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mily ] in KIDS 글 쓴 이(By): unfading (들꽃) 날 짜 (Date): 2001년 2월 16일 금요일 오전 01시 19분 55초 제 목(Title): 칫솔 내가 좋아하는 푸우 그림이 들어간 칫솔통에 걸이가 딱 다섯개이다. 마치 우리집 가족수를 겨냥하고 나온듯 말이다. 학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짐을 풀고 나니, 내 칫솔은 두개이다. 하나는 학교에서 썼던 거, 하나는 계속 집에 있던 거. 근데 내 짧은 기억력이란, 다섯개 중 어떤게 내것인 줄 모르겠다는 사실에서 또 한번 허술함을 드러내고 만다. ^^; 처음엔 만나는 가족들한테마다 어떤색 칫솔을 쓰고 있는지 물어서 하나 남는 걸 내 것이려니 하고 쓰려고 했는데, 한 자리에서 가족 모두를 만나기도 힘들거니와 물어보고 돌아서면 어김없이 까먹어버려서 얼마 지나지 않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붕어 아이큐가 몇이라고 했더라...-_-; 그래서 치약통에 쓰던 칫솔을 넣어두고 여태 쓰고 있다. 이젠 방학도 따 끝났으니, 새삼 내 칫솔을 가려낼 필요성도 못느끼지만 세면대 앞에 서서 양치질을 할 때마다 이 생각들이 떠올라서 실실 웃음이 나는 것이다, 헤헤. 머잖아 이런 웃지못할 해프닝도 사라질 것이다. 형제들이 곧 각자의 가정을 꾸리고 독립하게 되면, 칫솔걸이도 하나씩 비어갈 터이니 말이다. 매일 아이처럼 투정부릴 수 있는 것도 아직 이 집에 함께 모여있기 때문인 것 같다. 자주 잊어버리지만, 그래서 자주 소홀해지지만, 이런 생각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따뜻해 지는 걸 보면, 난 역시 우리집 칫솔인 거다. ^_^ 그나저나 내려가기 전에 찾아야할 것 같다. 안쓰고 넘 오래 두면 위생상 안좋을 거야. 치카치카, 건치들꽃 ^_^v It's better to burn out than to fade aw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