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wha ] in KIDS 글 쓴 이(By): hkhong (Kay) 날 짜 (Date): 1993년11월30일(화) 17시56분26초 KST 제 목(Title): culture님께 culture님께 이화보드에 대해 무수히 난립하는 글들을 읽으면서도 웃음으로 넘길 수 있었지만 culture님께서 올리신 글은 제게는 이화인으로서 가장 충격적인 글이었습니다. 저는 '집중조명 오늘'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못해서 어떤 내용과 화면내용이 보여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culture님의 글을 통해 판단하기로는 흥청망청 외제에 젖어 있는 모습들이 보여진게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culture님께서는 '그 누구보다고 한국을 사랑해야 할 이화인'이라고 쓰셨습니다. 이화여대앞에 생긴 프랑스 미장원때문에 한국을 사랑하지 않는 이화인으로 보셨다면 그건 지나친 편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을 사랑하는 이화인이 이 글을 읽었다면 무지 슬퍼했을 겁니다. 학교앞은 학생들의 휴식공간이고 스스로 가꾸지 못했기 때문에 이화인이 반성해야 한다는 말씀은 감사합니다. 물론 필요한 일들이고 누군가 하겠지 하는 생각보다는 진짜로 그 누군가가 나서야 겠지요. 하지만 이것은 비단 이화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로 자기 학교앞의 분위기에 신경쓰지 못하는 것은 이화뿐만이 아니라는 거지요. 각자가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나 자신의 모교앞을 생각해 보시지요. 여관이나 작은 호텔들이 즐비한 곳은 어디지요?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 대학교 학생들을 비난합니까? 왜 유독 이화여대앞 거리에 대해서만 이화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비난들을 더하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둘째로는 이화여대앞의 거리는 이제 더 이상 이화인의 것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가 10년전 이화인이 되었을 때 제가 들은 소리는 옷가게많고 구두가게가 가장 많은 곳, 그리고 서점이 하나밖에 없는 대학이라는 소리였습니다. 원서접수를 위해 처음 왔을 때 저에게는 물론 충격적인 거리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화인이되었을 때의 느낌은 매우 달랐습니다. 같이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친구들은 맨투맨 티셔츠와 청바지, 운동화를 즐기는 친구들이었습니다. 이화여대 앞의 거리는 더 이상 이화인의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이화여대앞에서 쇼핑을 히는 사람들, 친구를 만나는 사람들 및 미팅을 하는 사람들을 살펴 보시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서점 수에 대해서도 저는 항변하고 싶습니다. 사실 1학년때 미팅을 나가면 대부분의 남자아이들은 이화여대앞에 서점이 하나밖에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어리기 때문일테지요. 저도 어린 마음에 다른 학교앞에 가서 서점수를 세어 보았습니다. 저는 다른 학교앞에는 서점이 아주 많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이화인은 그 부분에 대해서도 편견의 희생양이 된 것입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화인은 피해자입니다. 이대앞이라는 곳에 외국의 미장원 체인점이 생겼다는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중요한 점은 우리나라에 이런 것들이 생겼고 그것을 즐기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생각해 보아야하는 문제인 것입니다. 그 프로그램의 제작자도 저와 같은 생각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너무 두서없이 글을 올리는 군요. 너무나 제가 이화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시고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