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yujeni (유제니) 날 짜 (Date): 1995년12월19일(화) 23시21분27초 KST 제 목(Title): 극기훈련 :) 남산만한 배,부리부리한 눈,떡벌어진 어깨.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나 봄직한... 차렷,열중쉬엇 하는 목소리가 예사롭지가 않았다. 으으~~ 이제 죽었구나. 팀웍이 맞지않는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동료의 어깨에 손을 올리십니다.' 라는 구령으로 시작되는 벌을 받느라 헉헉 ~~ 그리고 나서 겨우 출발. 동기들끼리 글자를 만들고 인사교육을 받고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고. 냉기가 뼈속까지 스며드는 땅바닥에 앉아서 도시락을 먹고. 조교한테 벌받느라 모두들 기진맥진한 상태였지만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는 동안에는 " 히야,좋다." 감탄사를 연발. 맑은 밤하늘엔 또랑또랑한 별들. 뼈속까지 스며드는 시원한 밤바람. 쭉쭉 곧게 뻗은 나무사이로 보이는 함초롬한 달. 차갑게 빛을 발하는 서리. 그러나 밤이 점점 깊어지면서 " 물,물. 조장 물 없어요? " 목이 마르고 " 누구 초코파이 가진 사람 ? " 배가 고프고 " 에고,다리야." 시간안에 도착하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마침내 다리가 풀리고 가만있던 길바닥이 갑자기 일어나 사람을 치는 바람에 엎어지고 넘어지고 넘 추워서 달달 ~~ 이빨 부씌치는 소리만 요란하고. 다행이도 동기 하나가 잠바를 벗어준 덕에 그런대로 추위는 면할 수가 있었고,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이동하라는 조장의 주문땜시 5시간이 넘도록 이 동기랑 손을 꼭 붙들고 말그대로 산을 넘고 얼음을 건너서...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 받다보니 끈끈한 동기애가.:) 오후 2시에 시작됐던 극기훈련은 우여곡절끝에 밤 12시 30쯤 끝이 났고, 작년에 비하면 이건 극기훈련도 아니라고 인사팀에선 엄살 떨지말라고 야단이였다. 난 엄살 떨지않으려고 나름대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었고 덕분에 " 보기보다 튼튼하네요." 뭐 이런 기분좋은 얘기를 듣기도 했다. 아까 얘기했던 동기랑은 친해져서 밥도 같이 먹고 수업도 같이 듣고,그 동기 셔츠도 빌리고 남방도 빌리고.(연수 떠나기 전날 옷을 제대로 챙기질 못해서 여분이라곤 운동복 한 벌이 전부였다.) 다른 동기들은 우스개로 "둘이 CC(company couple)에요 ?" 또는 "둘이 사겨요? " 그럼 그 동기랑 나랑 한참을 마주보고 깔깔 ~~ 하하 ~~ 그리고 나선 한 마디. "사겨요.히히~~ " 그럼 다른 동기들은 푸하하하 ~~~~~ 달리면 문이 열리고 그 틈새로 찬 바람이 파고드는 기차안에서 난 오늘 얼어죽는 줄로만 알았다. 더군다나 배에서 꼬르륵~~ 소리까지. 하지만 난 마냥 헤헤 ~~~~ 점점 더 집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고 사실 하나땜시. 역시 집이 최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