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july () 날 짜 (Date): 1994년10월09일(일) 11시00분52초 KST 제 목(Title): '서울의 달' 나는 평소에 TV를 거의 안 본다. 가끔 9시 뉴스를 보고..드라마는 전혀 안 보고..딱 하나의 예외가 있다면 주말에 하는 '서울의 달'을 본다는 것..물론 이것도 약속이 있을때는 안 보고 넘어갈 수 있지만.. 몇 주 동안 주말에 괜히 바빠서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하는 서울의 달 중에서 한 편은 못 보고, 어떨 때는 두 편 다 못 보고 넘어가는 수가 많았다.. 아마 드라마가 점점 종반으로 넘어가면서 스토리가 좀 늘어지고 재미가 없어 졌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어제는, 오랜만에 대낮에(?) 집에 들어와서 저녁먹고 가족들과 '서울의 달'을 봤다.. '결혼사업'에 완전히 실패하고 진짜 날건달이 되어버린 홍식이. 어머니때문에, 그리고 이젠 기다리다 지쳐서 홍식이를 잊겠다고 하는 영숙이. 그리고 영숙이를 그렇게 사랑했었으면서..그리고 영숙이 어머니를 친어머니처럼 따르면서도 영숙이에게 '홍식이에게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애원하는 춘섭이. 음..쓰다보니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는 얘기인듯 한데.. 그래도 아마 내가 원래 유치한 사람이어서 그런지..아니면 이런 종류의 '유치함' 이 인간본성의 한 가지인 것인지.. 나는 그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그만 왈칵 눈물을 쏟을뻔 했다.. 가지고 있던 얼마 안 되는 돈마저 같이 지내던 '제비선생(?)'한테 털리고 혼자 쓸쓸히 거리를 돌아다니다 여관방에 돌아온 홍식이가 전화수화기를 들고 '하느님'에게 애원하는 말... "하느님, 저 김홍식입니다...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 나쁜 놈중의 나쁜 놈입니다.. .....제가 여자들 너무 많이 울렸다고 너도 한번 울어봐라 하시는 겁니까.. 하느님..사랑해서 미치겠습니다..." 음...어제 저녁에 본 건데 대사가 잘 생각이 안 난다..마지막 대사만 빼고..:( 그렇지만...드라마 시작때부터 '제비'에다가 성실성하고는 영 거리가 먼 건달 이었음에도 결코 뼛속까지 '나쁜 놈'은 되지 못했던 홍식이를 미워할 수 없었기에 '사랑해서 미치겠다'고 울부짖는 그 모습이 영 잊혀지지를 않았다... 나를....'사랑해서 미치겠는' 사람은...결국 없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