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scarlet (웃어요싱긋) 날 짜 (Date): 2000년 9월 16일 토요일 오후 05시 21분 17초 제 목(Title): Re: [질문] 전산과 대학원 진관 기숙사 안도 운치 있죠. 혼자 쓴다면 정말 좋을텐데. 수납 공간이 약간 부족한 게 흠이지요. 세탁 불편한 거랑 건물이 낡아서 1층이 쥐들이 기어 다니는 거랑 벽에 페인트칠이 너무 겹겹이 되서 옷걸이 붙여놓으면 페인트 덩어리와 함께 떨어져 내리는 게 흠이라면 또 흠이고..게다가 밥 먹는 것도 약간 문제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숙사비가 너무 비싸다는 게 제일 큰 문제였는데, 내려갔나봅니다. 저때는 한 학기에 130만원도 넘었었는데, 위에 올라온 글을 보니 그렇진 않네요. 진관 기숙사는 남동쪽과 북서쪽(정확하진 않음)으로 길게 방들이 마주보고 있는데 남동쪽 방은 창으로 바깥을 보면 그야말로 환상입니다. 나무들이랑 하늘이랑, 나무들이 하늘을 둘러싸고 있지요.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알영당의 기와,, 또 멀리 도서관.. 근데 여름에 무지 더웠어요. 눈은 즐겁지만 몸은 괴로운 셈이네요. 북서쪽 방은 좀 컴컴하고 습합니다. 창밖은 종합과학관이 세워져 있는 언덕으로 가로막혀 있지요. 그래도 방을 잘 잡으면 창을 가득 메운 배꽃나무 가지들을 볼 수 있습니다. 바람부는 봄날의 아침에 바람에 흩어지는 배꽃들을 침대에 걸터앉아 커피를 마시며 즐길 수도 있어요. 아침엔 가끔 까치가 가지에 앉아 싸우는 소리때문에 투덜거리며 깨어날 때도 있었습니다. 오래된 나무들이 부딛혀 삐걱거리던 문, 삐걱거리던 바닥.. 멀리서 들리던 소쩍새 소리.. 언젠가 방학에 집에 내려와서 지낼 때 창밖의 소음을 못 견뎌 했던 생각이 나네요. 진관에 살면서 항상 별장에서 지낸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진관을 못 떠났던 거겠지요. 그런데 용도를 변경하거나 없앤다더니 그대로 유지하려나 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