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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odPlaces ] in KIDS
글 쓴 이(By): barang (choYJ)
날 짜 (Date): 1996년01월08일(월) 00시56분32초 KST
제 목(Title): 관악구청 앞 [한잔집]






   값도 그저 그렇고, 분위기? 이건 깔끔한 것 하고는 전혀 무관하고
   안주가 유별나게 맛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왜 서울에 갈 때마다 이집을 꼭 들르게 되는지 모르겠다.
   아마 학부때 자주 가던 집이라는 이유만은 아닌 것 같다.

   그냥 밥집 또는 소줏집이다(옛날식으로 대포집에 가까운)...
   귀퉁이 낡은 테이블하며 의자는 왜 그 동그란(얼굴크기) 깔판에
   파이프같은 다리 4개가 달리고 등받이 없는 그런 의자가 있다.
   겨울에는 연탄 난로를 피워 가끔씩은 문을 열어 환기를 시킬 필요가 있다.

   안주는 두부 김치를 꼽는다. 나는 개인적으로 술안주로 먹는 두부 김치를
   이 집에서 먹으며 습관을 들인터라 어딜 가도 이 집 것만한 두부 김치는
   없다는 생각이지만....
   대충 이렇다. 두부는 화투장 반만한 크기에 그 크기에 어울리는 두께로
   데쳐 나오고 그 주위를 둘러 김치가 놓이는데 이게 좀 특이하다.
   볶음이라기 보다는 찌게라고 불러야 어울릴 듯한 담백하고 짜지 않은
   ... 그런 김치가 올라온다. 암튼 이 집에 가면 난 이 안주를 기본으로
   시키고 다른 걸 찾는다.

   그리고 동태찌게, 이걸 시키면 조그만 양은 냄비에 찌게가 담겨 나오는데
   그냥 밥으로 시켜먹어도 좋고 소주 안주로도 좋다. 이것저것 지저분하게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국물이 아주 시원하다.

   그리고 두부전, 이거 그냥 두부전이다. 제사상에 오르는 두부전을
   생각하면 된다( 이집에서 가장 싼 안주다 )

   난 이 집을 가면 (두세명이 밥 안 먹고 간경우) 두부 김치 하나와
   동태찌게 하나를 놓고 먹다가 끝날때 쯤 두부전을 하나 시켜 먹는 것이
   주된 코스다.


   의자에 등받이가 없다는 건 중요하다.
   나름대로 술을 먹을 때에도 적당한 긴장감은 필요하다는 생각인데....
   등받이가 없으니까 그 집에서 먹을 때에는 적당한 자세를 유지해야
   허리가 안 아프다.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적당한 긴장을 유지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가, 그 집에서 술먹다가 뒤끝이 안 좋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 술잔에 반가움과 오래 된 기억을 띄워가며,
   크지 않은 소리로 대화하며,
   자기 주량의 8할쯤만을 마신다는 생각으로 들르면 참 좋은 곳이다.



   barang.....


   위치> 관악구청 맞은 편 버스 정류장, 바로 그 곳에 있고
         관악구청은 지하철 2호선 서울대 입구역에서 서울대 방면으로
         100미터쯤 올라가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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