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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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wha ] in KIDS
글 쓴 이(By): hjchoi ()
날 짜 (Date): 1994년11월22일(화) 15시33분09초 KST
제 목(Title): 용 서


음~ 위의 제목만 보고 혹시 어노니모우스 보드의 '고백'이라는
제목과 어감이 비슷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스페이스 바를 누른
사람은 죄송하지만 그런 내용이 아니니 `q`를 눌러 일찍 나가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오늘 왕십리 분원은 난리가 났었다.

승교수가 어디서 앰프를 빌려왔는지 본관 앞 마당에 앰프와 
나이트에서나 봤을 법한 커다란 스피커들을 산같이 쌓아놓고
바로 제목에 나와 있는 '용서'(MBC 서울의 달 삽입곡)라는
노래를 볼륨을 있는 대로 키워 놓고 왕십리 분원이 쩌렁쩌렁~
하도록 틀어 놓는 바람에 1호관에서부터 8호관까지 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창문을 열고 무슨 일인가하고
내다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정신이 없어서 그냥 쳐다보고만 있었는데
좀 시간이 흐른 후에 승교수의 소행임을 알고 연구실에 먹다가
짱 박아 놓았던 소주병, 맥주캔등을 던지며 격렬한 항의시위를
벌였는데, 이를 본 승교수 빙긋이 웃는 듯 싶더니 마이크를
잡고 왈~

"자... 여러분 진정하시고 여기를 보십시요..."

승교수의 손에는 "빠른"(속달)이라는 커다란 직인과 함께 방금 
뜯은 것으로 보이는 소포 껍데기가 들려 있었다.

"전 머리털 나고 오늘 처음으로 여자한테 이 테이프를 그것도 
그냥 소포도 아닌 속달로 받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기념으로 여러분에게 자랑도 할 겸, 또한 연구
하시는데 좋은 노래로 기분도 고취시킬 겸 해서 이렇게 이
테이프의 타이틀 곡을 틀어 보았습니다. 어떻습니까?"

이때 사방에서 들리는 수군거리는 소리...

"저 얼굴에 무슨 여자? 저 자식 장난이 심하니까 이번에도
분명히 뺑끼일꺼야..."

그때, 자하랑 교수가 자기 연구실 창문에서 크게 외쳤다...

"증거를 대라!!!"

승교수 왈,

"궁금한 놈이 내려와서 이 선명한 우체국 소인과 여기 적혀있는
 이 아리따운 여인의 이름을 네 두 눈깔로 똑똑히 확인해라..."

이에 부리나케 뛰어내려온 자하랑 교수 승교수가 내민 소포 껍데기를
자세히 보더니 이내 내뱉는 탄성... "오오오옷! 사실이군..."

이 말을 들은 왕십리 분원 일동 환호성을 지르며 승교수를 격려했다...

기숙사 올라가는 길목에 매어놓은 강아지 단비도 뭔일인지도 모르고
덩달아 신나게 짖어 댔다. 멍멍멍~

이어 rewind & play button을 누른 후... 은은하게 울려버지는 노래소리...

"이젠~ 지워졌나~ 널 원한 죄로~ 여러번 머리 숙여야 했던~ 나 오늘~
 또 널 허락하려한다~ 나나나~ 나나~ 
 취해~ 널 보던 밤~ 내 마음대로 말하고~ 안아버리려 했던~ 나 오늘~
 또 지쳐해 하는 널 허락하려 한다~ 나나나나~ 나나~
 이런 일~ 스쳐가는 것처럼~ 비난 없이~ 숨겨지진 않았지만~ 잘못이~
 될 수는 없다고~ 너의 그녀에게~ 나 용서를 바래~"

히히히~

그럼 이만...

PS : 오늘 자하랑 교수는 이 장면을 보고 아픈 배를 움켜 잡고 바로
     화장실로 뛰어갔음. 정확히 20나노세컨드후 나도 따라갔음.
     역시 난 감이 오는 게 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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