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wha ] in KIDS 글 쓴 이(By): july () 날 짜 (Date): 1993년12월18일(토) 00시27분44초 KST 제 목(Title): 눈오던 날.. 음..지난 목요일날 정말 눈이 많이 왔지요.. 제가 좀 바쁘고 피곤해서 인제서야 쓰게 됐군요.. 지하철을 내려서 층계를 올라가는데...그때 벌써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우산도 없었고..에이..또 산성눈 맞게 됐군..하는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쳤지만.. 이상하게도...어린애 같은 마음이 되어...코트에..머리카락에...얼굴에..심지어는 눈썹과 속눈썹에 쌓이다가 눈에 들어가는 눈 눈 눈...... 그냥 그렇게 쏟아지는 눈을 즐겼습니다.. 어느새 눈이 쌓이면서..길이 미끄러워져서 걸음은 조심조심.. 그래도 마냥 즐거워지는 마음..후...정말 아직은 어린가 보죠? :) 눈이 내리는 날은 사람이 그립습니다.. 전망이 좋은 찻집에서...따뜻한 커피를 마시며...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고 싶어집니다... 둘이 함께라면 즐거울것이고...함께있지 않아도..그냥 혼자서 그리워하는 그 시간만도 향기로울것 같은..그런 눈이 오는 날이었습니다.. 신체검사를 마치고..(윽..피검사한다고 찌른 손가락이 아직도 아파요..흑흑..) 실험실에 있는 친구를 꼬셨지요.. 커피 사줄테니깐 나와라.. 먼저 약속장소인 C & T로 가고 있는 중이었죠... 이대앞에 첨 와 보는 사람처럼...촌사람이 서울 구경온 것처럼... 오랜만에 오는 학교앞이 너무 낯설고 신기해서..두리번거리다가.. 앗~! 이럴루가..아트박스앞에서... 쫍... 전에 직장 다닐때 나 쫓아다니던(?) 남자랑 그만 눈이 따악! 마주쳐버린거였습니다.. 흠...그 사람을 첨 만난건..신촌의 크로스 아이에서였는데.. 걋� 간 사람의 후배라고 해서 인사를 하고..그 얼마전에 첨 나온 명함자랑하느라고..(정말 어렸죠..후후..) 명함 하나를 줬었습니다.. 애구,..,여자분들... 웬만하면 아니면 명함 돌리지 말아용.. 황당한 일 생겨요..쫍.. 그 얼마후부터...금요일만 되면 사무실로 오는 전화,, 애구애구.....내가 백수생활 시작하면서 그 전화하고는 끝이구나 했더니만..쫍.. 이렇게 길에서 만나게 될줄 누가 알았겠어요?????? 뭐,,친구 동생이 원서 사러 왔대나?? 그러냐구...오랫만에 만나서 반갑네요... 그러구선 그냥 헤어졌지요..약속이 있다구 하구선... 근데...맘이 영 좋지를 않은거에요....그 사람 눈빛이 떠올라서... 그치만..내가 잘해주면..그 사람한테는 더 상처를 주게 될텐데.... 음음..매정하게 돌아서자.... 그러구선 갔습니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이 기지배가 금방 오겠지..그러면서.... 우아하게(?) 책을 펴고 읽기 시작.. 으..근데...요고시 왜 30분이 지났는데두 안 오는겨?? 종과에서 내려오는데 아무리 오래 걸려봤자 15분 아닌가???? 음냐..참을수 읍당!!!!! 실험실로 전화를 했더니 10분전에 나갔다고 하고... 으으...더이상 주인 눈치를 견디지 몬하고 커피를 시켰죠.. (C & T 에서 한번 카푸치노를 마셔보세요..제가 첨으로 카푸치노 먹은게 여기거였는데..쟈뎅도 맛있다고 해서 먹어봤더니 비교가 안 됨..) 쫍..눈내리는거 보면서 분위기좀 맞춰서 커피마시기두 힘들구낭.... 막 커피를 마실때에야..그 친구가 헐레벌떡.. 나한테 하는 얘기가... 야!! (아니?? 누가 늦어놓구선 큰소리야???) 넌 도대체 박선생(죄송)하고 무슨 인연이 있길래 니 전화받구 나올려구 하면 꼭 박선생이 날 잡아세우냐????? 애구...나오는데 또 붙들려서 혼났당... 암튼..그렇게...우유거품이 부드러운 카푸치노를 둘이서 홀짝거리면서... 올해들어 두번째로 눈이 펑펑 오는 날을 보냈습니다... 그리운 사람은 맘속으로만 그리워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