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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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Minerva (#미단공주#)
날 짜 (Date): 1996년02월04일(일) 00시50분38초 KST
제 목(Title): 내가 가본 장미빛인생 -이제는 추억


장미빛 인생 하니깐 라디오 방송에서 한 DJ 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술집 
이름이라던데.

쩝..서울대 관악 캠퍼스 근처에도 '징미빛 인생' 이 세 군데가 있어요. 물론 제가 
안 

가본 곳도 있겠지만.. 제가 아는 곳은 세 군데예요. 물론 세 군데가 다아 한 사람과

관련이 된 장소이긴 하지만. 그 사람은 그 곳을 참 좋아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니깐.

첫번째는. 관악 캠퍼스와는 가장 많이 떨어진 낙성대 근처의 '징미빛 인생'

약간은 아저씨 아줌마들이 가는 다방 분위기 였고 오미희씨가 진행하는 방송을

틀어놓았던 것이 생각이 나요. 약간 낮은 옆의 사람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칸막이가 있고 아줌마들 계하게 넓은 자리도 있었어요. 그리고 가장 신기하고

무서웠던 것은 거긴 아주 커다란 고양이가 있었죠. 강아지만 봐도 비명을 지르는

내겐 아주 고역이었어요. 하지만 그 녀석이 소리도 없이 팔짝 뛰어내리는 것을

보면 왜 그리 눈이 동그래지던지. 아마도 그 곳에선 유자차와 레몬차를 시켜서 

마셨던 것 같아요. 몹시도 추운 날 집에 가던 길에 전화를 해서 만나자 하였는데.

후훗. 요즘에 차를 타고 다니다보니 지하철만 타고 다녀서 몰랐던지 오래전에.

이미 그 곳은 'FM' 이라는 단란주점으로 바뀌었더군요. 후훗. 그 사람은 아마도 

이 사실을 모를거예요. 하지만. 이젠 그 곳을 봐두 아무 느낌은 없어요. 

다만. 이젠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하는 느낌밖엔.

그리고 두번째로. 관악으로 가까이 가볼까요?  봉천사거리 서울대 입구역에서 

내려서 낙성대 쪽으로 한 100미터 정도 걷다 보면 두번째의 장미빛 인생이 

나와요. 대학 와서 이상한 캠퍼스로 가기 직전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겠다고 

듣던 '볼룸댄스' 수업. 그 수업은 원래 플레어 스커트를 입으라 하였건만.

앞뒤가 꼬옥 막히신 우리 중전마마 완전히 아줌마들 고무줄 치마 수준을 사오시는

통에 기말고사 보던 날에 결국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가는 불운을 초래했죠.

그가 수업이 끝날때까지 어디서 기다리나 생각한 끝에 우리 학교에서 제일 물이

좋다던 5열 (지금은 이름이 3A 인지 3B 로 바뀌었죠? 아마도.) 로 가서는 코트를

무릎위에 덮고 있었어요. 그리고는 내려가서 컴퓨터를 고쳐드렸던가?

아마도 그 보답으로 무엇을 해줄까 물었더랬어요. 제 기억엔. 하지만 전 아무 것도

말을 못하고 쩔쩔 매었어요. 지금도 그 버릇은 남아 저를 괴롭히지만. 결국 낙성대

쪽에서 서울대 입구쪽으로 가는  샛길의 볶음밥집' 미송' 으로 갔고 거기서 
볶음밥을

먹었더랬는데 우스운건 나중에 밥 다먹고 미역냉국을 먹다가 그만 사래가 들려서

얼굴이 빠알개 지도록 기침했던 것. 생각나시나요? 후후..그리고선 마지막으로 들린

데가 '장미빛 인생' 이었어요. 짖궂게도 거의 끌어안은 두 남녀가 마주 보는 곳에

저를 앉히고는 구경도 잘하셨겠죠? 저 꼬맹이 어떤 표정 짓나. 무슨생각하나.

아마도. 니 다리 아무도 안 쳐다본다 하고서는 덮어버리자 이쁜다리는 내놓고 
다니라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는 맨하탄과 싱가폴 슬링을 마셨고. 그 다음부터 아마 제가

가장 좋아한 칵테일은 싱가폴 슬링이었을 거예요. 요즘요?? 다른 술이 더 좋은데.

거긴 참 잔잔한 음악이 깔리고, 약간은 고급스러운 분위기였어요.

괜히 돈많은 애들 많이 가서 시간 때우기 따악 좋은. 그래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그런 분위기였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땐. 눈이 멀어서 그런 것쯤은 무시했던 

것도 같죠..아마도.

그리고 세 번째 장소는. 지난해 시험에 떨어진 동생 땜에 속상해 하는 날 데리고 간

자신의 생일 파티 장소, 그리고 석달 정도 후엔 내 생일 파티 장소가 된 녹두거리의

장미빛 인생. 덧니가 난 하아얀 와이셔츠의 아저씨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죠. 
아이들이

그냥 모여도 괜찮을 것 같이 털털하지만 그래도 격이 나는 곳이예요.

생일 파티를 할 적이면 꼭 입술 모양의 하얀 반투명 재떨이를 주거든요.

난..담배와 웬수가 져서 필요가 없다하니 그 덧니 아저씨가 그러더라구요.

" 그럼 아가씨 귀걸이를 담아두면 되잖아요?"

후후..난 거기서 담배 재떨이도 이쁘면 다른 용도로도 쓰인다는 걸 배웠죠.

그리고 샴페인 병의 윗뚜껑을 불로 구워서는 이쑤시개로 뚫어서 주인공을

'사랑하는 만큼' 그냥 퍼부어주는 그런 의식도. 

이젠. 캠퍼스가 거의 바뀌어서 가볼일도 거의 없어요. 그 때 이후로 가본 적도 
없으니.

가끔은 지나치면 생각은 나죠. 하지만. 이젠. 이 장소들에 얽힌 인물 K 는 내 
마음속

에서는 머무를 자리가 없어요. 그 사람의 모습을 한 채로 매운재가 되어 앉아있는

것들은 하나하나 치워갈 뿐이예요..

유재하의 노래가 그리워요. '지난날 ' 이라는 노래가요.

이젠 대학 졸업반이 되어서 얼굴 붉히지 않고서도 앞에 서는 그런 모습이죠.

난..이젠 절대 흔들리지 않으니깐. 

아마도. 끈을 더 빨리 놓아버렸어야 했던 것같아요. 지금 생각하기엔.




 
   
          천년의 사랑을 꿈꾸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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