플링 요즘은 커플링을 하는 커플이 종종 있나 보다. 듣기 흐뭇한 얘기이긴 한데... 처음엔 '몇 주년 기념으로 맞추는 걸까?'란 생각을 했다가 100일이란 걸 알고는 놀랐는데... 방금 전엔 '1주년인가부다'하고 글을 읽어 내려갔더니 또 100일이었다. 크고 깊은 스케일로 시간과 사귐을 보게 된다는 게 얼마나 좋은 것인지 모른다. 그렇지만 요즘 커플이라고 특별히 더 오래 사귄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는 나에게는 솔직히 반지 맞추는 시간만 빨라진 게 아닐까라는 의문이 든다. 즉, 다른 모습이 과연 얼마나 달라졌겠느냐 하는 거다. 나의 대학 시절을 송두리째 함께 한 그 아가씨와의 반지... 아직 차마 던지지 못하고, '내가 결혼 날짜 잡으면'이란 핑계로 아직 걸어 둔 그 반지... 100일에 반지하는 커플의 과연 얼마나가 시간의 심사를 통과하는 강한 사랑을 할른지... 혹시 아파하기에도 힘이 모자라 휙 던져지는 사랑이 그 반지를 통해 훗날 나타날른지... 조금은 걱정이 된다. 어쩌면... 100일의 시간이 충분히 긴 것이 아니라, 반지의 무게가 충분히 가벼운 건지도 모르겠구나. 푸르니 논리의 수미(首尾)가 일관된 생을 우리는 희구한다. - 전 혜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