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UFSan ] in KIDS 글 쓴 이(By): geguri (풀피리) 날 짜 (Date): 1997년07월13일(일) 16시03분03초 KDT 제 목(Title): 겟뻘, 청갈치, 망둥어..해변으로 가요~ 어제(12일 토) 새벽 ... 밤새 술먹고 우리 주당들...또 "낚시 얘기가 나왔다. = 낚시간다."가 됐다. 떡 본김에 제사지낸다는 말이 실감났다. 우린 항상 그랬다. 아침에 술분위기가 거의 파장이 될 때 쯤 해서 낚시를 가기로 했다. "이번엔 좀 근사한데로 가자~.." "그래 진도로 가자~" "형 아냐..내가 아는데가 있어요~.. 쥑~여주는데..." 그래서 가기로 한 곳이 전북 부안방면 변산부근 모항이었다. 바다낚시를 가기로 한 것이다. 짐을 챙기는 저마다의 표정들 속엔 전날 밤새먹은 주당들같아 보이진 않았다. 그저 신이난 손놀림에 난 감탄만 했다. 행선지로 향하는 우리 모두의 발걸음은 칼 루리스의 그것 이었고, 가슴은 마구 뛰어 신혼 첫날밤을 맞이하는 나이 어린 소년같은 동그란 눈을 가지고 있었다. '오늘은 바다낚시를 하는 구나~'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지루하고 퀘퀘하게 찌들은 자신으로 부터 해방된 기분을 저마다 느끼고 있었다. 아직도 하늘은 장마로부터 해방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인지....지방도로 국변에는 저마다의 갖가지 표정을 다 짓고 있었다. 구름과 안개에 휩쌓인 산과 들을보며 각자 한 마디씩 던진다. "눅눅한 환경에서도 저런 장관을 만들어내는구나~" "이야~..저 산 좀 봐~ 이쁘다" (킥킥...남자녀석이 '이쁘다'란 표현을 쓴다.) 정말 장관이 아닐 수 없었다. 나도 한 마디 거들었다. "고래섬이다~" 섬 모양이 꼭 고래같아 보였다. 바다냄새가 차 안에까지 들어왔다. 냄새가 신이난 기분을 더 부추겼다. 해변을 둘러싼 국도엔 음식점이 뜨문뜨문 눈에 띄었다. 이름이 참 우스웠다. 꼴레가든, 거시기가든...이름이 토속적이었다. 줄포에 머물러 우린 필요한 미끼와 식료품을 더 구했다. 줄포를 지나 작은 "미니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는 왕포부근에 자리를 잡았다. 모항에 가기로 했지만 표지광고에 "낚시의 요람"이란 문구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자판커피를 한모금 마시고는 행동에 들어갔다. 꽝이었다. 계속해서 손맛은 없었다. 그저 일택이와 막내 운표만 망둥어를 건져냈을 뿐이었다. 난 바늘에 미끼만 끼워 넣고 다시 들어올리는 일만 연거푸 반복했다. 그리곤 바다만 바라봤다. 멍 하니 바라보는 바다엔 나의 과거와 미래가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사람들은 바다를 찾겠지. 많은 걸 가져다 주는 바다에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한참 동안 이런저런 생각에 골몰해 있는 우릴 보고 일택이가 소리쳤다. "바다 개구리다~" 우리 모두는 자지러지게 웃어댔다. 근데 정말 바다 개구리였다. 바닷물에서 사는 개구리는 정말 바다 개구리인가? 옆 갯바위로 자리를 옮겼다. 난리가 났다. 자그마한 망둥어새끼가 바다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광경에 모두들 깔깔거린다. 얼마만의 느낌인가! 자연과 벗삼아 우리는 웃고 있었다. 우린 눈을 돌릴 수가 없었다. 여지껏 땅위를 톡톡 뛰어다니는 망둥어만 보아온 터라 신기한 듯이 바라봤다. 운표는 재미있는지 망둥이에게서 눈을 떼어내지 못 하고 미소를 만들고있었다. 재미있는 세상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런데 이 곳도 역시 꽝이었다. 물이 빠지고 있었는지 해변엔 게천지였다. 말 그대로 게판이었다. 어감이 이상하지만 게세끼들이 사방에서 득실거리고 있었다. 우스웠다. 운표는 게를 줍는데 열중했다. 게장이라도 할려는 모양이었다. 일택이가 차에서 쉬고있는 동안에 운표와 난 겟벌을 걸었다. TV에서 방영한 다큐멘타리 '겟벌은 살아있다'가 떠올랐다. 그런가보다 정말 겟벌은 살아있었다. 우린 자리를 뜨기로 했다. 밤새 마신 술탓인가 모두들 피곤해보였다. 하지만 정신은 맑아 있었다. 가기전에 우린 격포구경이나 하기로 했다. 채석강으로 유명한 곳이며 그곳은 추억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예전의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물 위의 기름 띠 하며...많이 너저분한 모습을 갖추고 있을 따름이었다. 하지만 산위 바위틈에 누워있는 소나무는 그대로 예전 그대로 였다. 모처럼 찾은 장소라 좋았다. 12시경 격포를 떠나 돌아오는 길에 해변국도에 10여대의 차량이 즐비하게 세워져 있었다. 우린 차를 세워 놓고 궁굼증을 풀기로 했다. 근데 왠 일인가. 저기 저 쪽에서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우린 그 자릴 지키고 섰지 못하고 함께 끼기로 했다. 장비를 갖추고 우리도 내려갔다. 여기 저기 신들린 사람들 뿐 이었다. 마구 걸려오는 청갈치에 분주해 보였다. 우리도 미끼를 던졌다. 이상했다. 청갈치는 사람을 가리는 습관이 있는 것 같았다. 우리에겐 절대로 걸리지 않는 걸 보면... 하지만 그게 습관이 아니란 걸 알게됐다. 운표가 해낸 것이다. 잘 생겨보이는 청갈치였다. 일택이가 주어온 ???(이름을 까먹었음)로 운표가 잡은 그 잘생긴 청갈치를 구웠다. 난 입만 살았나보다. 잡은게 없었기에 먹기만 하는 걸 보면... 시간은 어느덧 6시를 향하고 있었다. 난 애들에게 오늘 손맛을 못 보면 다시는 낚시길에 오르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런데 왠일인가! 망둥어가 그 얘길 들었나보다. 불쌍하다고 생각이 들었는지 두 마리가 걸려주었다. 그래서 담에도 와야할 것같다. 푸후. 잡은 망둥이를 놔 주고 6시 반경. 우린 우리의 보금자리 생활관을 향해 출발했다. 부우웅~ @..@ "Ribbit" E-mail : jspark@geguri.kjist.ac.kr ==> more (----) ♩ ♪ ♬♩ ♪ " @dic.~ " ( >__< ) 풀피리 " @cvex.~ " ^^ ~~ ^^ http://sangdu.kjist.ac.kr/~jspark/ => My Homep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