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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UFSan ] in KIDS
글 쓴 이(By): riceworm (@~쌀벌레~*)
날 짜 (Date): 2000년 6월 29일 목요일 오후 05시 09분 48초
제 목(Title): 즐겁지만 화딱지나는...유람




시드니의 여러 구경거리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떠나오는 날 아침에 혼자서 찾아갔던 Watsons Bay.
변두리에서 시티 구간까지만 갈 수 있는 전철패스를 가지고 구간밖에 가서는 
몰랐었다고 시치미를 뚝 떼고...

역주변 공사로 분위기 험악한 정류장에서 L82 버스타고 부자동네 유람을..
그냥 버스에 탄 채로 본다이 비치에서 '본다이(바위에 부딪치는 파도)'를 감상하고
종점에 내려 마음껏 밟을 수 있는 잔디의 감촉을 누린 후
찾아간 왓슨 베이는 그냥 사진에서 볼만한 그런 바닷가였다.
색색의 요트들이 둥둥 떠있고...

가장 맘에 든 것은 해변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산책로.
더러는 프림가루 같은 모래사장을 밟고, 더러는 바위 사이로 난 길을 걸으며 시원한 
바람을 즐기는데
Lady's Beach는 토플리스라고 그래서 호기심에 봤더니 
경고문까지 있다.  누드는 해변에서만 허용된다고.

그런데, 이게 뭐야. 꺅~~~
토플리스면 여자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배나온 아저씨들 포함하여 삼삼오오  전라의 차림으로 일광욕을 하지 뭐야.
아이 남사스러워라. 깜짝놀랐네....


전략적 요충지였을 등대곶(The Gap)에 올랐을 때는
눈앞에 검푸르게 펼쳐지는 드넓은 태평양의 위용에 눌러 울컥 목이 메이기도 했다.
원래는 바지런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관광하려던 생각을 다 뿌리치고 
그냥 눌러 앉아 하루종일 놀았다.

멀리 바라보며..   절벽 내려다 보며..

신경질이 무척 났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 하지만 좁은 나라.
허리끊어지게 노력해서 가꾼게 그정도인데,
얘네들은 뭐야, 가만 앉아서 이런 경치 구경하며 요트나 타고 있고.. 씽..

어쨌든
좋았다. 눈물날 만큼.

다음엔 관광차 돌아다니지 말아야겠다.
자꾸 억울하고 신경질도 나면서....
또 좋은 풍경은 아껴뒀다가 좋은 사람이랑 함께 봐야지.

 



 
      v v
    ..@"@..            나비가 되고픈 푸른 애벌레의 꿈이여
     ((~))
      (  )                        하늘에 닿고픈 미물의 욕심이여......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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