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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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mariah ()
날 짜 (Date): 1995년08월18일(금) 16시35분10초 KDT
제 목(Title): 학교 생각(5) -- 서양미술사 수업 


미대 2학년이면 한학기는 서양 미술사 또 한학기는 한국미술사를 필수로 들어야했다.

서양 미술사 수업.... 히히힛....

서양 미술사는 미대의 네과가 함께 들었다 큰 강의실에 한 200명도 넘었다.

자리는 조교가 지정해준 지정좌석으로 내 자리는 맨 뒤의 구석이었다.

(난.... 정말 공부를 너무 하고 싶었지만 선생님은 날 안 도와주셨다....엉엉)

선생님 목소린 참 작았고 그나마 마이크도 안될땐 수업을 포기하고 혼자 혹은 

아이들과 놀아야했다. 

솔직히.... 수업은 참으로 졸렸다.

그때 우리끼리 하던말이 ... 어쩜 저 선생님은 이 재밌는 수업을 이리도 졸리게 

할까..였다...

증말 선생님의 말은 자장가 그자체였다.

난 수업을 들으려 들으려 애쓰다가 포기한 날이 더 많았다.(정말 솔직하군....)

그러다가 중간 고사가 되었다. 난리가 났다.....

필기가 제대로 된애가 없어서.... 나는 물론이고...

(솔직히 고백하건데 난 그때까지 '공책'이란게 없었다. 대학생들은 공책 안 갖구 

다니는 건줄 알았구 그냥 학교 마크 찍힌 연습장에 이 수업 저 수업 필기하고 

셤 끝나면 버렸다. 전공은 공책이 필요없구..)

간신히 간신히 몇다리 건너서 조소과 애의 공책을 빌려서 복사했다.

근데 남의 공책이니 뭔소린지 도저히 알아들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 핑계로.... 셤 공부도 거진 안하고 포기....

셤 시간.... 친구들과 서로 돕기로 약속했다.

선생님께서 객관식과 주관식을 낸다고 했는데 객관식은 답안지 걷을때 서로 

알려줄수 있으니.....

하지만.... 신은 내편이 아니었다.... 흑흑....

내 친구들은 다 같이 한줄로 앉았는데 나만 똑 떨어져 앉게된 거였다.

두려움...... 객관식은 그럭저럭 찍었다.....

엉엉엉..... 그 많은 주관식은 어쩌라구..... 아무리 해도 지어낼수가 없었다.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내 여ㅍ줄에 앉은애가 컨닝 페이퍼를 보는 게 보였다.

앗!! 난 정말 엄청난 쪽팔림을 무릅쓰고 보여달라고 했다.

엉엉..챙피해... 친하지도 않은애에게...

잠시후 그애는 종이를 내게 주는데 (A4지 4분의 일 정도 크기) 접지도 않고 그냥

휘익 날리는 거였다.... 아앗.....

붕 뜬 종이는 내쪽으로 오는듯하더니 내 손에 닿기도 전에 휘익 날아서 

그 아이의 의자밑으로 떨어지는 거였다.

오오 신이시여..... 마지막 한줄기 희망도 사라지고....

난 너무도 허탈한 맘으로 울상이 되서 나왔다. 

엉엉..... 나 빵점이야.... 잉잉..공부좀 할걸....

그때 후회해야 무슨 소용? 

그러구서 굳게 결심했다 필기도 꼬박꼬박 열심히 하기로.....

(정말 열심히 했다....진짜루...... 왜? 중간고사 빵점인인거 만회해이지.....)

기말고사가 되었다. 

선생님께서는 애들이 전체적으로 중간고사가 넘 나쁘다고 문제를 쉽게 내겠다고 

유형을 알려주셨다.

객관식 15문제 단답형 10문제 주관식 서술형 2문제....

시험시간....

우하하하하..... 문제는 넘 쉬웠다....으하하하...내가 열심히 했지....

하지만 주과식 서술형 문제를 본 순간 난 너무 화가 났다.

이럴수가 .... 선생님은 두문제를 낸다고 하셨는데 시험지엔 5문제나 나와있는게 

아닌가..... 선생님의 배신에 분노하며 부르르떨며 답을 써 나갔다.

3문제는 내가 아는 건데 2문제는 잘 모르는 거였다.

엉엉..... 난 100점 맞아야 혀.... 그래야 간신히 C가 될래나..?

잘 모르는건 조금만 쓰고 어째야 할지를 한참 고민했다.

나의 결론은.... 일단 선생님께 잘 보이자.... 내가 공부 열심히 한걸 

알려야 해..였다.

그래서 이렇게 썼다.

.... 선생님 죄송합니다... 이 문제는 아무리 해도 생각이 안 나요...분명히 
    공부했는데.... 대신 제가 아는 잭슨 폴록과 라우센버그, 앤디워홀에 대해 
    쓰겠읍니다....

..하고는 그야말로 주저리 주저리 내가 아는걸 총 동원해서 썼다.

그림까지 그려가며.... 

한참 그러구 있는데 내 옆줄의 아이는 너무도 썰렁한 시험지를 내고 나가는 거였다.

난 종이도 모자를 판인데 걘 종이가 텅텅 비었다...

나는 속으로..... 쯔쯧... 모르면 나같이 아는거라도 쓰지.... 하며 나 자신을

대견해했다.....

시험이 끝나고.... 밖으로 나와서.... 난 마구마구 선생님 욕을 했다.

야.. 선생님 너무 치사하지 않냐.... 어떻게 2문제 낸다구 하구 5문제나 내니....
증말 치사해...... 하고 욕을 바가지로 하는데 ....

나의 벗들은 내 얘긴 들은척도 않고 딴얘기만 하는 거였다.

서러움.... 그래 니들 잘났어... 다 썼다 이거지...?

그러구서 집으로 가는 길에 친구 하나랑 둘이서 자체 쫑파티한다구 호프집에 갔다.

(그 셤이 마지막 셤이었거든)

히히 웃고 놀면서 이 얘기 저 얘기 하다가 문득 내가 셤 얘길 끄냈다.

나 : 야... 그럼  서양 미술사 셤은 만점이 몇점이야 ? 125점?
     와... 선생님 계산하기 디게 귀챦겠다 그치?

하나 : .........? 왜 125점 만점이야 100점 만점이지...

나 : 125점 아니야 ?  주관식 주관식....

하나 : (얘가 무슨 소리하나 하는 표정으로) 그래...그니까 100점이지....

나 : 아니지..... 객관식이랑 단답식이 합해서 70점이지 ... 거기다가 주관식이 
     한문제에 15점이지 .....

하나 : 그래 그니까 100점이지....

나 : 어휴.... 야 ... 주관식이 5문젠데 무슨 30점이야....그니까 145점이지...
     (위의 125점은 145점으로 정정.... 잠시 헷갈림)

하나 : 야.... 주관식이 두문젠데 너 무슨 소리야.....

나 : (갑자기 뭔가 이상하단거 느끼고) 주관식 5문제 아니었어? 다섯개 쓰라고 
     도 ㅣ있든데....

하나 : 너 왜 그래? 5개 중에서 자기가 아는거 2개 골라 쓰라고 했쟎아.....

세상에..... 이럴수가.... 우째 이런일이...... 도대체 그럼말이 어디있었나....

나 : 그게 어디 있었는데.... ?

하나 : 앞장 맨 미ㅌ에.....

세상에..... 엉엉엉...... 

선생님은 약속을 지키셨다..... 5문제를 내고 그 중에 아는거 2개를 골라 쓰라구...

했는데.... 덜렁이에 띨띨한 나는 그걸 못 보고 씩씩거리며 5개를 다 써냈던 거였다.

그걸 알았을때의 그 황당함...... 

너무 황당해서 말도 안 나왔다..... 그저 우째 이런 일이..만 반복.....

모든일의 진상을 안 하나는 뒤집어지게 웃고...... 난 쪽팔려 죽는줄 알았다.

으아아악...... 선생님이 보구 얼마나 웃으실까....?

방학동안 한 번 찾아 뵐까...?

(참고 : 그 선생님은 후문에 있는 까페 '내 사랑 알프스'를 운영하셨다.
        고로 맘만 먹음 가서 뵐수도 있었다)

하지만 너무 챙피해서 결국은 못갔다..... 

엉엉엉...... 난 바본가봐.....


  ** 후에 안일: 답안지 다 안채우고 썰렁해보였던 그 애의 답안지는 제대로 
                된거였다. 나만 그 넓은 종이를 다 채웠지..... 

 ===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우습다.... 셤지 받고 황당해하던 나....
     선생님이 거짓말했다고 화 내며......
     난 얼마나 바보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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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iah the happiest (T or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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