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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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Ewha ] in KIDS
글 쓴 이(By): wanna ()
날 짜 (Date): 1994년03월19일(토) 03시42분36초 KST
제 목(Title): 어려보이는 유감. 



대학교때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관 입구에서 나때문에 번번히 주민등록증
확인요구를 받게된다며 불평하는 친구들이있었다.
대학을 졸업하자 겨우 황송하게도 대학생 대접은 받게 됐었는데,
워낙 비와바람이 잦은 기후에 대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머리를 아주 짧게 
잘라버린 후론, 대학생이 다 뭔가...,
조그만 체구에 워낙 앳된얼굴 게다가 동네개구장이같은 머리모양하고는..
그래도 당신딸이 꽤 예쁜축에는 든다고 철떡같이 믿고계신 고슴도치 우리
오마님 혼자만은  결코 인정을 안하려드실지도 모르지만서두,
내가 거울을 보건데,
영낙없이 서울구경온 낙도어린이가 웃고있다.

어떤 어른들은 말한다. 
다 나이들어봐라  그게 다행스럽게 여겨질테니..
혹시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행이도 지금까지는 어려보이는 용모가 잇점으로 작용한적이 거의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글쎄, 한번정도...

작년 British Open golf Championship때 골프의 골도 모르는 내가 얼떨결에 
대세에 밀려 거길 갔었고 -참고로, 영국에서 골프는 대중 스포츠다. 널린게
천연 골프장이니...-대회시작 20분 전에 골프란 어떻게 보는 것인가 속강을 
받고 입장, 하루종일 얻은 거라고는 워낙 걷기좋아하는 내가 하루죙일 지겹
도록 걸을 수 있었다는 것과, 잘생긴 골프 수퍼스타 닉 팔도의 '캐디'에게 
사인을 받았다는 것 정도.
그러니 들어갈 때 당당히 청소년 입장권을 의심없이 사서 붙이고 다닐 수 
있었다는 사실이 -그건 내 의도는 아니었다- 차후에 어찌 아니 다행스러웠겠는가..

그외에는 대체로 어려보인다는 건 괴로운 일이다.
사람은 자기 나이 만큼의 성숙함이 외견으로 자연스럽게 풍겨주는 게 정답일 
것 같은데..

웃음나는 순간 의 하나는 의례 자기보다 어리려니 지레짐작 하에 은근히 
한 수 밟고드는 사람들..
그래서 내게 생긴 습관은 그런 사람을 대할때 속으로 '자네가 기어다닐 때
나는 걸었네, 이사람아.' 하면서 한 수 더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
그러다가 급기야는 이런일이 생겼다.

역시 여기온지 그리 오래지나지 않았을 때 얘기.
로비 같은 데서 우연히 심심잖게 마주치게 되는 웬 동양인 학생이 하나 있었다.
q'겨울 나그네' 같은데 배역하나 맡겨도 될 듯한 준수한 용모에 가끔씩 미소도
짓고.. 쟤가 몇학년일까.. 마주칠 때마다 한번씩 궁금해지기도 했었다.
어느날 승강기 앞에서 또 마주치고 같이 타고 올라오게 됐다.
그친구가 말을 건넸다.
"너 일학년 맞지? (당연히 학부...)"
그래서 준비돼있는 그 여유의 웃음을 지어보이며 내가 답해주었다.
"응, 일학년 맞아. 근데 박사과정..."
그러자 그가 아이쿠 미안! 하면서 쾌활하게 웃는다.
저런, 귀엽기도하지..
그래서 예의 그 여유있는 미소를 한번 더 지어주며 내가 되물어주었다.
"너는..? 학부생이야, 대학원생이야..?(조금 봐줘서...) "
그러자 그 귀엽게 생긴 학생이 대답하는 것이었다.



"나는...선생이야..."
".............."

내가 어려보여서 나한테 유리했던일은 아무래도 별로 없었던 것만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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