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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UFSan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아카시아)
날 짜 (Date): 1996년04월26일(금) 15시42분02초 KST
제 목(Title): 봄을 살아가는 자세



등교하는 길에 차장 밖으로 보는 봄의 모습은 매혹적 이다.

때로는 도발적이기 까지 한 봄의 자태에 난 유혹 당하고 싶다.

산 한귀퉁이 떨어져 자리 잡은 진달래는 어릴 적 진달래 꽃잎 따 먹던 시절을

되살려 준다. 왕산에 발을 들여 놓은지 어느덧 6년이 지나고 있다.

왕산에 진달래가 필 때면 항상 진달래를 따다가 술을 담그고 싶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1, 2학년 시절 친구 녀석들에게 그렇게 바람을 집어 

넣어 봤지만 술을 담그는 거사를 같이 하겠다는 사람은 없었다. 그때 만일

술을 담궈 땅에 잘 묻어 두었다면 지금쯤 잘익은 빛깔의 진달래 주의 향기를

음미할 수 있었을 텐데. 올해가 학교에서 진달래 주를 담글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데도 난 또 이렇게 생각만 앞서고.

화사하게 피어있는 개나리는 어린 노란 병아리들이 떼지어 몰려 있는것

같은 인상을 줘서 따뜻하고 포근하다. 확 파묻혀 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목련도 볼만 하다. 어느 동화속에 있는 얘기던가 ? 사랑한다는 말 대신 노란

손수건을 나무에 걸어 놓았다는 ......  목련은 더 깊은 그리움을 자아내는

아이보리 색의 손수건을 온통 나무에 매달아 놓은듯 나에게 손짓한다.

교향관 올라가는 계단 틈사이로 삐죽 머리를 내밀고 있는 저 작은 민들레

꽃은 또 얼마나 사랑 스러운가. 이런 날이면 명수당에 누워 따스한 햇살을

즐기고 싶어지는데 .......

어째든 이 시간부로 중간고사도 끝났다. 

봄이 가고 있다. 이 봄이 다가기 전에 그동안 바쁜 일과에 지쳐 잊고 지냈던

소중한 사람들에게 엽서라도 띄우는 여유를 가져봄이 진정 봄을 살아가는 자세가

아닌가 싶다. 많은 hufsan이 소중한 사람들에게 이 고운 봄 향기를 전할 수 있는

봄의 배달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 아카시아를 알고 있는 모든 분들
                                 
                                         보다 아름다운 봄을 누리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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