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july () 날 짜 (Date): 1995년05월13일(토) 00시02분11초 KST 제 목(Title): 아직도(?) 이런 일이..?? 어제 수업시간에 애들이 오늘 지방자치에 관한 세미나가 있다고 같이 가지 않겠느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지난 학기 수박겉핥기로나마 공부했던 것이고 가서 들어두면 좀 도움되는 게 있을까 해서였다. 9시반까지 소공동 롯데호텔로 가니 아직 아무도 안 와 있다. 순 하라부지 같은 사람들만 득시글거리는 속에서 쑥스럽게시리 방명록에 서명을 하고 자료를 받아서 들어가서 보니 이건 정말 내가 잘못 온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완전 노땅 분위기.. 조금 후에야 그 이유를 알았다. 알고 보니 김덕룡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연구소에서 주최하는 행사가 아닌가! 으..괜히 왔나부다...:( 게다가 친구들이 아직 안 와서 어디 앉아야 하나 한참 고민하다가 그래두 시커먼 아저씨들 옆자리보다는 낫겠다 싶어서 한무리의 여자들 옆에 가서 앉은 것까지는 좋았는데..음냐. 나를 제외한 여자들은 죄 아줌마들(30대 후반정도는 되어보임)인데다가 이건 초상집에라도 왔는지 하나같이 칙칙~한 옷들만 입고 온거다. 덕분에 빨간 투피스를 입은 나는 완전히 '외눈박이 나라에 간 정상인'이 되고 만거다...:P 안 그래도 늦은 줄 알고 뛰어들어가다가 목이 말라서 입구에서 물을 마시려는데 어떤 아저씨 한 사람이 이 쪽에 있는 컵이 깨끗하다 그러면서 컵 집어줘, 손에 들은 짐 때문에 쩔쩔 매니까 물통에서 물 따라줘, 물이 시원하다고 하면서 더 따라줄까고 과잉친절을 베풀어서 얼떨떨~해 있었는데 아무래두 내가 오늘 옷을 잘못 입고 간거다.. 게다가 개회식 내내 날 괴롭힌 것은 친구들이 안 오면 어쩌나 하는 것보다도 주최측에서 불러들인 듯한 SBS 카메라맨들이었으니... 연구소 소장이구, 김덕룡 의원이구 그런 사람들 연설이나 찍음 됐지 왜 자꾸 청중을 비추는 고야!! 으..안 그래두 눈에 띄는데 자리까지 가운데 쪽이라서 미치겠네 그래? 물론 편집과정에서 필름을 다 잘라내기는 하겠지만 모 좋은 일이라구 TV에 나와서 얼굴팔리게 생겼남? :( 지겹고도 황당했던 개회식이 끝나고 각자 관심있는 주제를 선택해서 세미나장 으로 향했다. 얘네들은 아직도 안 온듯 하고..... 음냐..지루하고도 지루한 시간이 거의 다 끝나갈 무렵...앗! 조오~기 앞에 보이는 보라색 투피스!! 정희다! 드디어 우리과 애 한명 발견...:) 점심을 혼자서 먹을래면 또 얼마나 쪽팔릴까 걱정이 태산같았는데 그래두 같이 밥먹을 동지(?)을 만나고 나니, 평소에 별로 안 친하던 정희가 그 순간 그렇게 이뻐 보일 수가 없는거다. 물론 빨간 투피스와 보라색 투피스가 나란히 걸어감으로써 다른 사람들 눈에 훨씬 더 뜨이리란 위험(?)은 있었지만.. 예상했던 대로(?) 점심은 다시 개회식 장소로 와서 부페.. 아침에 일찍 일어났기 때문에 아침밥도 먹고 나왔는데 넘넘 배가 고픈거다.. 모,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해도 줄라이는 워낙 평소에 위대(?)하지만...:P 한 접시를 다 먹고 메밀국수까지 먹고 나서 다시 음식을 가지러 가려는데 갑자기 내 앞에 있던 어떤 아저씨(30대 중반쯤일까???)가 "많이 드십쇼." 그러는게 아닌가? 순간 조금 놀랐지만 '음, 아마 행사진행요원인가 보군.' 하고는 그냥 접시를 가지러 갔다. 근데....이 아저씨가 나를 졸졸(?) 따라 와서는 자기도 새 접시를 집어 들더니 굳이 나한테 먼저 가라고 양보를 하면서 이번에는 또 "이대 대학원생이십니까?" 하고 묻는 것이다. "예? 예.." 하고 당황스럽게 대답을 하며 '어케 알았지? 손가락에 낀 반지를 봤나?' 하는 생각과 함께 나는 다시 두번째 접시를 들고서 한 바퀴 휘~ 돌아서 내 자리로 돌아오고...정희랑 얘기를 하면서 열심히 먹고 있는데...윽! 난 모르고 있었는데 건너편 테이블에 앉아 있던 아저씨가 이번에는 내 쪽을 돌아보면서 씩~ 웃는게 아닌가! '으..정말 이상한 사람이네?' :( 식사 후 디저트랑 커피를 마시는데 정희가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일어서서 나가자, 역시 식사를 마치고 가방들고 일어선 그 아저씨가 내 쪽으로 와서는 또(!) 말을 건다... 아저씨(pkp아저씨가 아님!) : 저, 이제 가실 겁니까?(나가는 정희를 흘낏 보며) 줄라이 : 네? 아, 아뇨..저 제 친구는 잠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 건데요.. (진짜 당황해서 말을 다 더듬거린다) 아저씨 : 저, 금방 일어서실 거면은 어디 가서 잠깐 차라도...(요즘 세상에도 아직 이런 대사가 남아있단 말야???) 줄라이 : 아, 아네요.. 전 더 있다가 갈 거에요..(사실은 점심만 먹고는 미영이랑 영화보러 가기로 했걸랑요) 아저씨 : 네, 이 시간 이후에도 발표장에 들어가십니까? 줄라이 : 아, 아뇨..오후에는 안 들어가는데요..(그치만 차마실 맘 없는데요) 아저씨 : (아쉽다는듯이 자꾸만 말을 끌면서) 네, 그럼....안녕히 가십쇼! 줄라이 : 네.....(음냐. 맛이 갔음) 이런 황당한 일이 다 끝나고 나서야 정희는 돌아오고....난 미영이와 약속한 시간까지 시간이 남길래(?) 커피 한잔 더 마시고... 나중에 미영이한테 그 얘기를 해줬더니 "니가 넘 이쁘구 눈에 띄게 하구 가니깐 그렇지!" 해서 내가 "옷이? 아님 옷만?" 그랬는데...:P 음..암튼...전 같으면 좀 황당하기는 해도 그런 일을 당하고 나면은 웬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었는데..오늘은 그냥 얼떨떨~ 찜찜..황당하기만 하다.. 도대체 그 아저씨 갑자기 눈이 삐었었나? 내가 두살만 어리다면 그러는게 당연하겠지만 말야. 히힛~ :P 다만, 좀 걱정이 되는건 아까 카메라에 찍혔을텐데 그게 과연 방송에 나왔을까 하는 점인데... 영화를 보고 저녁을 먹고 집에 9시가 넘어서 들어왔기 때문에 8시에 하는 SBS 뉴스는 못봤고 마감뉴스라도 볼까 했더니 그나마 안 하나 보다.. 으아..설마 괜찮겠지? 혹시 나왔더래두 본 사람이 없어야 할텐데...확인할 길이 없어서 답답하다.... ** 엄청 피곤하고 황당했던 하루를 마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