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wha ] in KIDS 글 쓴 이(By): vitamin7 ( 쥐~*) 날 짜 (Date): 2011년 03월 22일 (화) 오전 11시 52분 36초 제 목(Title): 영구수료... 며칠 전에 받은 우편물. 학적과에서 영구수료 통보를 받았다. 입학 후 7년인 논문제출년한이 지나서이다. 2006년이었나. 논문 쓰던 중 첫째를 가졌다. 그땐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어서 다 손놓고 싶었고 아기 낳고나서 다시 시작해야지 생각했는데 그게 큰 오산이었다. 친구들 중 내가 가장 먼저 결혼을 했고 결혼하고나서 한참 후이긴 했지만 아기 역시 내가 가장 먼저 가졌다. 그래서였나.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거다. 아기를 낳고나서의 삶에 대해... 논문은 커녕 세 끼 밥조차 제대로 챙겨먹는 날이 흔치 않고,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세수도 못하고 지내고, 잠을 이어서 3시간 이상 자보는 게 소원이 되리라는 것을. 그나마 아이가 좀 커서 젖도 떼었으니 이제 다시 시작해볼까 생각하게 될 때 쯤 둘째가 생기고. 다시 시작. 둘째가 두 돌이 좀 넘은 지금, 여러 가지 이유로 세 돌까지는 집에서 데리고 있기로 결정한 후 영구수료 통지를 받은 것이다. 물론 1회에 한 해 논문제출자격 재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아예 기회를 박탈 당한 것은 아니지만. 무슨 의미가 있나. 이제 첫째를 유치원 보내고 나니 아이가 클수록 엄마 손이 안 갈 거라 생각했던 내 생각은 큰 오산이었음을 깨닫고 엄마는 점점 더 바빠진다는 언니들 얘기가 현실로 다가온다. 논문을 쓰고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할 수나 있을까. 아이들을 다른 사람 손에 맡기고? 출산, 육아휴가를 마치고 직장에 복귀했던 친구들도 아이가 자랄수록 엄마손이 필요하다며 가슴 아파하고 후회하며 애써 쌓아온 커리어를 포기하고 직장을 그만두고 있는 지금? 그렇다고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이렇게 손놓아 버리는 것은 너무 허무한데... 나도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할지. 어차피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을... 우리 둘째 점심 먹을 시간이네. ========================================================================= 사람의 마음 속에만 남는 것. 그렇기에 더욱 귀중한 것을 여행은 우리에게 안겨준다. 여행하는 동안에는 느끼지 못해도, 한참이 지나 깨닫게 되는 것을. 만약 그렇지 않다면, 누가 애써 여행 같은 걸 한단 말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