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greenie ( 푸르니) 날 짜 (Date): 1995년10월04일(수) 18시55분51초 KDT 제 목(Title): 꼬마제자들 생각 내 친구의 친구가 갑작스레 홍콩 지사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그 친구의 과외 하나를 내 친구가 (애고, 헷갈린다!) 맡았다. 첫날 가르치고 하는 말이, 애가 '똑똑하고 귀엽고 재밌다'는 세 마디. 하루는 친구의 손을 잡고, "언니, 이걸 뭐라고 그러는지 맞혀 보세요," 하더니 손등에 (엄지와 검지를 꼭 맞붙일 때 도톰히 살이 오르는 부분) 난데없이 밤 한 송이를 그리더란다. "...밤...?!" "네, 그럼 이건요?" 그려진 밤 꼭지를 꼬집듯 잡으며 던진 꼬마제자의 (음... 이 단어는 표절같은데..:) 질문. 친구가 (약간은 황당해하며) 모르겠다고 하자 꼬마제자는 빙그레 웃으며, "이 밤의 끝을 잡고..." 둘이 한참을 신나게 웃었다는 이야기. 에고, 여름방학동안 가르친 두 제자들 생각이 나네... 목요일 시험 보구서 편지를 써야지. 선생님 미국가신다구 울먹울먹하던 마지막 날, 별로 알지도 못 하는 재밌는 얘기를 연달아 해서 눈물 흘리지 않게 하느라 혼났었고... 자칫하면 나도 그럴 지 몰랐기 때문에... 전에는 과외에 대해 비판적이었는데... 암튼, 지난 여름에 느낀 건, 아이들에게 정이 들었다는 거랑,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받은 카드에서 엿본 아이들의 고운 마음씨...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 많은 것을 배웠어요. 영어 수업도 그렇고, 인생 수업도 그렇고...' '...짧은 기간동안, 저는 공부뿐만 아닌, 다른 것들을 많이 배우게 되었어요. 예를 들면 남들을 사랑하고 봉사할 줄 아는 마음, 이런 좋은 것들 말이예요... ...이제부터 선생님 생각하면서 열심히 할께요...' 가르치는 보람이 이런 거구나, 하며 가슴뭉클해 했었다. '선생님 졸업하고 서울에 오실 때면 저희들도 대학생이 되어 있을꼐요...' 대학생이 된 아이들 모습은 어떤 것이고... 그때쯤의 내 모습은 어떤 것일까? ...열심히 살아야겠다. 제자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을 만큼. 그건 '성공'이나 '출세'이전의... '떳떳함'이다. -- 바람부는 밤에, 푸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