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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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yujeni (유제니)
날 짜 (Date): 1995년06월09일(금) 05시54분15초 KDT
제 목(Title): yujeni를 감동시킨 교수님



노트에서 눈을 떼면 전혀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교수님이셨다.

모르긴 몰라도 그 노트는 10년쯤은 됐을거다.

"그렇지 않아도 전공공부에 흥미가 없는 데,교수님마저..."

난 매시간마다 투덜거렸다.

수업준비에 성의를 다하시지 않는 것 같은 모습에 화가 날정도였다.

" 도대체 학교가 어떻게 될려고 저런 교수님이 아직도...흥분흥분.."  

칠판에 글을 쓰실 때 철자가 하나만 틀려도,

강의도중 어색한 부분이 있을 때마다,

그걸 짚고 넘어갔다.

이럴 때마다 당황해 하시던 교수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정말 철없을 때 얘기다.

아마 교수님 보기엔 난 참 얄미운 학생이였을 거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더 이상 그러지 않기로 했다.

너무 유능하신 탓에 보직을 오래맡다 보니,

자연히 강의에 소홀해지실 수 밖에 없고,또 연세가 ...      

1년여 동안 배우면서 느낀 건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간적인 매력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

연륜에서 나오는 풍부한 얘기거리에 난 폭 빠져버렸다.

후배들이 물어왔을 때 난 정직하게 대답했다.

"공부를 할려고 마음먹고 듣기엔 영 아닌 수업이지만,

 그래도 교수님의 인간적인 매력땜에 들을 만한 수업이야.

 꼭 들어봐."             
                   
올겨울에 있었던 일이다.

누가 뒤에서 박수를 치는 거다. "어이~~"

"세상엔 이상한 사람이 많으니까 " 하면서 그냥 무시했는 대,

이번엔 내이름을 부르는 거다.

그래서 뒤를 돌아다 봤더니 교수님이 웃고 계셨다.

얼떨결에 " 선생님,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를 했다.

미워할 수 없는 교수님!!!

이번 학기 종강을 하시면서 딱 한 마디만 하셨다.

" Leben Sie wohl !"

내가 여태까지 들어본 종강인사 중에서 최고였다.

건강하세요.

더 이상 교수님 강의를 들을 수 없다는 게 넘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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