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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n ] in KIDS
글 쓴 이(By): toki (토끼__)
날 짜 (Date): 2004년 1월 18일 일요일 오전 11시 21분 46초
제 목(Title): YTN의 독도 지도 특종기


2004년 1월 10일 토요일.

'띠리리이리...띠리리이리!'

주말 오후 별다른 사건사고 없이 적막이 흐르는 
사회부에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안양에 사는 어떤 할아버지가 정말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내용을 요약하면 독도가 우리나라 영토임을 증명하는 
백제시대 고지도가 발견됐다는 것.

일순간 사회부에 긴장감이 흘렀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독도우표 발행과 
고이즈미의 신사참배 등 한일 양국간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갈등국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

때가 때인지라 독도가 표시된 백제시대 고지도가 발견됐다면 
이건 `대특종'임에 틀림없었다.

사회부 근무자들은 우선 당장 
제보자와 다시 통화를 시도하면서 진위를 확인하는 한편, 
기존에 독도가 우리나라 영토로 표시된 고지도를 확인해보고
(19세기 팔도총도로 확인) 심지어 종이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시기(4-6세기)까지 고증해보면서 몇꼭지까지로 나눌 수 있는가도 심각하게 
논의했다.

아울러 독도분쟁 관련 저명한 사학자와 통화도 시도해본 결과,
만약 이 지도가 진본으로 확인되면 이것은 
세계사를 다시 써야 할 정도로 경천동지할 사건이라는
조언까지 확인했다.

제보자는 얼마전 안양의 한 경로당에서 어떤 90대 노인이 
가져온 오래 된 고서에서 분명히 독도가 우리나라 영토로 
표시된 백제시대 고지도가 수록돼있는 것을 두눈으로 분명히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또 그 90대 노인이 그 고서를 서울에 있는 
아들 집으로 가져갈 것이라는 말도 했다면서 
YTN에만 특별히 제보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결국 주말 내근에 이어 야근까지 담당하게 된 
사회부 김모기자(개인의 명예를 위해 실명은 밝히지 않겠음)가 
취재팀을 꾸려 안양으로 달려갔다.

고지도를 확보(!)하러.

월요일이면 대한민국 모든 조간들이 우리의 특종기사를 
1면에 시커멓게 받을 것을 상상하면서.

안양에 도착해 우여곡절끝에 90대 노인을 찾아낸 김기자.

90대 노인은 의외로 담담하게 문제의 고서를 
김기자 앞에 내놓았다.

김기자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문제의 고서 표지 한 구석에는 이렇게 표기돼 있었다.





















'월간조선 1998년 11월호 특별부록'

특종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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