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ha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글 쓴 이(By): myblue (권아영)
날 짜 (Date): 1993년03월15일(월) 00시36분42초 KST
제 목(Title): 그 옛날 그 카페에서..






아주 오랜만에 
예전에 자주 가던 카페를 다시 찾았습니다..


대학에 처음 들어가서 처음 라이브 카페라는 것을 알게 해 주었던
그래서 늦은 밤이면..특히 안개가 낀 밤이면 종종 발길을 돌려
조용히 리듬을 찾아 앉아서는 편안함을 느끼곤 했던
그런 곳이었지요...
내부장식이 많이 바뀌고 주인도 바뀌었지만
마음 속 음악을 끌어내는 매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서
더욱 반가왔습니다.
대중앞에 서기를 꺼려하는 마음에 부끄러운 마음에
조금의 취기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올라
몇몇 안되는 관중을 상대하기조차도 어려웠지만
안개낀 비가 내리는 밤에 다시 찾은 그 카페를
그냥 나오기는 더더욱 어렵더군요.
음악이 계속 흐르고 있는 무대위로 올라가
아주 익숙한 노래 한 곡을 기타맨의 반주에 맞춰 불렀습니다.

내 그리운 나라
울다 지쳐 잠이 들면
내 그리운 나라
갈 수 있을까
길을 잃은 아이처럼
울고 싶은 밤
길바닥에 주저앉아
어둠을 붇안고
허공에 선 슬픈
나의 그림자
내 그리운 나라
울다 지쳐 잠이 들면
내 그리운 나라
갈 수 있을 까..

생각 같아서는 기타를 뺏어안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도 싶었지만
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 그 자리에서
받는 것 보다는 주는 것을 업으로 아는 그 사람들에게
보다 성실한 마음으로 노래하고 싶었습니다
대학시절 사년동안 종종 찾아 노래를 부르던 그 카페에서
전혀 그 때를 알지 못하던 사람들과 함께
조용한 밤 시간을 함께 했던 오늘은
여전히 그때처럼 안개비는 내렸지만
무언가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왜 그리도 순하고 아름다운 사람들 사이에서 그런 느낌을 가졌어야 했는지
저는 모릅니다.
...

아무런 자만도 도취도 없이 삶 그 자체를 사랑하며
음악과 자연과 그 속의 인간을 사랑하며 살고 있는지...과연.

사회속에 뛰어들어 직장여성으로서의 자리를 지켜가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던 일들도 때로는 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여자나 남자나 마찬가지겠지만, 때로는 여자이기 때문에 더욱더
신경을 써야 할 부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내 자신의 바른 길을 걸어간다는 자부심과
타인을 위해 조금의 기쁨이라도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의 삶은 아름답지 않을까...생각해봅니다.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