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YU ] in KIDS 글 쓴 이(By): flylee (흑선풍) 날 짜 (Date): 1996년04월11일(목) 16시01분14초 KST 제 목(Title): 운수 좋은 날 어제는 정말로 엄청난 하루였다. 서울에 볼 일이 있어서 5시 30분에 실험실을 나섰다. 자전거를 바람처럼 달려서 정문에 세워두고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나가던 회색 엑셀 승용차가 지나가다 멈춰서 "빵빵" 하는 것이다. 설마 나에게 그러는지는 모르고 택시 안 오나하고 있는데 다시 한 번 "빵빵". 선배가 내 이름을 부르면서 어디 가느냐고 소리치고 있었다. 그래서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서울 가는데 터미날까지 태워 달라고 졸랐다. 마음 좋은 선배는 약간 망설이다가 좋다고 말했다. 아이구 룰루랄라....... 악! 터미날에 도착해 보니 7시 20분까지 완전 매진. 퇴근 시간. 역이나 동부 터미날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늦을 거라고 삐삐 치고, 전화하고 나서 근처 만화가게에서 독서로 시간 때움...... 이제는 서울로 갈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자리를 확인하는데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내 등치의 1.5배는 됨직했다. 나도 등치가 큰데, 아이구 망했다. 더우기 이 사람은 나 몰라라 복도쪽에 앉아서 엄청난 몸으로 내 옆구리와 좌측 몸통을 짓누르는 것이다. 2시간이면 되니까 내가 좀 참자! 어떨결에 졸다가 일어나 보니, 천안 삼거리 휴게소. 저녁을 간단히 먹고, 졸고 나니, 안성. 다시 한 번 졸고 나니, 평택. 다시 졸고 나니 오산. 이제는 엉덩이 아프고 옆에 사람이 엄청난 몸으로 짓누르는 압박감을 견딜 수가 없었다. 시계를 보니 11시 , 악!!!!!!!. 강남에 내리고 나니 11시 30분. 먼저 삐삐 치고, 집에 전화를 하는데 아무도 받지 않는다. 아차 열쇠를 놓고 왔는데, 윽. 연락 받을 길이 없어서 ( 내가 삐삐가 없음) 일단 택시를 타고 숙대 입구로 갔다. 택시를 합승해서 탔는데, 보광동을 들려서 간다 하길래, 그래라 했더니, 81-1번 종점까지 갔다가 이태원을 돌고 삼각지를 통해서 숙대 입구에 내렸다. 어저씨 얼마 드리면 되죠? " 4천원!" , 미터기는 4천 5백원을 가리키고 있었다. 3천원을 꺼내들고 있던 내 손이 어색했다. 그리고 경악의 소리, " 뭐라구요 ! 3천원 드릴께요." 그랬더니 이 아저씨가 도리어 화를 낸다. 그렇잖아도 우울했는데, 아이구 5백원 더 던져주고 그냥 내렸다, 싸우기 싫어서, 에이 드럽다! 이제 12시. 자리를 잡고 삐삐 치고, 집에 다시 전화를 했다. 집은 아무도 받지 않는다. 다시 한 번. 그러나 반응이 없는데, 아이구... 삐삐 답은 왜 안 오지, 10분을 기다려도 반응이 오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삐삐를 치려고 하니, 음성으로 만나기로 한 사람이 비행기를 놓쳤다고 다 집으로 갔단다. 아이구, 그래서 다시 만나기로 한 사람들 집에 전화를 했는데 받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바람의 온도는 영하로 떨어지고 있는데 남영동 길 거리를 해메이고 있다니. 그리고 시계를 보니, 집으로 가는 막차가 남아 있었다. 그래서 다시 집으로 전화를 했다. 아무도 받지 않는다. 집에 아무도 없는 것일까. 집에 가는 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일까. 그래도 가보자. 정 안되면.... 막차를 10여분을 바람과 싸우면서 기다려 탔다. 이제는 12시 45분. 막상 집에 도착했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 그래서 다시 전화. 뚜우 뚜우 뚜우... 문을 두드려 봐도 대답이 없고. 이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날을 새야 할 것같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전화를. 10분 정도를 들고 있었을 때에 드디어 반응이 왔다. 와, 만세! 누나가 전화를 받았다. 감격의 눈물, 흑흑흑... 이렇게 고생을 해서 서울 갈 거면 다음부터는 가지 말아야지! 여러분 선거일을 휴일로 생각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나 같이 고생. 꼭 한 표라도 행사를 합시다. @@ 어쩌면 ... @@ 부끄럽다 두렵다 이 카페 이 자리는 @@ 내 간음의 목격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