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july () 날 짜 (Date): 1994년10월12일(수) 21시35분21초 KST 제 목(Title):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7 가끔 울리는 전화벨은 나를 기쁘게 한다.. 비록 절반쯤은 잘못 걸린 전화고 나머지 대부분도 기다리던 사람은 아니라 할지라도. 방금도 갑자기 울리는 벨소리에 뛰어가서 전화를 받았더니 이번 토요일이 생일이라서 만나기로 했던 친구다. 난 시험보고 와서 파김치가 되어 있는데 한다는 말이 "아유~ 오늘 출근 안 했더니 살거같다~" 이러는 거다..누구 약올리니? 모..창립기념일이라나? 쩝..안 망하고 있는게 신기한 K******. 암튼..토요일날 무슨 일이 있다고 약속을 다음 주로 미루자고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나온 얘기.. "야, 근데 학교앞에 갔다가 A를 만났는데..B가 결혼한대더라? " 음..또 가는군...B는 A가 소개시켜준 남자랑 결혼을 한단다.. 그리고는 올해가 가기 전에 가려고들 한꺼번에 다 시집가나보다..어쩌구.. 하는 얘기를 좀 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갑자기..몇 년 전 일이 생각난다.. 아직 꽃다운 나이였던 4학년의 어느 봄날..치마 끝과 소매단에 하얀 당초무늬가 있던 검정색 투피스를 학교에 입고 간 날, '나도 저런 옷 한 번 입어 봤으면 소원이 없겠당~~' 하고 능청(?)을 떨던 C는 졸업도 하기 전인 그 해 12월에 과에서 제일 먼저 시집을 갔다..(결혼한게 아니라 시집갔다는 표현이 맞음) 후....이러면서 나도 점점 사회일반에서 멀어져 가는건 아닌지 하는 씁쓸함..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날이 올 줄 누가 알았을까.... 마음은 청춘? 이라고 누군가는 말하겠지만...세월이 갈수록 아름다움은 녹이 슨다. 그리고...아직은 어떻게 해야 마음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는지 모르는 나는, 그것이 슬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