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mily ] in KIDS 글 쓴 이(By): unfading (들꽃) 날 짜 (Date): 2001년 2월 9일 금요일 오후 09시 53분 26초 제 목(Title): 등산길에서 늘 건강이 염려스러운, 나의 어머니. 육신의 피로함이 당신 여린 영혼의 곤고함이 비할손가. 엄마는 추운 겨울, 유난히 눈 많던 올 겨울에도 아침마다 산을 오르신다. 이제 머리 굵어졌다고 바른 말까지 곧잘 하는 딸자식이 당신의 깊은 데를 채워드릴 수 없으니, 자식 된 이는 제 삶 또한 힘겹다며 투정만 한짐이다. 궁여지책으로 아침마다 그 좋은 잠을 물리치고 등산길에 따라오르곤 하는데, 처음엔 (운동부족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듯) 정상에 오르면 구토증세까지 보이던 것이 이젠 제법 발 빠르게 산을 디딘다. 하루는 신나서 앞서가는데, 차오르는 숨과 함께 뱉어내는 당신의 말씀, '이젠 내가 너를 못따라 가겠구나' 누군가와 함께 할 때에는 항상 보조를 맞추어야 함을 잠시 잊었었나. 점점 더 더뎌져만 가는 발걸음과 함께 라면 더더욱. 늘 송구스런 이 마음은. It's better to burn out than to fade aw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