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july () 날 짜 (Date): 1994년10월21일(금) 16시09분59초 KST 제 목(Title): 나를 ... 하는 것들 시리즈.. 원래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려 한 것은 예전 하이텔의 한 게시판에서 같은 제목으로 여러 사람이 이어서 쓰는 모습이 너무 아기자기하고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일곱 여덟명 만이 회원으로 가입하여 글을 쓸 수 있었던 그 게시판은 무척 조용하면서도 화목한 분위기였다..한 사람이 쓰면 다른 사람이 이어서 쓰고.. 나중에는 한 걸음 전진(?)하여 '나를 열받게 하는 일들' 시리즈가 생겨나고.. 지금은 없어진 그 곳을 그리워하며 나는 이 곳에서 그런 분위기를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었다..그러나..결국은 실패했다.. 아무도 내 글에 반응하지 않았으며 다만 읽고 넘길 뿐.. 어쩌면 나를 가장 슬프게 한 것은 바로 이 점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젠 더이상의 나를 ... 하는 것들은 쓰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또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 될 것을 알기에.. 그러나..끝내기 전에 또 몇 마디. 기쁨이란 무엇일까... 똑같이 '기쁨'이라 말하지만 거기에는 잠시 미소짓게 하는 일, 피식~하고 웃게 만드는 일, 좋아서 저절로 싱글벙글하게 하는 일, 그리고 가슴이 꽉 찬 듯한 느낌을 주는 그런 풍성한 느낌..수도 없이 많은 다른 종류의 기쁨들이 있을것이다.. 비록 조금씩 종류는 다르지만...나를 잠시 기쁘게 하는 아주 작은 기쁨들.. 이런 느낌을 갖게 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시력교정실에 있는 아가씨.. 시력교정실이란 학교 보건소에 딸린 부속기관으로 쉽게 말하자면 콘택트렌즈와 렌즈 세척용품들을 파는 곳이다.. 대학 다닐때 자주 이용하던 곳이기는 하지만 졸업하고 몇 년동안 갈 일이 없었는데 몇 년만에 다시 가보니 여전히 옛날의 그 아가씨가 앉아 있다.. 게다가 나를 아는척하면서 볼 때마다 인사를 한다..'줄라이씨 맞죠?' 그러면서.. 어제 친구 생일 선물을 사러 갔던 화장품 가게 아저씨.. 지하철역 근처에 화장품을 무척 싸게 파는 가게가 새로 생겨서 갔는데 거기에서 89년부터 단골로 가던 화장품 가게 아저씨를 만났다.. '어머, 아저씨 가게 옮기셨어요?'하고 물었더니 옛날 가게도 하면서 새 가게를 같이 하는 거란다.. 그런줄도 모르고 나는 단골가게를 놔두고 다른 곳으로 가는 걸 미안해했다.. 덕분에 돈 좀 벌었다며 환하게 웃는 아저씨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어제 점심을 먹고 도서관 앞 계단에 앉아 커피를 마시다가 마주친 권 교수님.. 달려가서 '선생님, 저 기억하세요?'했더니 환하게 웃으시면서 '그럼~ 기억하지.' 하신다...근데..요즘 근황을 말씀드렸더니 애썼다 장하다고 칭찬을 하시면서 하시는 말씀..근데 너 올해 졸업했니? 이름이 모더라? 후후...하긴..그 많은 졸업생을 어떻게 이름이며 졸업년도까지 기억하시랴.. 그래도 가끔 찾아오라는 선생님 말씀이 어찌나 다정하던지... 김치를 맛있게 담그고 잡채를 아주 맛있게 만들줄 아는 우리학교 식당 아줌마들.. 80년대 후반에 비하면 학교 식당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아마 요즘 학생들은 모를거다..비록 오늘 아욱국은 그저 그랬지만... 그래도 금요일날은 유난히도 반찬이 잘 나오는지라 난 오늘도 점심을 먹고 집에 왔다.. 그리고...마지막으로 슬프다기보다는 황당한 일 한 가지.. 성수대교 사고. 여기에 대해서는 오히려 별로 할 말이 없다..끔찍하고 믿어지지 않는 일이라는 것 한 가지를 빼고서는... 이렇게...또 용두사미격으로 나를 ... 하는 것들 시리즈를 마친다.... 춥고 음산한 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