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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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prewis (안혜연)
날 짜 (Date): 1994년05월20일(금) 13시03분09초 KDT
제 목(Title): 렌즈 찾아 30분..




난 항상 오른쪽 렌즈부터 뺀다.. 렌즈통에 단백질 제거와 세척까지 되는
용액을 가득붓고는 허의 내 눈에서 실의 내 눈을 빼어 밤사이 담가 놓는데..
어젠 글쎄.. 오른쪽 렌즈가 내 손에서 벗어나 자유낙하를 해버린 것이다..

으~~~ 근데 아침에도 한번 떨어졌더랬다.. 그때는 바닥에 안착했다는 것을
알리는 소리를 "철썩" 하고 내주었는데.. 그래서 칼라렌즈라 금방 찾아내어
"음 역시 칼라로 하길 잘했군.. 좀 비싼 값을 하는구나 너도.."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소리가 안들렸다.. 그렇다면 필시..
바닥이 아닌 다른 곳에 착륙한건데.. 어디냐.. 에구.. 바로 아래 
내 휴지통에 휴지가 가득있는 곳? 아님 그 옆에 책더미 위?
난 얼른 구부려 구부려 대충 살폈지만.. 안보였다.. 
순간..
떨어질 만한 범위를 정확히 알아내려고 다시 일어선 다음.. 동작을
머리속으로 계산한 결과.. 그래도 거기 였고.. 혹시나 해서 내 윗도리..
바지.. 손에 든 휴지에 비상착륙했기를 바라며 아무리 훑어봐도,꼼꼼히
봐도 안보였다..  그럼 이제 범위는 좁혀진 셈이다..
휴지가 가득한 휴지통.. 어딘가.에 기술 좋게도착륙한 것이거나 아님 그주변이다..

난 본격적으로 찾기 위해 왼쪽렌즈도 마저 빼 놓고 안경을 꼈다. 이젠 양쪽 시력이
비슷하니 어디 맘 먹고 찾아보자..

우선 휴지통의 벽부분을 훌툰다. 이 렌즈란게 질량을 거의 느낄 수 없는 
정도라..자유낙하를 한번 하면..스키에서 처럼 곧바로 직할강 하지 않는다.. 영 
엉뚱한 곳이 가서.
버젓히 붙어있을 확률이 더 많다.. 없다.. 휴지통 벽엔.. 그럼 주변 책더미로 
옮겨보자..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바닥을 자세히 살핀결과 역시 없었다.. 책더미를 유심히 봐도.
역시 마찬가지.. 그럼 이제 거기가 아니길 바랬던 유력한 장소 휴지통 속!!!

이미 배가 불러 불쑥 나온 휴지들 위를 훌툰다.. 이 레이다에 걸리기만 해라 제발..
에구 한 가지 렌즈 수색에 장애가 될만한 요소는 바로.. 렌즈의 색이 하늘색인데..
내 휴지통 속에 휴지도.. 하늘색 꽃무늬의 향기나는 크리넥스 티슈인 것이다.
이 상황에서 쉬트..가 자연스럽게 나오며.. 할 수없지.. 눈에 불을켜고 찾는 
수밖에..

애 잃어버린 부모 심정이 이럴까.. 정말.. 있어야 할만한 곳에서 나타나지 않자.
난 애꿋게 흘러내리는 머리를 삔으로 찔러놓고.. 갖은 생각을 다한다..
내 눈에 띠기만 해봐라.. 이걸 그냥.. 하지만 어떤 수로 복수를 하냐..
얼른 렌즈통에 담는 수밖에.. 난 어느새 휴지를 소찬히 꺼내어 하나하나씩 펴고 
있었다..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생각하니... 애가 휴지사이를 헤집고숨을리 만무하지 
않은가..
휴지와 휴지통 벽사이의 공간을 찾자.. 거기 있기 쉽상이지..
이러면서도 난 희망을 점점 잃어가기 시작한다.. 도대체 어디 숨은거냐..
으~~~ 정말 열받는다.. 빨랑 자야하는데.. 이거 기약이 없다.. 최대한 얼마 
걸린다는,,
그냥 4만원 주고 사벼려?? 아니지 너무 억울하다.. 분명 여긴데...내가 잘 못 
본걸꺼야.
난 휴지더미와 벽사이의 공간을 찬찬히 볼수록 휴지를 버린 사건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일뿐 보이질 않는다.. 이거 뒤집어 엎고 찾을까.. 별생각이 다든다.. 
순간 내가 하나님한테 뭘 잘못했나 곰곰히 생각한다.. 그러고보니 며칠전부터 잘때
기도를 하지 않았었다.. 내 기도가 너무 공허하게 느껴져서 하기도 꺼려졌지만..
귀찮기도 하였다.. 그냥 눕는 내 맘이 편하진 않앗지만.. 이내 잠이 들어버러서..
죄송해요.. 하나님... 그 동안 잘 ㄸㅒ쩆 기도 안해서 화나셨어요?
안그럴께요 .. 나 국민학교때... 일요일마다 교회가는걸.. 어느  일요일.. 못가는 
일이 생겼는데.그 이후로 내오른쪽 무릎 뒤쪽에 종기가 나서 일주일 넘도록 고생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어린 마음에 교회안간게 맘에 걸려 용서를 구했었더랬따..
틀림없이 나한테 벌주신 거라고생각되었었다.. 지금 갑자기 왜 엣날 사건이 
생각나는걸까..

안그럴께요 하나님.. 제발 눈에 띄게 해주세요... 난 어는새.. 휴지통에 집어넣은 

봉투 뒤를 뒤집고 있었다.. 거긴 있을리 만무하지.. 그렇게 슬림형 공간에 
들어갔을리가..
말이다.. 그러면서도  보는 김에 찬찬히 볼 수빡에.. 별다른 방법이 없으니..
순간 눈에 띄는게 있었다.. 
어 ..어..!!  하늘색의 물체가.. 희끄므레하게 휴지통 벽면에 잘도 부어있는 
것을.. 순간 얼마나 기뻤던지.. 이 밤에 웬 카타르시스..맛보게 할일 있냐..너!!!

찾아서 기쁘기도 했지만 화도 났다.. 그렇다고 어쩔수 있으랴.. 발랑 렌즈통에 
풍덩 넣어줘야지.. 실의 내 눈을위해서... 단단히도 부텄다.. 떼어내자 동그란 
원주가..
나팔꼿 모양으로 되버렸다.. 이그.. 이젠 잠 편히 자겠군..
하나님 고맙습니다..


마르코는 엄마를 찾아 3만리를 헤매고 나녔지만,,
어제 밤 나는 오른쪽 랜즈를 뺀 순간 무심하게도 떨어져나간
렌즈를 찾아 30분을 헤맸다..
마르코는 엄마를 찾았고.. 난 국민학교때의 그 순수했던 믿음을
상기하면서 요즘 나의 매너리즘적신앙생활을 반성하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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