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odPlaces ] in KIDS 글 쓴 이(By): bee (비~~~~~~~~�@) 날 짜 (Date): 1994년08월13일(토) 11시40분01초 KDT 제 목(Title): 지리산 종주.... 음.. 그러니까 몇년도였더라... 91년도였나보네요... 가다가 기절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한번 해보자 해서... 맘맞는 친구들 몇몇과 의기투합하여... 3박 4일 일정으로 떠났었어요... 사실 말이 몇명이었지...꽤 많은 인원이었어요... 거의 15명에 가까웠으니까... 기차타고(막차) 구례역에 도착하니까... 새벽녘이었어요... 거기서 대충 아침을 해결하고... 노고단으로 출발... 첫날이고.. 그 전날밤 기차에서 밤을 보내서인지.. 첫날은 별로 많이 이동하지를 못했어요... 우린 산장이 아닌 텐트에서 잠을 해결하기로 했기때문에.. 짐도 무지 많았구요.. 어찌됐든 첫날밤은 뱀사골에서 잤어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제써먹겠다구.. 기타까지 가지고 갔었거든요... 그날밤 실컷 목이터져라 노래를 부르곤 기타를 부셔버렸어요.. 흑흑... 그냥 버리긴 너무 아깝구... 그래서 쾅쾅... 다음날 새벽같이 일어나서...토끼봉을 넘어... 이 봉을 넘고.. 저 봉을 넘고... 둘째날은 장장 30여 킬로미터나 이동을 했어요... 다리가 풀려서인지.. 둘째날은 모두가 나르다시피 했거든요.. 난 죽어도 못가겠다.. 내려가겠다.. 내려달라고 거의 사정하다시피 하는 친구들도 있었구... 기왕온건데 천왕봉은 가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살살 달래는 친구도 있었구... 하여간 정말정말 힘들었어요... 둘째밤은 세석평전에서 잤어요... 산꼭대기에 그렇게 넓게 펼쳐진 고원(?)이 있을줄 누가 알았겠어요? 철쭉필때가 아니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정말 멋진 곳이었어요... 세번째날... 여태까지의 길과는 달리 가파르고 위험한 길이 나타났어요.. 그리곤 우리앞에 그 모습을 들어낸 천왕봉... 정말 눈물이 다 나더라니깐요... 세석평전에서 만들어온 주먹밥을 하나씩 물고 구름섞인 바람속에서 한참이나 쉰후에.. 아쉽지만... 철수를 시작했어요... 칼바위쪽으로 끊임없이 내리막만 계속되는 길... 나중엔 무릎이 꺾여서 걷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다 하산하고 나서야 산에 오르곤 첨으로 계곡에서 첨벙첨벙하며 놀기도 하구.. 하산하면서 내가 다시 산에 오르면 사람이 아니다 라고 몇번을 다짐했는지... 산행도중 한번의 기절과... 나의 인내력의 한계점이 여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치만 지금은 다신 산에 오르지 않겠다던 결심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가끔 산행을 하고 있어요... 세석에서 바라본 하늘의 은하수와... 계곡계곡에서 피어나는 구름들과... 사진으로만 봤던 '운하'라는 것과... 조금가면 비가 쏟아져 서둘러 우비를 입고.. 또 조금 가면 햇볕이 너무 따가와 어지럼증이 생겨 고생하고... 천왕봉에서 바라본 웅장한 지리산의 골격들과... 우리나라 젤 꼭대기에 올라와 있다는 뿌듯함과... 나도 지리산 종주했다는 자부심과... 그 기분을 잊을 수 없어 다시 산을 찾곤 해요... 도회지의 세련된 아가씨 같다는 설악산과 비교되는 시골의 순박한 아낙네같은 지리산... 그 장대함에 놀라고 왔었어요... 하산후 진주로 가서.. 몸보신(?)좀 한후에 다음날 서울로 올라왔어요... 종주계획에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쓰다보니 그때 그 감정이 살아나서 너무 길어졌죠? 그치만 지금까지 젤로 기억나는 산행은.. 이 지리산 종주와... 자정에 시작해서 그 다음날 정오에 끝낸 두타산 야간산행이예요... 전 비록 산은 잘 못타지만.. 그래서 같이 동행한 사람들 고생은 박아지로 시키지만.. 그래도 산을 참 좋아해요.. 지리산 종주 다녀오신후 얘기 해주시겠어요? 어디로 어떻게 다녀오셨는지... 느낌은 어떠셨는지... 그럼 잘 다녀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