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GoodPlaces ] in KIDS 글 쓴 이(By): KennyG (Kenny G) 날 짜 (Date): 1998년 5월 21일 목요일 오전 12시 13분 29초 제 목(Title): Re: <다시답> 벌레 많이 볼 수 있는 곳 거미를 좋아하신다구요? 저도 거미를 좋아하는데... 저는 도시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많은 벌레를 접해보지는 못했고 근처에서 볼 수 있는 벌레들을 많이 잡아서 키워봤어요. 그 중에서 거미를 키우던 시절, 거미와 함께 했던 즐거웠던 시간은 지금도 저에겐 아름다운 추억이랍니다. 그 거미는 연한 밤색에 약간의 줄무늬가 있는, 도시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었어요. 크기는 몸통만 1cm 정도였구 다리와 촉수까지 합치면 2~3cm 정도의 아담한 크기였지요. 그 거미와 함께 다른 벌레들도 같이 키웠었는데, 투명한 상자 (과자를 담았던 투명한 플라스틱이었음)에 여러 벌레를 같이 넣어놨었는데, 거미, 파리, 모기, 개미, 바퀴벌레, 이름을 알 수 없는 녹색벌레 등등... 그런데 3일 이상을 살아가는 것은 거미와 바퀴벌레 뿐이더군요. 더 오래 키우려면 뭔가 먹을 것을 줘야 할 것 같아서 상자안에 나무젓가락으로 구조물을 만들어줬더니 그 거미가 조그맣게 거미줄을 치더군요. 그래서 바퀴벌레를 핀셋으로 집어서 그 거미줄 위에 떨어뜨렸더니 (그 바퀴벌레는 몸길이가 3cm쯤 되는 매우 큰 놈이었음) 기특하게도 번개같이 덮쳐서 바퀴벌레를 마비시키더군요. 무척 배가 고팠었나봐요. 곧바로 조물닥거리면서 먹기 시작하더라구요. 먹는 것을 들여다보니 거미 입가에 물기가 굉장히 흥건하더군요. 나중에 백과사전에서 찾아봤는데 거미는 위액을 꺼내서 음식을 녹여먹는다더군요. 어쩐지, 바퀴벌레가 그렇게까지 물기가 많을리는 없지. 그리고 나서 한 5시간쯤 지났을까... 다시 와서 들여다보니 반을 먹었더군요. 바퀴벌레 몸통이 반만 남아있었어요. 거미는 배가 부른지 더 이상 먹지 않고 있더군요. 다음날 아침에 보니 나머지 반도 다 먹었더라구요. 남은 것은 돌처럼 단단한 바퀴벌레 이빨 뿐. 그런 식으로 그 거미를 한달 넘게 키웠었어요. 정들었었는데... 결국 나를 떠나갔지만... 먹이 구하러 바퀴벌레 생포하러 다니던 기억이 나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