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odPlaces ] in KIDS 글 쓴 이(By): zima (실버...) 날 짜 (Date): 1995년01월08일(일) 15시55분41초 KST 제 목(Title): [그 옛날...] 압구정 '상류사회'(레스토랑) 오늘 따라... 잠도 안오고... 그냥 뒤척이다가 옛 생각이 잠깐 나서... *** 지금은 없어졌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장소를 옮겨서 몇 년뒤 근처에 다시 오픈했지만... 도저히 옛날 그 맛은 나지 않는다...) 압구정... 한양 파출소 건너편... '사라'에서... 지금 안경점 '서기전' 있는 쪽으로 가다보면... 2F에 자리 잡고 있던... 상류사회(High Society)에 대한 옛 추억을 추스려 볼까 한다... 87-88년 당시에 한참 물이 올라 있던 곳이었고...(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오렌지니 야타니 하는 따위의 공식적인 용어는 없을 때였고..) 압구정동에 맥도널드가 갓 생겨서 각광을 받기 시작할 때 였음... 80년대 중.후반 에 주로 유행하던... 고급 레스토랑 스타일의 가구, 조명, layout 를 골고루 갖춘 곳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마도... 지금 '사라'가 그대로 그 자리에 새로이 오픈하지 않았다면...... 박물관 처럼 그 때 유사했던 모습들을 보존하고 있을게다... 이대앞의 장미빛 인생... 연대앞의 '쁘라꼬프'... 'J&B' 등이 같은 족보에 속하던... 당시 최신의 카페, 레스토랑 이었는데... (하긴 이대앞 '장.인생'은 92년 봄에 가 보았을때에도... 이미 락카페인가로 바뀌어... 발길을 돌리게 했었으니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상류사회를 개인적으로 가장 꼽았던 이유는... 단순히 그곳이 당시에 물이 좋다는 이유만은 아니고... 88 올림픽 이전... 12시 영업 제한이 없을 때... 학생이었던 분들은 기억하리... 시간 제한에 구속 받지 아니하고... 술마시고... 당시의 시국에 대해서... 답답한 마음들을... 풀곤 하던 그 당시를... (이건... 청벽집에서든... 신림부페 물 새던... 양철 지붕 밑에서든... 아님... 분위기가 다소 사치한 맛이 있더라도... 가끔은... 연대앞 '바로크', '체르니' 등에서도... 가질 수 있었던... 당시 우리들만의 책임이자... 동시에 고뇌의 대상이었던 까닭에...) 물론 ... � 젊은이로서... 사랑의 상처, 좌절, 환희 등도 메뉴에서 빠질 수 없었을테고... Anyway,... 새벽 12시를 넘기면서... 당시 '상류사회'에서는.. Bach의 무반주 첼로 조곡(Suite for Solo Cello) 6곡을 close 하던 시간인 새벽 4신가 5시까지... 계속 틀어주었었다... 야심한 밤에.... 진한 블랙커피 여러잔이... 테이블에 놓이고... 조곡에 쉼취해 ... 편지라도 쓸라치다가 .. 출출한 배를... 새벽 특별 메뉴인 '상.사' 떡복기로 때우다 보면... 어느덧 먼동이 터오곤 했었으니까... *************************************** 마이스키의 CD ... French Press 식 coffee maker... Hazelnut Fudge Bean... 그리고 내가 아끼는 사진 한장... 어느 무엇도 당시보다... 덜 세련되고 덜 개화(?)된 것은 하나도 없건만... 이리 옛� 상념에 젖어 봄은 왜 일까...?? 하지만 마이스키 대신... 궁상스럽게도(?) ... 이 먼 곳에서... 음력 동짓달에... 노찾사의 '그날이 오면을' 되돌리고 있다... :( 마이스키의 연주가 당시에 듣던... 카잘스의 그것보다 못해서 일까? -- zi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