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wha ] in KIDS 글 쓴 이(By): IH8U (마담 X) 날 짜 (Date): 1999년 9월 17일 금요일 오후 01시 13분 01초 제 목(Title): Y2K .. 사랑에도 밀레니엄 버그와 같은 오륙가 발생한다면 .. 아름뜰 바깥 테이블에 앉아 헤즐넛 향과 바람에 실려오는 꽃향기의 감미로운 화음을 즐기고 있는데 낮익은 모습이 지나간다. - 아.. 다은님.. 여기요. 제가 커피살께요. - 오우.. 마담.. 봉쥬.. 오랜만이네.. 문학서클에서 만난 다은님은 불어 강사로서 요즘 한참 떠오르는 소설가이기도 하다. - 요새 무슨 소설 쓰고 있나요? 짐짓 목소리를 낮추며 속삭이듯 얘기한다. - 이건 비밀인데.. 재밌는거 구상중이야. 소설속에 소설이 있고 또 그속에 소설이 나와 스토리의 선이 묘하게 엉키는.. - 제목은요? - 글세.. '소설가를 기다리며' 쯤이 어떨까 싶은데.. 너무 고도를 기다리며 냄새가 날까? 스토리를 맛배기로 약간 들려주고는 아직 매듭에 대한 가닥이 잘 안잡힌다며 과장된 엄살이다. 소설 속의 소설.. 그리고 또.. 그 속의 소설.. 얼핏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괴델. 에셔, 바흐' 속에 등장하는 에셔의 스케치들.. 동서남북 네방향으로 연결된 수로를 따라 흘러내리는 물줄기.. 그 끝은 다시 처음으로 연결 되어 무한 루프를 형성한다.. 마치 바하의 푸가가 교묘하게 코드가 엮이면서 끝없이 올라가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듯.. 신에 대한 경배를 그렇게 표현했다던가? - 수수께끼 하나 풀어볼래요? 그것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어떤 사형수가 있었어요. 왕이 그에게 말했죠.. 만약 네가 거짓말을 하면 창으로 죽일테고 참말을 하면 칼로 죽일 것이다. 그런데 사형수가 한마디를 해서 살았어요. 무슨말을 했을까요? - 설마.. 살 수 있을라고.. - 정답은요.. '나는 창으로 죽을 것이다'.. 순간 그녀의 표정이 묘하게 변한다. 그녀의 생각은 이미 답의 옳고 그름을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그 깊은 곳 어디를 마구 달음질 치는 것 같았다. - 아..아.. 소설을 마칠 수 있을 것같아. 왕과 사형수라.. 고마워. 커피를 허둥지둥 마신 그녀는 생각의 매듭을 놓칠세라 총총히 그곳을 떴다. .. 얼마 후 그녀에게서 예쁘게 장정된 소설 한권을 전달 받았다.. 제목은 '러브 버그'.. 워 제목보다 신선함이 느껴진다. 왕과 사형수 얘기는 소설의 초반과 막판에 전체 톤을 잡는데 감초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소설가를 안다는 것.. 때ㄸ로 묘한 경험이다. ps. 스칼렛님이나 아페는 소설 안쓰려나? 계획있음 술한잔 때리면서.. 작품구상이라도? :-) 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